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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
마크 피셔 지음, 서희정 옮김 / 토트 / 2013년 1월
평점 :
책을 읽기전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라는 제목만으로 요즘 대세인 힐링도서류일거라 지레짐작했었다.
세상을 향한 불만과 참을수없는 외로움으로 누군가의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토닥거림정도?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 '녀석들' 삼총사중 폴이 바로 그런 위로가 필요한 인물이다.
겉으로 보면 교사라는 안정된 직장과 좋은 친구들... 모든걸 다 갖춘것처럼 보이는 폴이 '자신은 행복하지 않다'고 고백한다.
지치고 힘든 친구를 위해 마크는 조금이나마 삶의 기쁨을 되찾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편지를 쓴다.
가장 단순하게 지금 이곳에, 지금 이순간에 살아있다는것 자체만으로 충분하다는것, 지금 가진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질수있다는것, 인생에서 엄청난 절망을 겪고나면 경이로운 반전이 찾아온다는것, 인생은 충분히 아름답고 살아볼 가치가 있다는것...
책속엔, 아니 편지속엔 어떤 거창한 이론도, 정신이 번쩍~들만한 뾰족한 답변도 없지만 누군가 다 알고있는 그저그런 대답들이 오히려 공감이 간다.
가장 큰 울림을 준 대목을 뽑자면...
내일부터 불행해도 돼... 하루만 기다려봐... 그리고 내일이되면 또 하루를 기다려...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다보면 걱정스러웠던 소식이나 상황이 덜 심각하게 보일꺼야...
눈물, 콧물 쏘옥~ 빼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쩌면 나에게 보내는 편지일지도 모를 이야기들을 하나씩 읽으며 나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따뜻한 느낌이 모락모락~ 든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일들일지라도 나조차 나를 믿을수 없을때 때로는 따끔하게, 때로는 조근조근 지혜로운 조언을 해줄 사람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나서 힘들어하는 나의 친구를 위해 거창한 무언가를 꼭 어떻게 해주어야 하는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친구의 처진 어깨와 주눅든 마음을 무심코, 무관심하게 지나치지 말고, 나의 인생을 공유한 사람들이 여전히 내곁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고마움을 느끼며 나도 그들과 그저 함께 가주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