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하는 뇌 - 인간의 뇌는 어떻게 영성, 기쁨, 경이로움을 발명하는가
앨런 라이트먼 지음, 김성훈 옮김 / 다산초당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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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은 리뷰입니다.


뭔가 독특한 작품을 만났습니다. 살면서 경이로움을 느낀 경험은 누구나 있을 거에요. <초월하는 뇌>는 살면서 느끼는 경이로움과 초월적인 느낌을 과학의 잣대로 설명하는 대담한 시도를 합니다. 저자인 앨런 라이트먼은 물리학자이자 인문학 교수로서, MIT에서 과학과 인문학에 동시에 재직한 최초의 교수라고 해요. 그런 만큼 학문을 종횡무진하는 통섭적인 사고를 제시합니다. 그래서인지 막 수식 나오고 실험을 증명하고 이런 느낌보다는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구성이라 되게 신선했어요.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느껴봤을 법한 감정과 경험들을 과학적으로 풀어내고 있죠. 내면의 감정에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라 좋았습니다.


이 책은 쉽게 말해서 우리가 쉽게 설명하지 못하는 추상적인 감정을 탐구합니다. 예를 들면, 엄청난 자연 경관을 보면서 벅차오르는 경외심이나,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마음이 벅차오르는 그런 감정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담고 있어요. 보통 신비롭고 초월적인 존재를 상정하는 종교적인 접근과는 다르다는 점이 인상적이죠. 흔히들 과학은 차갑고 객관적이고, 감정은 주관적이고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하잖아요. 근데 이 책은 그걸 막 섞어버립니다. 뇌과학, 철학, 역사까지 넘나들면서 우리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가 뭘지 계속 파고들거든요. 그냥 그런 느낌이 있다는 게 아니라 그 원리까지 깊숙히 알려고 하는 거죠. 저자는 이런 영적인 경험이 과학과 대치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과학적 관점을 유지하면서 초월적인 현상을 포용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과 이해할 수 없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법을 알 수 있는 것이죠. 신이나 영혼 같은 단어가 나오면 좀 흠칫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과학적인 시선으로 추상적인 개념들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참신했습니다.


이 책은 어떤 특정한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영성은 뇌의 작용일 뿐이라고 단정 짓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도 않아요. 그냥 과학적인 관점에서 영적인 경험을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계속해서 되물어보게 되더라고요. 특히 황금비라는 수학적인 개념을 통해 예술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설명하는 부분은 정말로 흥미롭습니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느끼는 것들이 사실은 오랜 진화 과정에서 우리 뇌에 각인된 감각의 표현이었다고 해요. 그런 점에서 예술은 영적인 경험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뭔가에 몰두하다 보면 나라는 존재도 잊게 되는 신비한 경험, 다들 한 번쯤은 해보셨을 거에요. 이런 걸 과학적으로 설명해준다는 점이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초월하는 뇌>는 과학적 탐구와 심오한 영적 경험을 독창적으로 결합시키는 교양서입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과학과 종교의 교차점을 찾아가는 여정을 떠납니다. 과학은 우리가 사는 세계를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고, 영성은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감정이나 경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과학과 영성이 서로 대립하지 않고, 좀 더 생각이 너그러워지도록 만드네요. 경이로움이나 아름다움 같이 신비로운 감정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보시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되게 새롭고 조화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작품이에요. 물론 영성과 같은 단어에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면요. 앨런 라이트먼이 맞춘 균형 추의 가능성은 결코 가볍지 않은 영감을 줍니다.



3줄 요약

1. 저자는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경외감, 아름다움, 초월적 경험과 같은 영적인 감정이 과학적 이해와 상충하지 않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차가운 이성과 주관적 감성을 통합하려는 시도가 돋보입니다. 

2. 저자는 자연, 예술 작품, 또는 일상 속에서 느끼는 초월적인 경험을 단순히 주관적인 감정으로만 치부하지 않습니다.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에서 객관적이고 보편적인 원리를 탐구하는 독특한 시각을 제시합니다. 

3. 이 책은 영적인 경험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제시하기보다는, 독자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도록 유도합니다. 영성이 뇌의 작용일 뿐이라고 단정하거나 종교적 믿음을 강요하지 않으면서, 독자 스스로 과학적 관점과 초월적 경험 사이의 균형점을 찾도록 이끌어줍니다.


#다산초당 #초월하는뇌 #앨런라이트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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