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먼저 지구에 살았어! 와우! WOW!
맥 판 하크동크 지음, 한도인 옮김 / 알라딘북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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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한국우수어린이 도서 <와우! WOW!>를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내가 원시 지구 환경과 생물의 출현에 대한 기초 지식이 너무 없는 것인지,

너무나 전문적이고 해박한 지식의 대거 등장에 어린이 책이 맞나 싶기도 하고

이런 책을 어릴 때부터 자주 접한 아이들은 얼마나 똑똑하게 클까 싶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생생하고 색감이 너무 좋은 사진과 깊이 있는 내용으로 

45억년 전 지구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지질학 연대표의 핵심 사건들이

알뜰살뜰 잘 요약되어 있다.

46억 살 지구의 1살 이야기 핵심요약판으로 최고인 것 같다.


끝없이 펼쳐진 우주에서 어떤 별이 폭발하면서 우주 먼지도 같이 터져 나가는

수백만 년에 이르는 과정에서 우주 먼지들은 하나의 새로운 별이 되기도 하고,

그 새로운 별 주위를 도는 행성이 되기도 한다. 

그렇게 46억 년 전에 우리 태양과 행성도 만들어졌고

그 때의 태양은 지금처럼 강력하지도 않았고, 지구도 불덩이에 지나지 않았다.

우주에서 막 태어난 지구에 별똥별이 포탄처럼 떨어지면서

최초의 물을 가져왔고, 최초의 물은 훗날 지구의 바다와 대양이 된다.


지구의 나이가 5억 년이 조금 넘었을 때 바다 안에서

최초의 생명체인 박테리아가 태어나는 기적이 시작되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샤크 베이에 가면 스트로마톨라이트라는

수백만 개의 박테리아로 이루어진 암석들을 볼 수 있는데,

35억 년 전에 만들어지기 시작해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아주 오랫동안 바닷속에서 사는 자그마한 유기체로만 존재했던 

지구의 생명체는 광합성을 하는 남세균의 등장과 함께 

지구 수면을 거대한 녹색 수프처럼 만들어 버렸고 산소가 등장하면서

지구에서 생명체가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 즈음 두께가 1km가 넘는 얼음층이 지구를 덮어서 눈덩이 지구가 되며

많은 생명체들이 죽었지만, 환경에 잘 적응한 생명체는 살아남았다.


삼엽충 화석은 왜 그렇게 많이 남아 있을까 궁금했었는데,

삼염충만큼 오랫동안 지구에서 돌아다녔던 종도 드물다고 한다.

3억 년 전 바다가 삼엽충으로 가득했던 이유는 

플랑크톤만으로도 살아남을 수 있을 만큼 먹잇감이 많은데다,

쥐며느리처럼 자기 몸을 말아서 공처럼 굴릴 수 있어 

다른 포식 동물들이 잡기 힘든 먹잇감이었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없었던 육지에 이끼와 지의류가 등장하면서 

육지에 생명체가 자리잡을 수 있었는데, 

프로토택사이트라고 부르는 나무처럼 키가 어마어마한 기둥들이 숲을 이루었다.

뉴질랜드의 나무고사리 숲을 통해 선사 시대 숲의 모습을 어렴풋하게 짐작할 수 있다.

3억 6천만 년 전 한 동물이 육지로 내디딘 작은 발걸음이

더 높은 단계로 진화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되었고, 육지에 척추 동물이 등장했다.


기온이 높고 먹이가 풍부한 덕분에 몸집이 거대해진 동물들이 많아졌는데

최초의 잠자리 날캐 크기가 테니스 라켓만 했고,

지네는 2m 로 사람의 평균 키보다 더 컸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의 시대와 수백만 년 동안 지구를 누볐던 공룡들이

순식간에 멸종된 이유와 그 이후 포유류의 시대가 되기까지 

이름도 생소한 과거의 생명체들을 알게 되는 유익한 책이었다.


지구의 역사를 하루 24시간에 비유하면

공룡은 너젹 무렵에 진화했을 것이고, 인간은 자정이 되기 20초 전부터 살기 시작했다.

20초 전의 세상에 대해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으며

막 태어난 지구로 시간 여행을 떠난 시간이 정말 흥미로웠다.


#내가먼저지구에살았어  #지구의탄생   #생물의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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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기후 대재앙에 놓인 아이들 미래주니어노블 14
앨런 그라츠 지음, 김지인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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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난민, 세 아이 이야기>로 여러 기관에서 상을 수상하고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4년 이상 올랐던 앨런 그라츠가 

그레타 툰베리와 같은 청년 활동가들이 기후 위기에 반대하는 집회를 이끌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행동하라고 요구하는 모습을 보고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을까 고민 끝에 답으로 내놓은 책이라 정말 실감 났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 바다 산맥에서 아키라가 모리스 산불에서 살아남기까지의 과정,

캐나다 매니토바주 처질에서 오언과 조지가 북극곰과의 사투에서 살아남기까지의 과정,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나탈리가 허리케인 루벤에서 살아남기까지의 긴박하고

스릴감 있는 생존기가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영화 '더 임파서블'을 보면서 파괴적인 쓰나미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살아서 만날 확률이 정말 낮지만, 영화니까 기적적으로 가족들이 무사하길 기원했던 것처럼

기후 대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이지만 아이들이 제발 살아남기를 기도했다.

읽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불편했던 것은 이 영화 '더 임파서블'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듯이

이야기들도 픽션이 아니라 지구 곳곳에서 이미 발생하고 있는 일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앨런 그라츠가 각각의 세 이야기를 놓고 수많은 장소와 시나리오를 고민했는데,

파괴적인 산불을 겪은 모든 장소가 배경이 될 수 있고

기후 위기로 서식지를 위협당하는 동물 또한 세계 곳곳에 있고,

홍수와 잦은 허리케인을 겪는 지역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특정 사건들은 허구이지만, 유사한 기후 재난을 실제로 겪은 사람이

너무나 많으며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행성 B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지구를 존중하자고 외치는 아이들의 모습,

어차피 평생 살 것도 아니니 규칙 몇 개쯤 어겨도 되는 여행자의 삶이 아니라

우리 집이 지구 행성이라고 외치는 멋진 청소년들의 모습이

그레타 툰베리를 포함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과 오버랩되며

지금 당장 기후 위기에 대응하여 행동해야 함을 깨닫게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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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9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구멍벌 여행 파브르 곤충기 9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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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보는 열림원어린이 파브르 곤충기 9편은 구멍벌 이야기이다.


구멍벌은 먹이가 무거운지 가벼운지, 많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

무리 생활을 하는 벌과 혼자 살아가는 벌이 정해진다.

여치가 여기저기 흩어져 살고 있어서 구멍벌도 여치가 살 만한 곳에 

집을 짓고, 크고 무거운 여치를 운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욕심부려 너무 큰 여치를 잡으면 운반하는 것도 힘들지만,

집을 다시 지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구멍벌이 자신의 두 배나 되는 45밀리미터의 여치를 마취시키면

17일 동안 충분히 살아 있다니 신기했다.

구멍벌에 마취된 여치에게 먹을 것을 주면 40일은 너끈히 버틸 수 있을 만큼

살기 위해 꼭 필요한 심장 같은 기관만 희미하게 움직인다.

마취당하지 않은 여치를 가둬 두면 5일 밖에 견디지 못하고

밖으로 나가기 위해 발버둥을 치다가 곧 썩어 버리기 때문에

신선한 것만 먹는 애벌레는 먹을 것이 없이 죽게 된다.

마취를 안 하고 그냥 살아 있는 여치를 집 속에 넣어두면

애벌레가 어떤 봉변을 당할지 알 수 없다.

마취시킨 먹이는 애벌레가 상처 입을 위험도 없고 먹이가 오래 살아남아

썩지 않으므로 여러 면에서 이득이다.


마취된 여치를 공급해야만 구멍벌의 아기 애벌레가 오래오래 신선한 먹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마취 학교에서 여치 사냥법, 마취 기술을 배운다.

학구열에 불타오른 구멍벌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재빠르게 정확하게 딱 그곳을 찔러야 하지

신경의 중심, 바로 그곳을 그럼 우리 발밑에 아기의 먹이가 쭉 뻗게 되지

우리는 해부학자 우리는 마취의사"

졸업 노래를 부르며 학교를 나와 실전에 돌입하는 구멍벌의 모습이 귀여웠다.


사랑하는 아기가 살찌게 될 집을 뚫고 세상에 나올 즈음이면

아기들 또한 "우리 엄만 마취 의사인가 봐. 나도 커서 마취의사가 되어야지."라며

훌륭한 마취의사를 꿈꾸며 엄마 구멍벌의 사랑에 감사함을 느낄 것이라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파브르 곤충기 역시 재미있었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파브르곤충기9 #구멍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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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정신 - 판다에게서 배우는 나의 지속 가능한 미래
곽재식 지음 / 생각정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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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로부터 시작된 귀여운 동물들에 대한 열광이, 판다 정신이 세상을 구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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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정신 - 판다에게서 배우는 나의 지속 가능한 미래
곽재식 지음 / 생각정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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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많은 글을 짧은 기간 동안 펴내는 것일까,

놀라울 정도로 곽재식속도를 보여주는 작가의 모습에서

그가 말하는 '판다 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귀여움이 세계를 구한다며 푸바오의 인기에 편승해

사람들에게 멸종 위기 동물들의 생태와 생물다양성, 

지속 가능한 세계에 대해 성찰하게 만드는 영리한 작가의 전략이 돋보였다.

푸바오는 가지만 푸바오가 남긴 판다 정신을 기억하면

지구와 나도 지속 가능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판다의 내장 구조는 초식동물보다 육식동물과 더 비슷하다.

섬유소를 오랜 시간 발효시키고 삭힐 수 있는 소의 4단계 위장이 판다에게는 없을뿐더러

창자의 길이가 오히려 짧은 편이라 풀보다 고기를 소화하기에 더 적합하다.

자기 창자 구조와 상관없이 대나무만 끝없이 집어먹는 판다의 소화법은

최근 연구로 인해 다시 기초로 돌아갔다.

판다 배 속의 미생물들이 대나무를 분해한다기에는

배 속의 미생물이 너무 부족한 것으로 밝혀졌다.

단백질 함량이 32%로 대무나 잎의 19%보다 높은 죽순을 많이 먹으면

좀 더 많은 영양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나, 어떤 대나무의 무슨 성분이

판다에게 얼마나 필요하고 필요한 모든 성분을 대나무만으로 어떻게 흡수하는지는

더 연구해야 할 문제들이다. 필수 아미노산의 경우는 연쇄상구균류로 분류되는 세균이

제공한다는 연구도 있다니 어쨌든 판다에게도 장내 미생물들의 공로가 큰 것 같다.


천년 신라가 망한 까닭은 꽃가루 분석을 통해 해석한 경북대학교 황상일 교수님의 연구도

흥미로웠다. 경상북도 경주 주변의 꽃가루를 살펴봤더니 선사시대에 날려서 묻힌 꽃가루는

주로 나무에서 떨어진 꽃가루였고, 삼국시대 이후로는 풀에서 떨어진 꽃가루가 많아졌다.

참나무 계통의 나무가 점점 줄어들고 소나무 계통의 나무가 점점 늘어난 것을 황교수는

신라가 발전하면서 나무를 많이 베어서 써버렸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잘라서 쓰기 좋은 참나무가 많이 줄고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는 소나무와 풀들이 그나마

살아남은 것이다. <삼국유사>에 헌강왕이 초가집 없이 온통 기와집만 가득한 화려한

경주 시가지를 내려다보며 밥 짓는 연기가 올라오는 집이 없어 이상히 여겨 

신하에게 물었다. 그러자 나무 장작을 쓰지 않고, 고급 연료인 숯만 사용하기 때문에

연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고 답할 정도로 사치스럽게 살았다.

이를 통해 황 교수는 막대한 양의 나무를 잘라 숯으로 만들 만큼 나무를 빠르게 없애면

자연도 황폐해졌을 것이고, 민둥산이 되자 산사태도 빈번해지고 홍수가 발생하고,

나무가 지하수를 품을 수 없게 되자 우물이 마르고 가뭄이 극심해지면서 

사람들이 살기 어려워지자 도적이 되거나 반란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신라 말기, 참나무 숲이 사라지던 시기에 지금의 판다처럼 위기에 빠진 생물도 있었을 테고

그중에는 멸종을 맞으면서 자연의 도미노 효과로 후삼국시대의 혼란이 시작되어

천년의 역사를 이어 온 신라가 멸망하게 되었다는 분석은

생물다양성을 왜 지켜나가야 하는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컸다.

판다 외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많고, 판다가 우산종 역할을 하는 것이 한계를 보이는 면이

있다는 의견도 많으니, 푸바오가 떠남에 너무 슬퍼 말고 우리나라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곰에 대해 관심을 가져 한계를 극복할 수 있으면 좋겠다.

반달곰은 넓은 지역을 돌아다니며 생태계의 많은 영역과 관련을 맺는 동물이라

반달곰을 보호하려는 노력 과정에서 많은 다른 생물을 같이 보호하게 되므로

우산종 역할을 잘해낸다. 또한 반달곰은 씨그늘(seed shadow)를 넓혀주는 동물이다.

거의 대나무만 먹는 판다와 달리 반달곰은 온갖 식물을 먹으며 갖가지 나무 열매들은

반달곰을 따라 자연히 이곳저곳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

반달곰은 활발히 먼 지역을 움직이므로 나무 열매가 이동하는 거리 역시 상당히 멀어지는데,

반달곰이 먹는 열매 씨앗의 40%를 500m 바깥까지 퍼뜨린다고 추정한 연구도 있다.

사람이 숲을 보호하기 위해 애를 써도 깊은 산속을 종일 돌아다니며 씨앗을 퍼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반달곰은 쉬지 않고 온 산을 돌아다니며 멀리까지 나무 씨앗을 배달해

숲을 넓히고 다양한 나무가 퍼지게 하는 고마운 친구인 것이다.

판다로부터 시작된 귀여운 동물들에 대한 열광이,

판다가 전해주는 판다 정신이 세상을 구했으면 하고 응원하게 만드는 책이다.



#판다정신   #에세이  #곽재식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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