튠 인 - 판단을 흔드는 열 가지 함정
누알라 월시 지음, 이주영 옮김 / 이든서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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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맹점(Blind spot)뿐만 아니라 '농점(Deaf spot)'을 파악하라. 이 책의 가장 혁신적인 주제, 농점이란 무엇인가? 맹점이 "무엇을 보지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라면, 농점은 "무엇을 듣지 못하는가"에 대한 문제다. 흘려듣기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 버나드 메이도프의 폰지 사기 사건이 그 예시다. 회계사 해리 마코폴리스는 단 4시간도 안되는 시간으로 그의 사기를 수학적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와 증권거래위원회는 그의 목소리를 한귀로 흘려듣고 메이도프의 명성에만 집중했다. 농점이 수십억 달러의 피해와 수많은 피해자들을 양산한 것이다. 정보 과잉과 소음으로 가득찬 현대 사회에서는 그만큼 흘려듣기가 너무나도 쉽다. 우리는 수많은 것을 보고 살지만, 정작 중요한 목소리를 듣는 데에는 소홀한 것이 아닌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찰해보면, 가장 중요한 신호에 귀 기울여라. 우리는 충분히 비합리적이며, 편안함이라는 관성에서 벗어나야 함을 절실하게 느낀다.


2. 우리의 편향으로 이끄는 열 가지 무의식적 요인이 무엇일까? 저자는 'PERIMETERS'라는 프레임워크를 소개한다. 각자 앞 글자를 따서 Power 권력, Ego 자아, Risk 위험, Identity 정체성, Memory 기억, Ethics 윤리, Time 시간, Emotion 감정, Relationships 관계, Story 이야기라는 10가지 요소를 뜻한다. 우리의 상황을 대입해보면서 복잡한 심리적 편향들을 분석해보자. 전문가 의견에만 맹신하는 건 권력의 함정, 초기의 판단을 유지하려는 고집은 자아의 함정으로 볼 수 있다. 존스타운의 집단 자살 사건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파악할 수 있다. 신도들은 짐 존스의 카리스마에 넘어가는 '권력', 유토피아를 향한 그들의 믿음은 '자아', 이 사회의 일원이라는 '정체성'이라는 편향에 빠진 것이다. 이와 같은 함정을 극복하고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과학적 전략인 SONIC 또한 마지막 챕터에서 제시하기 때문에 해결책까지 명확하다. 빨리 빨리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시대, 우리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3. 현대 사회를 바라보는 데도 사뭇 날카롭다. 저자는 현 사회를 '초고속 사회', '데이터 중심 사회', '시각적 사회', '양극화된 사회'로 규정한다. 요즘에는 숏폼이나 배속 같이 누구나 빠르고 즉각적인 도파민에 빠져있지 않는가? 이렇게 초고속 사회는 단기적 사고방식을 부추길 뿐만 아니라 주의력을 감소하고 분산시킨다. 야구 모자를 눌러 쓰고 지하철에서 연주를 한 조슈아 벨의 일화를 봐도 그렇다. 우리는 들리는 것의 가치보다 보이는 화려함에 현혹되는 '시각적 사회'에 살고 있다. 게다가 사람들은 무엇이든지 이분법적으로 생각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세상은 단순히 1차원 혹은 2차원이 아니다. 중도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세상에는 많은 미묘한 차이가 존재한다. 흘려듣기는 순전히 개인의 잘못이 아니다. 하지만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건 우리에게 달렸다.


4. 흥미로운 일화와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쓰여진 책이다. 그래서 더욱 몰입하며 읽었던 것 같다. 외과 의사의 생일에 수술받은 환자의 사망률이 더 높다는 사실, 인간의 '주의 분산'은 전문가마저 무관하지 않고 생사를 가를 수 있는 거대한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로큰롤의 제왕인 엘비스 프레슬리의 삶을 PERIMETERS으로 분석하는 부분도 기억에 남는다. 그의 매니저였던 톰 파커 대령과의 관계는 '권력'의 함정, 대중적 이미지에 갇혀버린 그의 고뇌는 '정체성'의 함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론적 설명과 함께 한 인간의 모습을 곁들어 설명해서 크게 와닿았다. 편견들은 이렇게 유기적으로 얽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수도 있다. 여기에서 대니얼 카너먼의 시스템 1, 2를 언급하듯이 그가 저술한 <생각에 관한 생각>과 같이 읽으면 좋을 것이다. 그리고 좋은 의사결정을 가르쳐준다는 점에서 <후회없음>이나 <결정력 수업>이 생각나기도 한다. 그만큼 단단하고 유용한 통찰을 가져다주는 지침서다. 마치 현대 사회의 생존 메뉴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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