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단어 - 인생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
박웅현 지음 / 북하우스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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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존


* "팀장님,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아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아까 네가 질문한 것 말인데, 딱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자존을 선택하겠어. 이 세상에 중요한 가치가 많지만 그중에서도 자존이 제일 기본이라고 생각해.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 이게 있으면 어떤 상황에 처해도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와 아모르 파티(Amor fati). '죽음을 기억하라'와 '운명을 사랑하라'는 죽음과 삶이라는 상반된 의미의 조합이지만 결국 같은 방향을 바라봅니다. 내가 언젠가 죽을 것이니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을 소중히 하라는 것이고, 그러니 지금 네가 처한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는 것이죠. 저는 이런 태도가 자존 같습니다.


* 자존감을 가지는 데 가장 방해가 되는 요인은 아마 우리 교육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것에 기준을 두고 그것을 끄집어 내기보다 기준점을 바깥에 찍죠. 특목고, 좋은 대학, 좋은 직장, 엄친아, 엄친딸을 따라가는 게 우리 교육입니다. (…) 이렇게 교육받은 우리는 '다름'을 두려워해요. (…) 생각해보세요. 우리는 나의 '자존'을 찾는 것보다는 바깥의 '눈치'를 보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지는 않는지.


* 남과 다르면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밀려드는 환경에서 자존감을 가지고 살려면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 중요한 건 (…) 기준점을 바깥에 두고 남을 따라가느냐, 아니면 안에 두고 나를 존중하느냐일 겁니다.


* (미국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모르는 길 묻기의 차이) 미국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너와 나는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는 전제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가능한 한 객관전인 정보를 준다. 반면, 우리는 '너와 내가 생각하는 바가 비슷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 박웅현, 『여자는 꼭 여자답게 걸어야 하는가』


* 우리나라 사람들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제각각 딱 맞는 상자를 만들고 모두들 그 상자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는 이야기. (…) 그 틀은 가장 보편적이고 합당한 기준으로 짜인 틀일 것이고, 그 틀을 통해 각 개인이 행복을 찾을 수 있고 사회가 안정을 찾는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틀 속에 산다는 것은 틀 밖에 세상을 경험하지 못한다는 말이 아닐까? 그래서 그만큼의 가능성을 빼앗긴다는 말이 아닐까?

 - 박웅현, 『여자는 꼭 여자답게 걸어야 하는가』


* 기초 사진 강의로 첫 수업을 시작할 줄 알았는데 종이와 크레용을 나눠주면서 두 명씩 짝을 지어 뭘하든 재주껏 커뮤니케이션을 하라는 거예요. 단, 말을 하면 안 된다는 조건으로요. (…) 나중에 선생님 말씀이 우리는 시각언어로 사람들과 소통하는 사람들이라서 그렇게 했다는 거에요. (…) 결국 창의적인 사람을 만드는 건 교육의 문제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 서도호, 『'집속의 집'에 왜 스티브 잡스가 떠오를까  (경향신문)』


* (앞의 서도호 인터뷰를 언급하며) 결국 그는 미국 교육은 '네 안에 있는 것은 무엇인가'를 궁금해 한다면 한국 교육은 '네 안에 무엇을 넣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했습니다. 바깥에 기준점을 세워놓고 맞추는 것이 아니라 사람 안에 있는 고유의 무엇을 끌어내는 교육을 이야기한 것이죠.


* 칭찬은 자존감을 키워주는데, 가진 것에 대한 칭찬이 아닌 갖지 못한 것에 대한 질타는 눈치를 자라게 합니다.


* (바짝 긴장한 채로 면접을 보러가는 후배에게) "회사가 너를 면접하는 동시에 너 또한 그 회사를 면접해야 해. 회사가 날 위해 뭘 해줄 수 있는지, 너라는 그릇을 수용할 수 있는 회사인지 알아야 하지 않아? 너를 채용하는 건 회사에서 은혜를 베푸는 게 아니지. 회사는 사람이 필요하고, 사람도 회사가 필요한 거니까. 물론 수요와 공급의 입장에서 회사가 강자의 위치에 있지만 ,그래도 거기서 이겨내기 위해서는 너의 주장을 가지고 가야 해."


* "TBWA에서는 어떤 사람을 원합니까?"

  "TBWA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묻지 말고, 네가 가지고 있는 걸 보여달라."


* 바깥이 아닌 안에 점을 찍고 나의 자존을 먼저 세우세요. (…)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힘이 세고 단단한 사람들입니다.


* 완벽한 인간은 없어요. 우리나라 최고 기업의 총수, 최고 대학의 총장, 대통령까지도 완벽한 사람은 없습니다. (…) 다만 그들은 완전한 면만 부각이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완전한 면만 두드러져 보이기 때문에 차이가 나 보이는 것뿐입니다. 누구나 단점은 많습니다. (…) 하지만 세상에 태어나 살아남은 유기체들인데 어떻게 단점만 있겠습니까? 분명히 장점도 있죠. 그러니 내가 가진 장점을 보고 인정해줘야 합니다. (…) 단점을 인정하되 그것이 나를 지배하지 않게 해야 합니다.


* 인생의 정석과 같은 교과서는 없습니다. 열심히 살다 보면 인생에 어떤 점들이 뿌려질 것이고, 의미 없어 보이던 그 점들이 어느 순간 연결돼서 별이 되는 거에요. 정해진 빛을 따르려 하지 마세요. 우리에겐 오직 각자의 점과 각자의 별이 있을 뿐입니다.


* 모든 인생은 전인미답이에요. 인생에 공짜는 없어요. 하지만 어떤 인생이든 어떤 형태가 될지 모르지만 반드시 기회가 찾아옵니다. 그러니 이들처럼 내가 가진 것을 들여다보고 잡아야 합니다. (…) 나만 가질 수 있는 무기 하나쯤 마련해 놓는 것, 거기서 인생의 승부가 갈리는 겁니다.


* Be Yourself, 너 자신이 되어라. (…) 여러분은 모두 폭탄입니다. 아직 뇌관이 발견되지 않는 폭탄이에요. 뇌관이 발견되는 순간, 어마어마한 폭발력을 가질 거라고 믿습니다. 그러니까 즉 자존을 찾고 자신만의 뇌간을 찾으세요.


* '다르다'와 '틀리다'는 다릅니다. 다른 건 다른 거고 틀린 건 틀린 거죠. 너와 내가 생각이 다른 것이지 너와 내 생각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단어부터 똑바로 써야 해요. 말이 사고를 지배해서 어느 틈에 나와 다른 건 틀리다, 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2. 본질


* 현상은 복잡하다. 법칙은 단순하다. 버릴게 무엇인지 알아내라.

 - 리처드 파인만, 『생각의 탄생』


* Everything changes but Nothing changes. (모든 것은 변하지만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 에르메스(HERMES) 지면 광고.


* 강력한 콘텐츠는 미디어가 무엇이 됐든 퍼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의 내부 슬로건 중 하나가 'Idea First Media Follow'입니다. 아이디어가 먼저입니다. 매체는 그 다음입니다. (…) 변하지 않는 것, 본질을 보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본질일까요? 바로 콘텐츠입니다. 콘텐츠는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입니다. 이것만 확실하면 페이스북에서, 트위터에서 퍼갑니다.


* 온갖 새로운 SNS, 변화하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저는 도무지 못 따라가겠어요. 그러나 길은 있죠.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게 있고, 그걸 잡는 게 나의 유일한 돌파구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복잡한 미디어의 시대가 진정성의 시대가 되어버린 겁니다.


* 스스로를 스펙만으로 정의 내리는 사람은 덩어리만 큰 빈 수레와 같습니다. (…) 스펙만 잘 관리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기만 하면 조직에서 훌륭하게 될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 학벌은 사회생활 2, 3년이면 다 세탁이 됩니다. (…) 스펙보다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진짜가 무엇인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것이 다 본질이냐? (…) 저는 이렇게 이해합니다. 내가 하는 행동이 5년 후의 나에게 긍정적인 체력이 될것이냐 아니냐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하철에서 휴대폰으로 치는 고스톱이, 애니팡이 당장의 내 스트레스는 풀어주겠지만 5년후에 나에게 어떤 영향을 줄까요? 본질은 결국 자기 판단입니다. 나한테 진짜 무엇이 도움이 될 것인가를 중심에 놓고 봐야합니다.


* 교육의 본질은 교양과 삶의 태도를 가르치는 전인교육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 지식은 본질을 익힌 후에 있어야 합니다.


* 본질이 아닌 것 같다면 놓은 용기도 필요합니다. 단점이지만 저는 신문을 많이 보는 편이 아닙니다. (…) 신문에 있는 이야기들은 어차피 흘러갈 것들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 저는 흘러가는 것보다 본질적인 것에 시간을 쓰고 싶었어요.


* 본질을 발견하려는 노력과 본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을 포기할 줄 아는 용기, 그리고 자기를 믿는 고집이 있어야 한다.



3. 고전


* 바다에서 막 건져 올린 / 해 같은 처녀의 얼굴도 / 새봄에 피어나는 산중의 진달래꽃도 / 설날 입은 새 옷도 / 아, 꿈같던 그때 / 이 세상 전부 같던 사랑도 / 다 낡아간다네

 - 김용택, 『첫사랑』


* 우주를 한 사람으로 축소시키고 그 사람을 신으로 다시 확대하는 것이 바로 사랑이다

 - 빅토르 위고, 『』


* 나를 사랑했던 너, 너를 사랑했던 나 / 하지만 인생을 사랑했던 두 사람을 갈라놓은 법 / 너무나 부드럽게, 아무 소리조차 내지 않고서 / 그리고 바다는 모래 위를 지우지 / 하나였던 연인들의 발자국들을

 - 자크 프레베르, 『고엽』


* 고전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 그렇습니다.


* 누구가는 좋고 누군가는 싫을 수도 있지만, 대다수의 사람이 좋아할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이 고전입니다. 세월을 이겨내고 살아남았기 때문이죠.


* 지금까지 살아남아 고전이 된 모든 것들을 우리는 무서워해야 해요. 하지만 (…) 젊은 청춘들에게 고전은 사실 지루해요. 매일 새롭게 터져 나오는 것들에 적응하며 살기에도 바쁘기 때문이겠죠. (…) 그런데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뭐가 더 본질적인 걸까요? 오늘 나타났다가 일주일, 한 달 후면 시들해지는 당장의 유행보다 시간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검증된 결과물들이 훨씬 본질적이지 않을까요?


* 선생님들이 어떻게 하면 창의력이 있는 아이들로 기를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 물음에 저는 느끼게 해달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 딱 한 번만 효율을 포기하고, 구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스피커를 가져다 놓고 아이들에게 비발디의 음악을 들려주라고 했습니다. 그중 반 이상은 감동을 받아 소름이 돋을 것이고 그러면 그렇로 됐다고, 그 이후로는 스스로 찾아 들을 것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 많이 가르치는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서울대 권장도서 100권을 꼭 일고 외우지 않아도 인생은 얼마든지 풍요로울 수 있습니다. 방법만 알면 아이들은 자신에게 좋은 것을 알아서 찾을 테니까요.


*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을 가리고 있다.


* 진짜 알려면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면 궁금해질 겁니다. 그 대상의 본질에 대해서, 그리고 그걸 알기 전에는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합니다. 모르면 모른다고 해야 합니다. (…) 정보는 인터넷으로 조금만 찾아보면 다 나옵니다. 알려고 하기 전에 우선 느끼세요. (…) 고전을 몸으로 받아들이고 느껴야 해요.


* 음악은 세번 태어납니다. 베토벤이 작곡했을 때 태어나고, 번스타인이 지휘했을 때 태어나고, 당신이 들을 때 태어납니다.


* 처음 그림을 볼 때는 감동을 짜내려고 미간에 힘을 주기도 했었는데, 아무리 해도 감동이 안 와요. 그래서 책을 몇 권 살펴 읽었고, 조금 알고 나니까 이런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고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됐죠. (…) 죽음의 냄새를 맡고 그림 한장이 주는 스토리를 읽고 화가의 천재성을 발견할 때 짜릿하죠.


* 철학은 하나도 버릴 게 없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직업이라도 철학은 도움이 되죠. 본질적이니까요. 그런 점에서 고전, 클래식도 마찬가지 입니다.


* 클래식은 삶을 풍요롭게 해주는, 즐길 대상입니다. 공부의 대상이 아니에요. 많이 아는 건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얕게 알려고 하지 말고, 깊이 보고 들으려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여러분이 들고 있는 가방이 명품이 아니에요. 그 가방은 단지 고가품일 뿐이죠. 명품은 클래식입니다. 고가품과 명품을 헷갈리지 말고, 진정한 명품의 세계로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4. 견


* 사람들이 언제가부터 창의력 강의를 해달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창의력은 가르칠 수 있는 주제가 아니에요. 전 세계를 뒤져도 창의력 학과는 없습니다. (…) 창의력은 지난 번 것이 참고가 되지 않습니다. (…) 창의력을 기를 수 있는 단 하나의 교실이 있다면 바로 현장입니다.


* 아이디어를 얻은 순간들을 하나둘 복기해보니 전부 경험이었습니다. 경험, 제가 보고 겪은 것들. 말하자면 그 아이디어들은 제가 본것이 아니면 나올 수가 없었던 겁니다. 제 머릿속 327번 셀(cell)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절대로 나올 수 없었어요.


* 내가 보지 않고 머릿속에 저장해놓지 않았다면 아이디어는 나올 수 없습니다.


* 머리속에 있다고 모든 것들이 창의적으로 발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머릿속에 있으되, 327번, 128번처럼 아주 정확한 셀에 새겨져 있어야 하는 겁니다. 흘러간 것들은 잡히지 않습니다. 깊이 새겨져 있는 것들만 잡을 수 있는 것이죠.


心不在焉 視而不見 聽而不聞 食而不知其味 (심부재언 시이불견, 청이불문 식이부지기미)

마음에 있지 아니하면, 보아도 보이지 않고, 들어도 들리지 않고, 먹어도 그 맛을 알지 못 한다.

 - 『대학(大學)』


* 주변에 모든 것들, 예를 들어 회의실에서 하는 한마디, 친구들과의 대화,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에도 주목해야 합니다. (…) 이게 뭐가 어려운 일이냐 싶겠지만, 어려워요. 왜냐하면 그 말들이 대단하지 않으니까요. 그냥 일상의 언어들일 뿐이요. 그런데 이걸 견문해서 그안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발견해내야 해요.


* 네가 창의적이고 되고 싶다면 말로 그림을 그려라.

 - 존 러스킨


* 시인의 재능은 자두를 보고도 감동할 줄 아는 재능이다.

 - 앙드레 지드,『지상의 양식』


* 여러분, 사과를 몇 번이나 봤어요? 백 번? 천 번? 백만 번? 여러분들은 사과를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사과라는 것을 정말 알고 싶어서, 관심을 갖고 이해하고 싶어서, 대화하고 싶어서 보는 것이 진짜로 보는 거예요. 오래오래 바라보면서, 사과의 그림자도 관찰하고, 이리저리 만져도 보고 뒤집어도 보고, 한 입 베어 물어도 보고, 사과의 스민 햇볕도 상상 해보고, 그렇게 보는 게 진짜로 보는 거에요.

 - 김용택,『시 (이창동 감독)』


* 발견은 모든 사람들이 보는 것을 보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 것을 생각하는 것으로 이루어져 있다.

 - 『생각의 탄생』


* Beauty is in the eye of the beholder. 아룸다움은 보는 사람들의 눈 속에 있는 법입니다.


* 우리가 못 보는 이유는 우리가 늘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핍이 결핍된 세상이니까요.


*  진짜 見을 하려면 시간을 가지고 봐줘야 합니다. 그렇게 시간을 들여 천천히 바라보면 모든 것이 다 말을 걸고 있습니다. (…) 아이디어는 깔려 있습니다. 어디에나 있어요. 없는 것은 그것을 볼 줄 아는 내 눈이에요.


* 見을 통해 그 전까지 볼 수 없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매일 행복한 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습니다. (…) "개 꼬리와 토끼주둥이 봐, 이런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니"라고 한 고인 시인처럼 경지에 오리는 쉽지 않겠지만 개 꼬리, 토끼주둥이, 그 오묘하게 생긴 것들이 있는 세상에 내가 살고 있다는 게 큰 희열로 느껴질 정도로 풍요로운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무것인 게 인생이더라. (...) 아무것이라고 생각했던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 살다 보면 왜 그 순간이 기억나는지 모르겠는데 기억나는 순간들이 있고, 중요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은 별로 중요치 않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어요.


* 저는 김춘수 시인의 시『꽃』은 '순간'에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 어떤 순간에 내가 의미를 부여해주어야 그 순간이 내게 의미 있게 다가옵니다. 그래서 내가 어떤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면 나의 삶은 의미 있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고, 내가 순간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나의 삶은 의미 없는 순간의 합이 되는 것이에요.


* 순간을 온전히 살려면 촉수를 예민하게 만드세요.


* 見, 본다는 것은 사실 시간을 들여야 하고 낯설게 봐야 합니다. (…) 니코스 카잔키스로 가면 익숙함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고은 시인도 이야기하죠. '떠나라 낯선 곳으로, 그대 하루하루의 낡은 이 반복으로부터'라고요. 그리고 김훈처럼 수박을 보고 깜짝 놀라야 해요.


* 놀라는 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들의 능력은 놀라는 거에요. 놀란다는 건 감정이입이 됐다는 거고요.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그 현상을 뇌리에 박으면서 경험하는 거죠.


* 기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감동받는 것입니다.


* "여행을 생활처럼 하고 생활을 여행처럼 해봐." "여행지에서 랜드마크만 찾아가서 보지 말고 내키면 동네 카페에서 동네 사람들과 사는 이야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가서 구경도 하면서 거기 사는 사람처럼 여행하는 거야. 그게 더 멋져. 그리고 생활은 여행처럼 해. 이 도시를 네가 3일만 있다가 떠날 곳이라고 생각해. 그리고 갔다가 다신 안 돌아온다고 생각해봐. 파이가 아름다운 이유는 거기에서 3일밖에 못 머물기 때문이야. 마음의 문제야. 그러니까 생활할 때 여행처럼 해."


호학심사(好學深思), 즐거이 배우고 깊이 생각하라. 이 말에서 더욱 깊이 새겨야 할 것은 심사(深思)입니다. 너무 많이 보려 하지 말고, 본 것들을 소화하려고 노력했으면 합니다. 피천득 선생이 딸에게 이른 말처럼 천천히 먹고, 천천히 걷고, 천천히 말하는 삶.


* 참된 지혜는 모든 것들을 다 해보든 데서 오는 게 아니라 개별적인 것들의 본질을 이해하려고 끝까지 탐구하면서 생겨나는 것이다.


* 깊이 들여다본 순간들이 모여 찬란한 삶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5. 현재


* 어떤 선택을 하든간에 선택을 하고 나면 답은 그 자리에 있습니다. 아니면 없습니다.


* "개처럼 살자." "개는 밥을 먹으면서 어제의 공놀이를 후회하지 않고 잠을 자면서 내일의 꼬리치기를 미리 걱정하지 않는다."


* 지금 네가 있는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서 살라.


* 밥 먹을 때 걱정하지 말고 밥만 먹고, 잠 잘 때 계획 세우지 말고 잠만 자라.

(미래의 걱정, 과거의 후회들로 현재의 행복을 무시하지 말라.)


* 만물의 이치가 모두 나에게 갖추어져 있으니, 나를 돌아보고 지금 하는 일에 성의를 다한다면 그 즐거움이 더없이 클 것이다.

 -『맹자』


* (나의 현재에 대한 존중)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은 다른 삶의 부정이 아닙니다. 그들의 삶의 긍정과 내 삶의 긍정을 의미합니다.


* 옳은 선택은 없는 겁니다. 선택을 하고 옳게 만드는 과정이 있을 뿐입니다. (…) 그러니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고민하지 말고 선택을 해봤으면 합니다.


* 어떤 선택을 하고 그걸 옳게 만드는 과정에서 제일 중요한 건 뭐냐, 바로 돌아보지 않는 자세입니다.


* 나는 지금 내가 차지하고 있는 이 공간적 지점에, 시간 속에 이 정확한 순간에 자리잡고 있다. 나는 이 지점이 결정적이지 않은 것을 허락할 수 없다.

 - 앙드레 지드,『지상의 양식』


* 결코 미래 속에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말라. 모든 행복은 우연히 마추지는 것이다.

 - 앙드레 지드,『지상의 양식』


* 인생은 잘 짜인 이야기보다는 그 하나하나가 관능적인 기쁨인, 내일 없는 작은 조각들의 광채다.

 - 사르트르, 카뮈의『이방인』에 대한 비평문


* 우린 순간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어떤 순간이 보배로운 순간인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 순간을 우리가 보배롭게 보면 됩니다.


* 지금 살아 있다는 놀라움, 존재하는 황홀함, 이 순간에 취해 있어야 합니다.


* "인문학을 하면 밥이 나오나요?" "인문학을 해서 밥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안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인문학을 하면 밥이 맛있어집니다."


* 봄이 어디 있는지 짚신이 닳도록 돌아다녔건만 정작 봄은 우리 집 매화 나무 가지에 걸려 있었다.


* 지금 이 순간,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행복은 삶이 끝나갈때쯤이나 찾게 될 겁니다.



6. 권위


* 동의되지 않는 권위에 굴복하지 말고, 불합리한 권위에 복종하지 말자.


* 어떤 직군, 직함 등 그 앞에서 우리가 약해지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다른 나라보다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문턱증후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턱증후군, 즉 그 문턱만 들어서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믿음에서 시작되는 잘못된 증상이죠.


*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니까요.


* 무조건 적으로 저를 믿지 마세요. 책 한 권 읽고 사람을 알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부분에서는 잘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잘못도 해요. (…) 그러니 이걸 나눠서 볼 줄 알아야 하는 겁니다.


* 스타로서의 업적에 대해서는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떄로는 감격합니다. 하지만 집으로 가면서 "난 내 이름을 딴 행성도 있지"라고 하지는 않죠. 난 여전히 리버풀에서 버스를 타고 다니던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폴 매카트니, 『빅이슈』6월호 인터뷰


* 사회는, 기득권 세력은 고분고분한 사람을 원합니다. (…)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서는 도발하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될 테니까요. 때문에 권위를 보이면서 복종하고 따라오라고 무언의 협박을 하죠. 우리는 그런 가짜 권위들을 검증하는 태도를 취해야 합니다.


* 권위에 굴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나이 먹어 윗것이 되었을때 권위를 부리지 않는 태도도 중요합니다. 권위는 우러나와야 하는 거예요. 내가 이야기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상대가 인격적으로 감화가 돼서 알아줘야 하는 거에요.


* 나의 필요에 의해 영어를 공부하되, 한국 사람으로서 영어를 모른다고 창피해 할 필요는 없습니다. 영어 권위에도 저항할 필요가 있어요.


* 강요된 권위에 저항하고 동의된 권위에 굴복해야 한다.


*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다면, 강자한테 강하고 약자한테 약해져라.


* 옳은 게 이긴다는 걸 믿으세요. 옳은 말은 힘이 셉니다. 그러니까 내가 판단하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계속 생각해보고, 내가 옳다고 생각하면 윗사람이 무슨 이야기를 하든 관철시켜 나가야 합니다.


* 한편으로 도전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논쟁을 준비하세요. 그게 누구든, 문턱을 넘어선 것과 상관없이 정당하게 논쟁하고 인정하고, 존경하고 또 다시 저항하면서 사십시오. 존경은 아래로 가도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7. 소통


* 커뮤니케이션이란 전하는 사람이 던지고 싶은 메세지를 받는 사람에게 주는 것이에요. 그러니 그냥 주는게 아니라 리시버가 어떤 상태에 있는지에 따라 달라져야 하는 거죠.


* 우리는 사색의 문화인 반면 서양은 논쟁의 문화죠. (…) 사색의 문화가 몸에 배어 있다 보니 좋은 시나 깊은 사유의 글들은 많죠. (…) 이런 우리의 장점은 가져가되, 소통을 위해서는 논쟁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어요.


* 스케치를 할 때 형태를 잡는 데생이 필요하듯 자기 생각을 데생해야 해요.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리해보고, 어떻게 하면 내 말이 설득력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합니다.


* 내가 말하고 싶은 게 일곱 단어로 정리되지 않는 건 아직 내 생각이 정리되지 않았다는 겁니다.



8. 인생


*  인생은 자존, 본질, 고전, 견(見), 현재, 권위, 소통이라는 싱싱한 재료를 담아낼 아름다운 그릇입니다. 이 아름다운 '인생'이란 단어가 무서우리만큼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 단어 하나만 잘 알아도 세상을 제대로 살아나갈 수 있기 때문일 겁니다.


* 누가 내 인생을 살아봤겠어요? 비슷한 인생을 살아본 사람이 있을 수 있죠. 하지만 모든 인생은 다 다릅니다. 이 모퉁이를 돌면 다음 모퉁이에 무엇이 있을지 아무도 모르죠. (…)그러니 우리는 우리 앞에 마땅이 주어진 전인미답의 길을 즐겨야 합니다. 어차피 가야 할 길 앞에서 망설이거나 두려워하기보다 설렘과 기대를 품고 걸어야 해요.


* 실수할 수밖에 없습니다. 가본 적이 없는 길입니다. 가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완벽하겠습니까? (…) 그러니 실수를 못 견디고 좌절하지 마세요. 나만 그런게 아닙니다.


*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행운이라고 굳게 믿고, 나쁜 일이 있거나 실수를 저지르면 병가지상사를 떠올리세요.


*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에 너무 안달복달하지 않는 태도가 정말 지혜로운 삶의 태도입니다. (…) 아쉽게도 인생은 종종 내뜻과 무관하게 실패와 마주하게 됩니다. 때문에 실패를 기본 조건으로 놓고 살면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 인생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이라는 씨줄과, 시대의 흐름과 시대정신 그리고 운이라는 날줄이 합쳐서 직조됩니다.


* 험하면 험한 대로 순하면 훈한 대로 날줄을 잡고 튼튼하게 직조해야 합니다. (…) '급한 물에 떠내려가다 닿은 곳에 싹 틔우는 땅버들 씨앗, 그렇게 시작해보거라'라는 고은 시인의 시처럼 살아야 합니다.


* 원하는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지 않는다고 해서 지레 포기하고 주저앉을 필요 없습니다. 씨줄과 날줄이 함께 직조되는 게 인생이니까요. 꿈과 희망의 여지를 남겨둘 줄 알아야 합니다.


* 저는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광고인이 꿈이라고 말하면 일단 그 꿈을 접으라고 합니다. (…) 냉정하게 말해서 그 고등학생이 광고인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 인생은 마음대로 주무를 수 없는 것이니 스트라이크존을 넓혀놔야 합니다.


*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해서 그 인생이 성공한 인생이라고 누가 보장할 수 있습니까? 때로는 차선에서 최선을 건져내는 삶이 더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 "기필(期必)을 버려라." 인생은 기필코 되는게 아닙니다. 뭔가를 이루려 하지 말고 흘러가세요.


*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살고 싶고, 인생 전체는 되는 대로 살고 싶다."

 - 이동진, 『밤은 책이다』


*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다고 돌아보면 펼쳐져 있는 게 인생이지, 단 하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하루하루를 허술하게 보내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 지금 내가 잘 보낸 시간은 긍정으로 돌아오고, 지금 잘못 보낸 시간은 부정으로 돌아온다는 걸 염두에 두고 하루하루를 살아야 합니다.


* 不患人之不己知 患其不能也 불환인지불기지 환기무능야.『논어』에 나오는 말입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걱정하지 말고, 내가 능력이 없을 걱정하라는 뜻 입니다. 제가 보장합니다. (…) 살아가다 보면 기회는 분명히 옵니다. 그러니까 한탄하지 말고 준비해놓으세요. 그러면 빛을 발할 때가 옵니다.


* "너는 42.195킬로미터를 달려야 하는 게임을 하고 있지 100미터 달리기를 하는 게 아니야. (…) 그러니 평상심을 잃지말고 기죽지 말고 네가 할 수 있는 걸 해. 더 달리다 보면 네가 앞서가는 레이스가 올지도 모르고. 다시 뒤처질 수도 있고 그러다 앞서 달릴 수도 있어. 그게 마라톤이야. 한 번 이겼다고 자만하지 말고 한 번 졌다고 기죽지 마. 마라톤은 완주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울 수 있어."


* 우린 언제든지 이길 수 있다. 우린 언제든지 질 수 있다.


* 인생에 정답은 없습니다. (…) 모든 선택에는 정답과 오답이 공존합니다. (…) 다만 정답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만 있을 뿐입니다.


* 모든 인생은 제대로만 된다면 모두 하나의 소설감이다.

 - 허밍웨이


* 최선을 다한 인생이 아름다운 것이지 아름다운 인생이 따로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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