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1. 케네스 로고프는 누구인가?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연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세계 금융의 내부자들이다. 이건 학자의 이론이나 데이터가 아니다. 세계 경제의 격동기를 온몸으로 겪어낸 결정자의 통찰이다. 수많은 나라가 가지고 있는 미국 헤게모니를 향한 애증. 저자는 이를 체스 선수였던 10대 시절 일화로 비유한다. 체스 대회에 유럽에 갔을 때 한 KGB 수행원은 미국에 대한 동경으로 가득하면서도 저녁 식사에서는 미국을 비난하기 그지 없었다. 이러한 긴장과 모순으로 가득한 국제 사회. 그가 한국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각국의 재무장관이나 중앙은행 총재들과의 비공식적인 대화가 녹아있는 이야기인 점도 인상적이다. 마치 세계 지도자들과 한 자리에 있는 듯한 경험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이 책의 깊이다.


2. 달러의 힘을 알기 위해서 수십 년의 걸친 역사를 탐구한다. 일본의 엔화, 유럽의 유로화도 달러의 아성에 도전하지만 실패했다. 지금 중국 위안화의 도전을 조명하는 데도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다. 이러한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미국에 일방적인 결정에 의해 달러는 하나의 무기가 되었다. 이처럼 이 책은 깊이 있는 금융 문제를 다루면서도 일반인도 접근하기 쉽게 매력적으로 쓰여졌다. 틱톡을 금지한다고 해서 인스타가 하루아침에 그 알고리즘은 대체할 수 있을까? 달러의 네트워크 효과 역시 그만큼 단단하다는 것이다. 흥미로운 금융의 역사 속 저자만의 다채로운 경험와 관점이 엿보인다.


3. 그는 섣부른 결론을 내리지 않는다. 중국 위안화의 부상이나 암호화폐의 미래에 대해 균형 잡힌 시각을 제시한다.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핵심 이슈를 다루는 데 거침이 없다. 정말로 시의적절한 시점에 나온 책이지 않나. 러시아의 외한보유고 동결 조치 이후 많은 국가들이 달러 의존도에 고민을 하고 있으며, 미국은 정치적 혼란과 적자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달러를 위협하는 요인으로는 미국의 재정 악화, 보호무역주의와 금융 제제의 무기화, 디지털 화폐 기술의 부상을 꼽을 수 있다. 저자의 비판은 두루뭉술하지 않다. 트럼프가 달러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전문가들의 낙관론을 맹신하지 말고 현실을 비판적으로 직시해야 한다.


4. 케네스 로고프가 제시하는 미래 시나리오는 무엇일까? 크게 세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미국이 재정을 회복하고 점진적으로 개혁의 성공하는 경우. 보통의 시나리오는 재정 실패와 정치적 불안정으로 달러가 점유율을 잃어가는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는 부채 위기나 지정학적 충격으로 달러의 신뢰가 갑자기 붕괴하는 경우. 이처럼 미래를 다각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가능성을 탐구한다. 우리는 안일함에 빠지면 안된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격언이 있지 않는가? 부채 수준이 높아질수록 위기시 대응할 수 있는 정책적 여력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경제 정책에는 반드시 비용과 선택이 따른다. 우리는 어떠한 미래를 선택할 것인가.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케네스로고프 #달러이후의질서 #윌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