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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순간 여름 같은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45
조지 오웰 지음, 심지아 옮김 / 휴머니스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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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소설 《1984》와 《동물농장》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조지 오웰은 흔히 차갑고 냉정한 정치 작가로만 기억되었던 사람이었다.
오늘 그의 시와 에세이를 함께 읽어 그 이미지 뒤에 숨어 있던 또 다른 여러 얼굴을 만나게 되었다.
일상을 다룬「한순간 여름 같은」 시에서는 삶의 찰나를 붙잡고자 하는 감성을 가진 서정적인 세계를 그리워하고 기록하고 싶었던 작가였고,
동시에 「가난한 이들은 어떻게 죽는가」라는 에세이는에서는 속속들이 상황을 묘사하고 기록하고 비판하고 조롱한다. 예리한 감성을 지닌 글쟁이에게 전쟁과 가난의 냉혹한 현실은 얼마나 선명하고 또 잔인하게 다가왔을지.
병원에서 방치된 가난한 이들의 죽음을 묘사하는 대목은 그의 눈이 단지 정치적 이념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을 향해 있었음을 증명하는듯 했다.
시와 에세이는 서로 다른 장르이면서도 함께 읽을 때 가상의 세계를 다룬 기타 소설과는 달리 한 개인의 입체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그는 날카로운 풍자와 비판 속에서도 유머와 위트를 잃지 않았고, 현실의 어둠 속에서도 작은 감성을 놓치지 않았다.
새로운 오웰의 모습을 만나게 되어 읽는 내내 반가웠다.
그의 내면을 이해하면서 그를 단순한 정치 작가가 아니라 시대를 살아낸 한 인간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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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의 고백
미키 아키코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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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이 작품은 누가 범인인가 대신, 왜 그 사람이 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가에 집중하며 읽으면 재밋습니다. 이야기는 변호사의 시선으로 진행되며, 그는 한 사건을 둘러싼 인물들의 진술을 차례로 듣습니다. 이 형식을 통해 우리는 서로 다른 시선과 기억이 교차하는 미묘한 균열 속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처음 책장을 펼쳤을 때는 살인 사건을 다루는 전형적인 법정추리물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읽어갈수록 알게 된 것은 이 작품이 범죄를 둘러싼 인간 군상의 심리극이라는 점입니다. 진술들은 마치 여러 개의 거울 조각처럼 같은 사건을 각기 다른 색으로 비추고 누구는 피해자 가족의 시선에서, 누구는 주변인으로서, 또 누구는 가해자와 직접적으로 연결된 입장에서 말합니다. 우리는 이 다층적인 진술을 따라가며 조금씩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지만, 결국 끝내 묻게 되는 질문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가”라는 본질적인 의문입니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계속 보여주려는 것은 겉으로는 넉넉하고 화목해 보이는 가정조차도 결코 완벽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안정이 있다고 해서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행복한 것은 아니며, 미키 아키코는 치밀한 진술 구조를 통해, 한 가정의 균열이 어떻게 작은 불만과 침묵, 그리고 이해받지 못한 감정에서 비롯되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줍니다. 패자의 고백은 단순한 ‘패자’의 변명이 아니라, 우리가 흔히 간과하는 인간 내면의 공허와 갈망을 느끼게 해줍니다.

우리는 타인의 고백을 듣고, 또 스스로의 삶을 되돌아봅니다. 누군가의 비극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 되는 순간 이 책은 단순한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라, 인간의 관계와 삶의 균열을 성찰하게 만드는 사회 심리 드라마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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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중해의 끝, 파랑
이폴리트 지음, 안의진 옮김 / 바람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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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고 짙은 파랑, 바다를 담은 듯한 표지를 보는 순간, ‘지중해 블루’라는 말이 떠올랐다. 흔히 휴양지 엽서 속에서 보던 선명한 파란색. 평화롭고 낭만적인 색.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그 지중해 블루는 더 이상 낭만의 색이 아니었다. 그것은 구조 신호이자, 생존의 외침, 그리고 우리가 외면한 침묵의 색이었다.

『지중해의 끝, 파랑』은 단순한 만화책이 아니다. 프랑스의 르포르타주 작가 이폴리트가 난민 구조선 ‘오션 바이킹호’에 직접 탑승해 기록한, 현실과 맞닿은 바다의 이야기다. 이폴리트는 글과 그림을 모두 그리며, 그가 직접 목격하고 체험한 것을 압축된 문장과 강렬한 장면으로 전달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것이 아니라 ‘겪는’ 책에 가깝다.

지중해를 떠도는 난민들, 구조선 위에서의 불확실한 기다림, 도착지에서 마주하는 또 다른 현실—이폴리트는 이를 감정에 휩쓸리지 않는 절제된 시선으로 그려낸다. 그의 그림은 섬세하면서도 담백하고, 텍스트는 간결하지만 강한 여운을 남긴다. 특히 도착한 난민들이 수용되는 장소는 상징적으로 강렬했다. 살아서 도착했지만 여전히 사회가 내어놓은 경계에 머무르는 사람들. 그들이 겪는 현실은 책의 짙은 파랑처럼 깊고 무겁다.

이 책은 불편하다. 그러나 그렇기에 더없이 필요한 책이다. 뉴스를 넘기듯 지나치던 난민 문제에 대해, 우리는 더 이상 거리감을 가질 수 없다. 이폴리트는 지중해를 '풍경'이 아닌 '현실'로 건넨다. 낭만적 바다색이라 불리던 지중해 블루는, 이 책 안에서 생존의 그림자가 드리운 바다가 된다.

그림과 글이 함께 전해지는 르포르타주 형식은 독자의 마음을 더 깊이 파고든다. 우리는 책을 통해 어느 구조선 위에 머무는 이들의 시간과 감정, 그 무표정 속의 눈물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이 책은 읽고 나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이 거대한 바다를 사이에 두고 무엇을 외면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 외면의 무게는 과연 누구의 몫인가?

지중해의 끝, 그곳에서 펼쳐지는 파랑은 아름답기보다 아프다.
그럼에도 이폴리트와 구조대원들은 다시 그 바다로 나아간다.
그것이 우리가 여전히 인간이라는, 작은 증거일지도 모르기에.

#도서제공 #바람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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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oid Being A Sumerian Slave! (Paperback)
Jacqueline Morley / Book House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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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네요 요즘 역사공부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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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때부터 같이 책을 읽어 온 둘째와 나의 독서리스트는 똑같다. 보통 내가 먼저 읽거나 같이 읽는데, 요즘엔 제법 먼저 읽고 책을 가져온다.
˝ 엄마도 읽어봐, 재밋어.˝

나는 베개 두 개를 포개어 베는 걸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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