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보이네 - 김창완 첫 산문집 30주년 개정증보판
김창완 지음 / 다산북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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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김창완이라는 이름은 우리에게 여러가지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전설적인 음악가이자 배우, 그리고 오랜 시간 라디오를 통해 일상을 나눈 진행자이기도 합니다. 그의 <이제야 보이네>는 30년 전 첫 산문집을 다시 매만져 펴낸 결과물이라고 합니다. 반세기에 가까운 그의 시간이 녹아든 글은 어떤 깊이를 더했을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습니다. 단순히 과거의 글을 모은 것이 아니라, 세월의 흐른 만큼 더욱 깊어진 시선과 새로운 글, 그림까지 더해져서 매우 특별한 구석이 있었습니다. 기대처럼 이 책은 잔잔하지만 분명한 울림을 주는 에세이입니다.


이 책의 장점을 말하자면 저자 김창완의 독보적인 존재감에서 비롯되는 것 같아요. 오랜 시간 다양한 모습으로 대중과 소통해온 그의 이력은 글에 자연스러운 신뢰와 설득력을 부여합니다. 개인적으로 데뷔한지 40년이 지났지만 페스티벌에서 모두가 즐기며 환호하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젊은 세대가 그를 닮고 싶은 어른으로 꼽는 이유를 책을 읽으며 알 것도 같았습니다. 더불어 30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두고 과거의 글과 현재의 글이 공존한다는 점은 이 책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단순한 개정증보판이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텍스트 자체가 시간을 담아 변화하고 성장하는 과정을 목격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해요. 취업을 고민하던 청춘의 시선부터 삶의 여러 굴곡을 지나온 어른의 관점까지 그 시간을 따라가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무엇보다 이 책의 진가는 꾸밈없이 솔직한 태도와 일상의 소중함을 발견하는 섬세한 시선에 있다고 생각해요. 아버지와의 기억이나 먼저 떠나보낸 동생에 대한 상실감처럼, 그가 조심스럽게 꺼내놓는 진솔한 이야기들은 우리의 마음을 흔들기 시작합니다. 그렇다고 감상에만 빠지지도 않아요. 된장찌개 한 그릇 같은 아주 평범한 순간에서 길어 올리는 삶의 성찰들은, 그의 노랫말처럼 과장 없이 담담하게 다가와 오히려 깊은 공감을 자아냅니다. 화려한 문장보다는 진솔한 언어로 일상 속 순간들을 포착해내는 그의 시선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하루하루가 실은 얼마나 많은 의미로 채워져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네요. 여기에 저자가 직접 그린 그림들은 글과 어우러져 그의 입체적인 감성을 생생하게 전달하며 책의 아름다움을 더해줍니다.


그렇습니다. <이제야 보이네>는 요란한 메세지보다는 묵묵히 우리의 곁을 지키며 건네는 위로에 가깝습니다. 30년이라는 시간을 견뎌낸 글들이 주는 지혜, 성공이나 행복만을 향해 달려가지 않아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듯한 여유, 그리고 평범한 날들 속에서 '이제야 보이는' 가치들을 이야기합니다. 인간 김창완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에게 가장 추천할 뿐더러, 조용한 위로와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분들에게도 권하고 싶어요. 특히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에 비추어 공감할 부분이 많을 거라 생각합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야 보이는 것들을 공유할 수 있었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산북스 #이제야보이네 #김창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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