-
-
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신하영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1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간혹 손에 집힌 책이 내 감정을 스르륵 끌고 가며 마지막페이지까지 잘 다독거려주는 책이 있다. 타인의 언어라지만 마치 나의 언어인것처럼 부드럽고 차근차근하게 속삭이듯 그렇게 떠안는 느낌으로 책을 읽었다. 아련함으로 지난 사랑을 불러냈고, 속절없이 그리워했다. 너는 그곳에 잘 지내고 있느냐고 자꾸 되뇌었다. 한밤중에 "자니?" 라고 문자만 보내지 않았을뿐, 한동안 나의 밤에서 새벽까지 너의 생각으로 가득 채웠던 책이었다. 우리라는 이름으로 쌓아올린 추억들이 흐릿해질때마다 하염없이 울었다. 나는 언제쯤 너라는 존재를 기억에서 살며시 놓을 수 있을까.
92년 가을에 태어난 사람. 한 출판사의 대표. 대표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을까. 본인의 사랑이야기일까, 딥앤와이드는 어떤곳일까를 많이 생각했다. 사람냄새가 나는 책이고, 사람냄새가 나는 출판사였다. 이후의 책들도 기대가 되는, 인스타만 보아도 충분히 아름다운 색을 지닌 이 사람이 궁금해지기도 했다.
내가 울어도 계절이 바뀌고, 내가 사랑을 한다고 해도 해는 여전히 매일 반복되듯 뜨겠지만, 우리는 여전히 누군가에 대한 탐닉을 멈추지 않고 뜨겁게 혹은 아름답고 소박하게 사랑을 하겠지. 지금은 사랑을 하지 않고 있을 뿐 추후의 사랑은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으로 채우겠다는 다짐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란걸 누구보다 잘 안다.
이왕 그럴거라면,
나는 더 사랑하는 쪽으로, 마음을 굳히겠다. 더이상의 후회보다는 이별할 생각없이 더 철저히 사랑하고 싶다.
나는 이별을 하지 않았음에도 당신과 이별을 했고 사랑을 하지 않았음에도 당신을 너무나 사랑했다. - P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