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한 생존 - 지구상 가장 혹독한 환경에서 피어난 생명의 경이로움
알렉스 라일리 지음, 엄성수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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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리뷰어스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경이로우면서 가슴이 따뜻해진다. 극한의 환경에서 존재하는 생물들, 그들은 절망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을 얘기하는 듯하다. 다들 이 책을 읽는다면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난 경험을 하지 않을까. 인간 세상에는 아무 관심이 없는 생명체들을 관찰하면서 언뜻 희한한 위안을 얻는다. 영하의 온도에서 살아가는 아이스피시와 흡사 화려한 펑크락 밴드의 모습을 한 비늘발달팽이와 같이 그들의 강인함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 저자도 이러한 감정을 따라 이 책을 썼다고 하니 재미있지 않는가.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생명체를 보며 우울한 시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을 받아 집필까지 했다고 한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것이 정녕 인간이 아니더라도, 서로의 존재에 무심하더라도 말이다.


2. 우리는 저자를 따라가며 과학자들을 만나고 직접 현장을 탐험하게 된다. 이 책은 흡사 다큐멘터리와 같이 구성했다. 생명체 하나하나를 건조하게 나열했다면 지루했겠지만, 그는 과학자가 들려주는 신비로운 모험담을 준비했다. 저자가 대학교에서 완보동물을 처음 마주한 감정은 정말로 개인적이면서 생생하다. 완보동물의 움직임은 비치볼이 가득한 수영장 안에서 수영하려 애쓰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한다. 정말 유머러스한 표현이지 않은가. 친한 동료 과학자들 유쾌하게 표현하는 부분도 피식한다. 그래서 과학 서적이지만 어렵다는 인상은 없었다. 단지 내 옆에 있는 유쾌한 과학자와 수다를 떠는 듯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3. 이 책의 핵심 포인트는 상상할 수 없는 놀라움에 있다. 일상 속에서 우리가 극한 환경에 살아남는 생명체를 접할 기회는 없지 않는가. 소재 자체가 압도적이고 경이롭다. 완보동물의 일생은 슈퍼히어로와 같다. 그들은 절대 영도에 가까운 혹한이나 섭씨 151도의 고온, 진공 상태의 우주에서도 살아남는다. 이 뿐만이 아니다. 몸 전체가 얼어붙었다가 봄에 다시 살아나는 북미의 나무개구리, 체르노빌 원자로의 방사선을 먹고 자라는 곰팡이까지 이 책이 담은 사례는 평범하지 않다. 이미 알고 있는 생물에 대해서도 그것이 왜 특별한지 흥미롭게 서술하는 재주도 있다. 장소가 아닌 시간을 서식지도 삼는 사막 개미의 관점은 다들 신기해할 것이다. 과학 지식에도 종류가 있다면 이 책은 호기심이란 카테고리를 다룬다. 다들 생명의 강인함에서 오는 충격에 감탄해보시라.


4. 이 책의 장점은 밸런스다. 과학을 자극적으로 다루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섬세함이 있다. 저자는 과학자들의 가설을 소개할 때, 이것을 신중하게 볼 필요성과 학계의 비판적 시각까지 입체적으로 다룬다. 체르노빌에 살던 야생 말이 방사선으로 인해 유전적 이득을 얻었을 수 있다는 가설을 추측에 근거했다고 정확하게 명시하는 식이다. 이런 점이 오히려 이 책의 신뢰감을 높여준다. 반대로 감각적이고 창의적인 비유를 이용하여 일반적인 독자들에게 쉽게 읽히도록 한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여왕은 인자한 군주보다는 중세 시대에 철권 통치를 하던 군주에 가깝다고 이해시키는 방법이다. 긴 호흡의 과학 서적이라도 개인적인 일화와 묘사가 짧은 호흡으로 들어오니까 지루할 틈이 없다. 신선한 과학 교양서를 찾는 이들에게 극구 추천하고 싶은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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