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자본론 - 모든 사람이 디자이너가 되는 미래
마스다 무네아키 지음, 이정환 옮김 / 민음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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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1400여 개의 매장을 보유한 츠타야 서점 창시자의 가치관을 엿볼 수 있는 책. 독서모임 중 누군가의 추천으로 읽게 됐다. 그가 이끄는 기업의 방향성은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것과 라이프스타일 제안이다. 지금에야 많은 편집숍들의 모토로 자리잡았지만, 이 생각을 1982년에 품었고 이후 Loft, 츠타야 서점, T포인트 등을 거치며 획기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을 했다는 사실이 놀랍다. 선구안을 가진 사업감각이랄까. 다이칸야마의 츠타야나 다케오시의 시립도서관을 방문한 적이 없어서 온전히 그의 생각을 이해하긴 어려웠지만 쿠사이 야요이 작품으로 섬마을에서 관광지가 된 나오시마 섬, 구겐하임 미술관으로 100만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스페인의 쇠퇴한 도시였던 빌바오를 생각해보면 이제 도시는 인구와 규모가 아닌 문화의 힘으로 자생하고 경쟁력을 키워가는 시대인 것이 분명하다. 30년을 가는 회사가 드문 것이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매한가지인 것을 보며 그의 말대로 이제 회사의 명운은 재무자본이 아닌 지적자본이 중요한 시대라 본다. 지적자본이 디자인을 대하는 감성, 시대를 꿰뚫는 기획을 낳으므로. 책은 얇고 1/5은 사진이라 부담없다. 다만 관통하는 주제가 요즘 시대에서 너무나 당연한 것이어서 거창한 제목에 비해 내용의 밀도가 낮고 메세지가 간결해서 좀 허무하달까. 호평과 평점에 비해 아쉬운 점이 크게 다가오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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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에 있는 서점
개브리얼 제빈 지음, 엄일녀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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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잔하지만 서서히 빠져들게 하는 흡인력 있는 서사, 진부하지 않은 입체적인 캐릭터가 인상적. 되돌아 가게끔 만들지 않는 매끄러운 번역도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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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향기 몇 점 - 황동규 산문집
황동규 지음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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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즐거운 편지>로 유명한 황동규 시인의 네 번째 산문집이다. 


주로 2000년 대의 산문들을 엮었지만, 글 속에는 더 오랜 세월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소소한 일상이 세월을 두고 켜켜이 쌓였다. 시인의 평소 생각과 함께 여행과 책, 문학에서 일어난 주제가 주를 이룬다. 


가장 와닿는 부분은, 20~30대의 젊은이에게서는 잘 느낄 수 없는 세월이 가져다주는 통찰의 일면들이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노모와의 에피소드에서는 사람과의 교감은 단순히 청력의 문제가 아닌, 소통의 횟수와 질이 결정한다는 깨달음을, 유학생활을 다룬 장에서는 '외로움'의 감정을 긍정적인 '홀로움'으로 체화시킨 이야기가 나온다. '홀로움'이란 저자만의 단어가 새롭다. 외로움은 슬픔이 뚝뚝 묻어나지만, 홀로움은 건강하게 자립한 모습이 연상되지 않은가. 


그리고 우리가 기억하는 아름다운 추억은 결국 고통과 괴로움을 감내한 후에야 찾아오는 거른 기억이라는 사실을 전한다. 우리는 나쁜 기억은 빨리 잊을 때가 많다. 당시에는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지나고보면 '그 정도로 힘들었었나?' 하는 둔감해진 기억만 남는다. 결국, 내 기억의 저장소에 남은 추억은 나의 필터가 만들어낸 결코 순연하지 않은 기억인 셈이다. 

 

세월 속에서 나의 감수성이 변해 버린 것을 고백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아름다운 것에 둔감해지고 천진함은 사라진다. 아기는 누군가의 표정 하나에도 까르륵 웃고, 어린 아이는 달리는 기차나 고추잠자리의 날갯짓에도 가슴에서 우러나온 탄성을 지른다. 어른이 되어감에 따라 잃어가는 것들이 그의 시선에 담겼다. 


우리의 삶에서 과연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통찰의 시선이 깨우침을 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삶의 나이테가 꽤 많이 생긴 다음에야 보이는 것은 아닐까'하는 슬픈 물음도 따라온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작가이기에 그 통찰을 흘려보내지 않고 글로 담아 이렇게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축복인 것도 같다. 통찰의 시기를 앞당겨 주는 고마운 글이기도 하니까. 


앞만 보고 사느라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다면, 이 책을 들여놓아도 좋다. 내가 갈 길을 먼저 걸어낸 자가 전하는 관록의 무게가 어지러이 부유하는 나를 가라앉혀줄 수도 있으니, 좀 더 너른 시선을 더해줄 수도 있으니.  







황동규 산문집, 삶의 통찰, 관록의 시선, 부유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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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 - 알기 쉽게 풀어쓴 알기 쉽게 풀어쓴 동양철학 시리즈 1
왕융하오 지음, 이성희 옮김 / 베이직북스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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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 시절에 공자, 맹자, 노자 등 많은 사상가들의 이론을 배웠다. 하지만 시험을 보기 위해 짧은 이론으로 외우기만 했지 제대로 접한 이는 드물 것이다. 


노자의 도덕경이 좋다는 얘기는 들었지만, 쉽게 다가서지 못한 독자라면 입문서로 

<유쾌한 노자, 현대인과 소통하다>를 만나는 것이 하나의 방편이 될 것이다. 

딱딱한 한자와 경전 대신, 각 장의 제목에 따른 쉬운 풀이가 따른다. 한 마디로, 쉽게 이해된다. 


모성을  향한 사랑 

그는 "도란 말이지, 모든 것을 낳았어. 하나가 둘이 되고, 둘이 셋이 되고 셋이 퍼져서 만물이 된 거야. 그 모습은 여자가 생명을 창조하고 우리 인류를 키워낸 것과 마찬가지지."라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천하의 본래의 시작을 '어머니'로 비유한 것이다. 그래서 '어머니'가 어떤 존재인지 알고 이해하기만 한다면 만물을 알 수 있게 된다. 


이렇듯 도를 정의하는 방식부터 시작해 



타인을 앞세우고 자신을 낮추라 

성인은 자신을 뒤에 두어 오히려 남보다 앞서게 된다


기실 인간 관계에서 쉽게 실천하지 못하는 것들을 짚어주며 



화 중에 가장 큰 것은 만족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 그래서 <도덕경>중 여러 곳에서 욕망을 제거하는 문제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의 이해에 따르면, 인간에게 욕망이 생기는 이유는 만족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족을 아는 사람은 사사로운 이익에 정신이 팔리거나 경쟁 때문에 동분서주 뛰어다니지도 않고, 또 자신의 낮은 지위를 부끄러워하며 타인의 도움을 얻으려고 아부나 뇌물을 사용하는일도 하지 않는다... 정말 깨달아야 할 것은 만족이다. 만족을 알 때 진정한 부유함이 있고, 이 부유함을 영원토록 누릴 수 있다. 


위처럼 우리가 물질을 대하는 자세, 부를 향한 마음가짐까지 일깨워준다. 


시험용으로 외웠던, 이제는 흐릿해졌던 도가사상과 도뎍경의 가르침이 다양하게 망라되어 있다. 그리고 각 장의 말미에는 원문, 주석, 해석을 간략히 요약하고 있어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은 많은 것을 가졌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리저리 인간관계 속에서 치이는 보통 사람들에게 고요함과 평정심을 가져다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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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 샤넬
앙리 지델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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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샤넬의 브랜드스토리가 아닌, 코코 샤넬이 걸어온 내밀한 역사를 다룬다. 그녀의 성공스토리는 어떤면에선 충격적이지만 오늘날의 샤넬이 탄생된 시초를 읽을 수 있다. 흥미롭지만 패션학도가 기대한 신화의 측면은 벗어난다. 재밌는 에피소드가 아닌 다소 지루한 서술식 전기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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