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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세이아 (고대 그리스어 완역본) - 명화와 함께 읽는 ㅣ 현대지성 클래식 65
호메로스 지음, 페테르 파울 루벤스 외 그림,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4월
평점 :



이 글은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서양 문학의 포문을 연 거대한 기념비이자, 수천 년의 시간을 넘어 여전히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주는 이야기로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에 현대지성 클래식에서 박문재 번역가의 손길로 새롭게 태어난 이 판본은, 단순한 고전의 재현을 넘어 현대인들에게 원전의 정수를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쓰인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어요. 역자는 고전어를 공부하여 30년 동안 인묵한 도서를 번역한 전문가로 현대지성 출판사와도 오랫동안 합을 맞춰왔더라고요. 어쩌면 고전이라는 무게감에 선뜻 다가서기 어려웠던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은 친절하면서도 깊이 있는 길잡이 되어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 실린 수많은 거장들의 명화와 300개가 넘는 상세한 각주, 그리고 심도 있는 해설이 가장 눈에 띄더라고요. 덕분에 고전적인 텍스트에 다채로운 색채를 불어넣습니다. 시각적 이미지는 우리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고대 그리스 세계로 자연스럽게 동화될 수 있도록 도와줘요. 웅대한 키르키의 궁전이나 불타는 트로이아 같은 장면들을 명화와 함께 이해할 수 있을 때, 이게 단순한 문자가 아니라 생생한 경험으로 다가오더라고요. 또한, 방대한 각주와 해설은 당시의 역사, 문화적 배경에 대해 세심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여, 저처럼 관련 지식이 부족한 입문자에게도 흥미를 잃지 않도록 이끌어줍니다. 이런 구성은 작품의 의미를 쉽게 파악하고 더욱 풍부한 지적 탐험을 할 수 있도록 해요. <오디세이아> 특유의 복잡한 서사 구조와 생소한 고대 관습을 고려할 때, 이러한 보조 자료들이 특히 도움이 되더라고요. 삼국지를 읽을 때도 전문가의 해설이 풍부한 판본을 읽었었는데, 이러한 목적으로 쓰인 도서들은 강력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거 같습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오디세우스를 단순한 전쟁 영웅을 넘어, 고뇌하고 성장하는 입체적인 인간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의 여정에 깊은 공감을 할 수 있도록 하죠. 그의 모험은 외부의 적과의 싸움인 동시에, 유혹과 절망, 오만과 겸손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 내면과의 치열한 투쟁으로 묘사됩니다. 바다를 떠돌며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을 곱씹는 그의 모습은, 시대를 초월하여 우리 자신에게도 가볍지 않은 질문을 던지게 만들더라고요. 특히 탐욕스러운 구혼자들을 처단한 후에도 신을 두려워하며 스스로를 절제하는 부분은, 정의 실현에서도 잃지 말아야 할 인간적 품격과 윤리적 성찰의 중요성을 엿보게 됩니다. <오디세이아>가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라, 인간 조건에 대한 심오한 탐구임을 느끼게 되는 대목이었어요.
현대지성 클래식의 <오디세이아>는 고전의 무게를 덜어내고 그 본질적인 즐거움과 지혜를 독자들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역작입니다. 불확실한 시대를 항해하는 우리에게 오디세우스의 여정은 변치 않는 인간 정신의 가치와 삶의 지혜를 일깨워주는 고전입니다. 게다가 박문재의 정교한 번역은 원전의 아름다움을 충실히 전달하며, 풍부한 시각 자료와 깊이 있는 해설은 고전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줘요. 호메로스 시리즈를 처음 접하려는 분들에게는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입문서입니다. 이미 <오디세이아>를 읽으신 분들에게는 번역가의 리듬감에 함께하면서 새로운 시각을 얻으실 수도 있을 거고요. 오래되었지만 읽어보신다면 여전히 우리를 감싸는 가장 강력한 이야기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3천 년의 시간을 뛰어넘는 지혜와의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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