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아이즈 40 - 완결
YUZO TAKADA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Yuzo Takada의 장편 '3x3 Eyes'(총 40권)를 보았다. 작가 후기를 보니 무려 15년간이나 걸려 완성한 대작이란다. 처음 이 작품을 접한 건 아마도 1992년이 아닐까 싶다. 확실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당시에 '주간 소년챔프'가 창간되었던 것 같다. '주간 아이큐점프'가 <드래곤 볼>로 엄청난 선전을 하는 것을 보고 '소년챔프'에서도 일본만화를 연재하기로 했을 것이다.

처음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연재하기로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갑자기 <3x3 Eyes>로 바뀌어 버렸다. 그 때만 해도 둘 다 잘 모르는 작품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감흥이 없었지만, 지금으로썬 정말로 감사, 또 감사할 따름이다. 이런 멋진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다니.

아쉽게도 단행본 2권 분량만을 연재하고 나서 한국에서의 연재는 중단이 되었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뭐 이리 모르는 게 많은지) 그 당시의 한국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 정도의 폭력성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자주 여자의 나신이 나오는 것도 그렇고. (전혀 야하지 않지만, 높은 사람들은 그런 걸 외설적으로 잘도 받아들인다)

그 후 '소년챔프'에서는 <슬램덩크>라는 엄청난 작품의 연재를 시작하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하긴 했지만, 그건 다른 이야기니 나중에 하기로 하고. 아무튼 처음에 그런 인연으로 <3x3 Eyes>를 만나게 되었다.

엄청난 영향을 준 이 작품을 잊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고교 때 순전히 만화라는 것 하나 때문에 알게 된 친구녀석 하나가 이 작품의 매니아라는 걸 우연히 알게 되면서, 2권에서 끝났던 기억이 다시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 녀석을 만나기 전에, 해적판이 나오긴 했다. 지금 집에도 그 책이 듬성듬성 있다. 조악한 인쇄품질과 번역은 실망스러웠지만, 정식판에 비하면 그림 수정을 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정식판만큼의 소장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역시 해적판은 해적판. 왠지 성이 차지 않을 무렵 그 녀석을 만난 것이다. 그 녀석은 나보다 훨씬 이 작품에 몰입해 있었고, 이 세계관을 훨씬 잘 파악하고 있었으며, 이 방대하고도 복잡한 스토리를 잘 이해하고 외우고 있었다. 녀석의 집에서 정식판으로 다시 읽기 시작한 <3x3 Eyes>는, 새로운 기억을 덮어씌워 주었다.

아마도 그 당시에 우리나라에 23권 정도까지 번역되어 나오고 있었던 듯하다. 그 쯤까지 보다가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그 녀석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3x3 Eyes>와의 기억도 다시 멀어졌다. 다시 이어진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바로 일주일 전이니까. 우연히 <3x3 Eyes>가 완결이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전 40권. 왠지 잃어버린 친구를 만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일주일 동안, 집에 있는 동안은 계속 이것만 본 것 같다. 아무튼 몇 시간 전에 드디어 40권 완결을 보고야 말았다. 그 방대한 스토리를 일주일 만에 독파를 하고 나니, 그 복잡함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는다. 그 화려한 캐릭터들과 상상을 초월하는 사건들. 40권이라는 긴 내용이 전혀 늘어지거나 처지지 않는 놀라운 진행. 좋아하는 작품 목록에 또 하나를 추가하게 되어 기쁘다.

2003.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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