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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키의 여행법 ㅣ 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마스무라 에이조 사진,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하루키만의 독특한 여행법이 담겨있는 책이다. 하루키가 여행한 멕시코와, 고베, 우동집, 아메리카 횡단기, 몽골, 까마귀 섬을 여행하고 쓴 여행기지만 여행장소 하나하나를 소재로 쓴 하루키의 단편소설집이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여행기지만 여행에서 느낌받은 내용들을 각여행지에 맞게 하루키만의 단편소설로 상상적으로 쓴 책이다. 또한 하루키 책 답게 중간중간 등장하는 벤츠또한 하루키 책임을 상기시켜 주며 자본에 대한 동경을 갖게 했다. 인상깊은 부분은 우동집편과 몽골편이었다. 우동집편은 우동으로 유명한 일본의 마을을 구석구석 돌면서 우동맛을 보는 내용인데 하도 우동만 먹으니 우동가락이 코에서 나올것 같단 표현은 인상깊다. 또한 하루키가 우동집을 스케치한 장면역시 익살스러워 인상에 남는다. 우동의 본고장 답게 면발을 직접만드는 곳에 가게가 있었고 고을 특유의 자존심도 있었고 갓 만든 우동을 들판이 훤히 보이는 평상에 앉아 먹을 수 있는 점은 넉넉한 여유로움도 느낄 수 있었다. 포장마차에서 우동을 즐겨먹는 나로서도 꼭 일본에 가서 풍경을 즐기며 먹고픈 마음이었다.
몽골편은 황폐한 사막과 길안내한 군인, 러시아 짚차, 마지막에 유목민에게 해가 되는 늑대가 군인에게 발견돼 AK47총에 의해 추적끝에 죽음을 당하는 부분은 씁쓸했다. 얼마전 TV에서 우리나라산 늑대를 만든다고 몽고다 어디다 여기저기 다니면서 완전 구식으로 늑대정보를 캐는 우리연구원들의 모습이 생각나기도 했다. 군에 있을때 하루키의 책을 자주 접했었다. 하루키 책을 갖고 있던 후임이 있어서 댄스댄스댄스와 하루키 단편집을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다. 군대라는 이상한 공간에서 하루키 책을 접해서인지 더 이상하고 신비?스럽게 다가온 책들이었다. 양의 탈을 쓴 사람이 책 중간중간에 나와서 사라지곤 했는데 꽤나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내는 책들은 관념적이다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하루키 여행법을 재밌게 읽은탓에 '사진편'도 보게 됐다. 에이조군이 찍은 사진이었는데 여행내용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게 해주었고 죽은늑대의 모습도 보게 됐다. 사진집이라 해서 크게 기대를 했었는데 차라리 안보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했다. 여행법에서 상상해본 내용들이 사진보다 훨 멋져서 일지도 모르겠다. 사진을 통해 본 내용들이 상상한 내용에 훨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상상과 실제의 차이일까? 아니면 하루키의 묘사가 너무나 뛰어나서 현실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