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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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 기사에 진땀을 빼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경제를 모르는구나라고 느꼈다. 그렇다고 경제 교과서를 보고 싶지는 않았다.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는 현실과는 다른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택한 책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는 앞서 생각한 걱정을 모두 해소한 만족스러운 책이었다. 경제 기사와 달리 이 책은 정말 쉬웠다. 주제의 핵심을 짚어주며 가끔 유머도 섞는 선생님같은 매력적인 문체에 어찌 빠질 수가 없겠는가. 또한, 흔하디 흔한 경제학 서적, 경제 해설서가 아니었다. 기본적인 경제 지식을 다루되 저자의 재치를 담아 흔하지 않은 내용을 써냈다. 비주류 경제학자인 저자의 성향 상 새로운 관점을 제시할 수 있는 점이 흔한 경제학 책을 넘을 수 있는 힘을 부여했다. 이 책을 읽는다면 교양이나 수업으로써 경제에 골머리를 앓던 적을 생각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에는 핏대를 세우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주장하는 경제학자가 아니라 내가 정말로 경제학에 눈뜨기를 원하는 순한 선생님이 있다.

 왜 세계적인 석학인 정하준 교수의 책을 추천하는지 이유를 덧붙인다. 다소 지엽적인 생각일 수 있으니 가볍게 이해해도 된다. 《경제학자의 영광과 패배》라는 책을 읽었던 적이 있다. 일본에서 경제 저널리스트로 꽤나 날린다는 분인데 책은 많이 실망스러웠다. 여러 곳곳에서 인용을 해서인지 서술이 장황하고, 정작 이론 해설을 할때면 교과서적으로 딱딱하게 해설을 하니 따분했다. 하지만 장하준 교수는 자신만의 비전으로 뚜렷한 주제를 그려냈으며 깊은 이해에서 나온 위트있고 쉬운 해설을 한다. 그 분야에 정말 정통하고 열정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능력을 간결하고 쉽게 표현한다는 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정말 쉽게 쓰여진 책이라 생각한다. 경제학의 첫 단추를 꿰기에 안성맞춤인 책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장하준의 비전은 무엇일까?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다라는 점이다. 당신은 인간을 어떤 존재로 정의할 수 있는가? 당연히 그럴 수 없으며 학계에서도 여전히 심도깊게 토론되고 있는 주제다. 인간의 활동을 기초로 두는 학문이 경제학인 이상 과학처럼 엄정하고 진리를 느낄 수 없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는데 인류는 몇천년이 걸렸으나 경제학은 이것이 올바르다며 수시로 경제 정책이 바뀐다. 경제학은 과학이 아니라 논쟁거리인 것이다. 저자에 따르면 주요 경제학파로는 9가지가 있다고 한다. 서로 인간이나 국가를 이해하는 법이 다르니 각자 자신의 학파를 채택해야 하는 이유도 다르고 저마다 한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주류 경제학인 신자유주의는 생산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수입이 스마트폰 제작으로 나온건지 모직물 수출로 나온건지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서 노동의 가치를 무시하게되고 노동자의 인권이나 복지를 무시하는 행태를 낳았다. 돈 잘벌기 위해 직업을 저울질하는 행동은 신자유주의의 일환이다. 요즘 유행하는 행동경제학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의 행동 패턴을 연구하니 경제의 큰 그림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경제학에는 좋은 것이란 없다. 우리는 경제학자들의 주장에 끊임 없이 의심해야 되고 국가가 현실 상황에 맞게 경제 정책을 집행하는지 끊임없이 감시해야 된다.


 자본주의의 역사가 매우 짧게 서술된 점은 아쉽다. 책 하나에 경제학의 정수를 담아야 되는 이상 이정도 분량이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로버트 하일브로너의《세속의 철학자들》이란 책을 추천한다. 장하준 교수가 더 읽은 만한 책으로 추천한 책이기도 하고, 내가 아쉽다고 한 생각을 해결해 줄 것이다. 저명한 경제사상가들의 일생을 역사적으로 다루고 있어 자본주의의 역사와 경제학파의 뿌리를 이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이 분도 꽤나 글빨이 좋아 술술 읽힌다. 이렇게 점점 다른 경제학 서적을 접하다 보면 지식이 쌓이게 되고 장하준 교수가 당부한대로 능동적인 시민이 될 것이다. 이 책을 여러번 정독하거나 다른 책들을 찾아보며 우리 나름의 강력한 펀치를 만들자. 저자가 가장 원하는 바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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