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혼자 있을 때면
이석환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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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분하고 무덤덤했던 일상의 나열일거라고 생각했던 책 속에는 두근거리고 포근한 마음이 들어있었다. 우리의 관계는 끝이 났다고 한들 나의 마음은 아직 그대에게 향해있으므로, 아주 조금의 시간일지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당신을 더 사랑하고 있으면 안되냐는 애절함을 받았다. 슬퍼지는 마음을 달랠길이 없어, 내 마음속 이별을 잠시 뒤로 미루는 나의 모습과도 같아 문장들이 자꾸만 마음에 닿았다.
혼자 있으며 들었던 잡생각, 지난 옛 애인 생각들이 가득했지만 그것이 결코 불편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끄적거려본다. 혼자있을 시간을 애써 만들어본다. 무언가를 해볼 수 있도록 삶을 재정비해보지만 이내 포기한다. 나에겐 해야할 일이 너무 많다는 이유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여전히 나의 마음은 서로에게 적당한 거리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것 만큼만 해야할텐데, 그냥 지금이 더 나은 것인가를 고민한다. 끄적거리던 노트를 보니 아무말 대잔치로 잔뜩 꺼내놓고 쏟아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다. 사랑이야기 따위는 진부하다고, 더이상 볼것도 없다고 한다. 급하니까 아무거나 주워먹던 순간들도 있고, 얼떨결에 겪다보니 그렇게 살았던 순간들도 있다. 따지고보면 그런 모습도 저런 모습도 모두다 나인데, 감성이 짙어 예민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다보니 깨닫는다. 그것 마저 내모습이니 사랑해줘야하는 것은 내몫이라고. 그러니 나를 더 사랑하는 건 나여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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