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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처럼 자라는 집 - 임형남·노은주의 집·땅·사람 이야기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6월
평점 :
'임형남·노은주의 집·땅·사람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두 부부 건축가가 생각하는 땅과 사람이 함께 꿈꾸는 집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책표지를 보면 앞과 뒤 모두 표지처럼 되어있는 특이한 형태인데, 출간 20주년 기념판으로 초판의 표지와 새로운 표지를 함께 볼수있어 첫 책과 지금의 책이 공존하는 느낌이든다
<나무처럼 자라는 집>은 2002년 처음 출간되었는데 그때는 저자가 직접 출판사 등록을 하고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
저자는 10년마다 개정판을 낸다면 몇번이나 만들수있을까 생각하며 '나무처럼 자라는 책'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후로 2011년 증보판이 나오고, 2022년 20주년 기념판을 출간하게 된다
3권의 책을 만드는 동안 아이들이 자라고 두사람이 지은 집의 수만큼 집에 대한 이야기들이 모였다
책은 제1장 집은 땅과 사람이 함께 꾸는 꿈, 제2장 오래된 시간이 만드는 건축, 제3장 보이지 않지만 존재하는 것들, 제4장 나무처럼 자라는 집.. 총 4부분으로 나누어 두 저자의 집에대한 성찰과 건축철학을 보여준다
책 내용중 김선생이라고 하는 의뢰인의 집을 짓는 내용이 나오는데, 직접 공책에 볼펜으로 그린 평면도를 보고, 집에대한 생각들을 듣고 이야기를 나누고, 도면을 그리고 모형을 만들고, 공사를 시작하고 용도와 위치를 바꾸고 집이 완성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건축이란 땅위에 기초를 깔고 기둥을 세우고 벽을 붙이고 지붕을 덮는 물리적인 일이기도 하지만 가족의 생활과 가족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 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걸 깨닫게 된다
책을 읽는동안 내가 만약 김선생이 되어 내손으로 직접 내집을 짓는다면 건축가인 저자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상상해보았다
어렸을때 작은 마당과 옥상이 있는 단독주택에 살았던적을 제외하곤 아파트에서만 살고있는 나는 전원주택에 대한 로망을 가지고있다
붉은 벽돌로 된 외벽에 박공천장, 창밖으로 그림처럼 자연풍경을 감상할수있는 커다란 창, 나만의 비밀아지트가 되어줄 다락방, 럭셔리한 드레스룸, 도서관처럼 벽면을 전부 책장으로 채운 서재, 호텔풍의 욕실, 야외테라스와 작은 정원.. TV나 잡지에서 본 근사한 집들과 나의 취향을 반반씩 섞은 많은 이미지들이 떠오르지만 저자가 말하는 땅과 사람은 들어있지 않다
현대의 집은 외관과 조형미가 앞서고 건축의 온기는 점점 없어진다
집을 지을 땅도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 대상으로만 보고 부동산 가격에만 신경쓸뿐 그 집에서 살아가야할 사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
저자가 꿈꾸는 땅에 담긴 이야기와 시간이 가진 힘을 존중하고 따뜻한 온기를 품고 인간을 받아들여주고 안아주는 집, 시간이 축적되어 손때가 묻고 주인을 닮아가는 집.. 정말 멋지지 않은가!!
우리도 나무처럼 자라고 들꽃처럼 피어나는 집을 상상속에서라도 하나씩 지어보는건 어떨까?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