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영화의 한 장면에만 나오지만
현장 과학수사관 28명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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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현장 과학수사관 28명이 죽음의 현장에서 전하는 삶의 메시지라

더 마음에 와닿는 에세이였다. 

CSI 시리즈가 인기리에 방영되면서 법의학, 국과수에 대한 조명이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영화나 드라마의 수사물 장르에도 과학수사관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영화의 한 장면에 나오지만 보여주지 못한 수백 컷의 마음이 있다며

죽음의 흔적에서 발견한 삶의 간절함과

현장에서 배우는 인간에 대한 예의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다소 무겁지만 삶에 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과학수사관이라고 하면 범죄를 떠올리게 되는 편견이 있어서 그런지

참혹한 사건 관련 죽음 이야기가 많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범죄 현장 못지않게 고독사가 많아 놀랐다.

우리나라에는 1800여 명의 과학수사관들이 있는데

현장 감식부터 화재감식, 혈흔형태분석, 지문감정, 족윤적감정, 법최면수사,

DNA분석, 수중과학조사 등 다양한 수사 업무를 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보면 미제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지만, 

실제 현실에서는 정말 처절하고 과로사가 걱정될 정도의 업무라

보통 사명감이 아니면 견디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창한 자기 앞 날에 아이가 방해될 거라는 생각에

갑자기 짜증이 나서 15개월짜리 아이를 자신의 손으로 죽였다는 걸 

순수히 시인하는 18살 어린 엄마를 보면

죽음이 알려주는 진실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진실의 무게는 언제나 무겁기에 과학수사관들이 걷는 길은 고독을 동반한다.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도 않은 8살 아이가 학교에 입학하지도 못 하고

바깥세상과 격리된 채 오롯이 작은 새장에서 살다,

자신의 전부였던 엄마에게 그 세상을 빼앗기고 시체검안서에 

무명녀로 기재되는 사건도 참으로 안타까웠다. 

무명녀로 8년이나 그래도 그들의 세상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애썼을 텐데 왜 그런 선택을 내리게 되었는지 말이다.

죽은 아이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검찰이 친모를 설득에 성공해

출생신고를 진행하면서 출생신고와 사망신고가 한날에 이루어진 

비극적인 사건을 보며, 유령처럼 사라져가는 아이들이 많음에 놀랐다.

세상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죽음을 생각하니 숙연해졌다.

지금도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아이들이 세상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단다. 법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가 생겨나지 않도록

미흡한 제도의 한계가 없어지도록, 세상 모든 아이들이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모든 어른들이 기본 책임은 지켜내는 완벽한 제도가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복지 사각지대에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죽음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느껴져서

죽음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사회구조적인 문제가 개선되기 위해

각 기관이나 단체들이 제대로 일을 하는 게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변사자들도 한때는 누군가의 사랑하는 가족이었고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였음을

기억하며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고 이제는 편히 가시라고 

진심 어린 위로를 보내고 정중한 작별 인사를 나눈다는 과학수사관들은

매일 죽음을 마주침에도 불구하고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슬픔이 몰아칠 때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성적인 외상후스트레스 탓에 당시 사진이나 서류를 

찾아보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없음을 다행이라 여겨야 하는지,

슬퍼해야 하는지 고민하곤 한다는 말에 먹먹해졌다.


실낱같은 단서라도 찾기 위해 사소한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고 

혼신의 힘을 다하는 과학수사관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함이 느껴지는 책이었다.

#현장과학수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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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학교 - 세상을 품은 학교의 시대가 온다
함돈균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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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초연결성을 지닌 아날로그적 인간이 추구하는 세상을 품은 학교의 시대,

평균의 종말 후 맞이할 미래교육에 대한 실천적 방향을 제시하는 교육서이다.

초연결 학교는 인문과 기술, 인문과 예술, 정신과 물질, 배움과 삶,

교실과 공동체, 학교와 사회, 학교와 일터, 로컬리티와 국제적인 것을 

긴밀하게 연결시켜 보려고 했던 몇 가지 실험들과 전 세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적 도전 사례를 분석한 문학평론가이자 인문학자인 저자가 제안하는 학교 개념이다.

입시 명문학교 수업을 들으며 '대체 이 공부가 좋은 삶을 살아가는 데 무슨 관련이 있는 거지?'

라는 회의감이 들었던 저자가 배움과 삶, 학교와 사회 간의 불일치를 해소할

미래학교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스탠퍼드 대학 학생들이 전기가 들어가지 않아 우물의 물을 퍼올릴 수 없는

남미의 오지 마을에 혁신적인 전기모터펌프를 만드는 프로젝트를 했다.

별도의 추가 시설 없이 전기를 간단하게 발전시키면서

아이들의 건강과 놀이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기획하에

어린이 공동 놀이터의 회전목마가 탄생했다.

아이들 스스로 회전목마를 발로 돌리며 놀 때, 그 힘으로 터빈이 돌아가는

모터펌프시설을 개발한 학생들은 기뻐했다.

하지만 그 지역 여러 현장 놀이터에 설치하고 나서야

학생들은 그들의 프로젝트가 실패했음을 알고 크게 당황하게 된다.

아주 어린 나이부터 커피농장, 사탕수수 농장, 목화 농장의 노동자로 

일을 해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놀이터를 이용할 시간도 없고,

배가 너무 고파서 놀이 기구를 돌릴 육체적 에너지도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프로젝트의 창의성 못지않게 사회 혁신적 교육 프로젝트는

그 문화에 대한 이해와 수용력, 열린 마음과 체력을 기르는 것 또한

공부의 중요한 일부가 됨을 보여주는 웃픈 사례이다.

삶의 현장성을 전혀 모르고, 삶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최첨단 부자 나라 교실의 배움과 앎은 현실과 한참 동떨어져있었던 것이다.


대도시의 중심부를 제외한 우리나라 소도시나 농어촌 지역 학교에

이미 교실 구성원 상당수가 다문화 구성원이지만,

한국 사회는 그런 학교를 국제 학교나 글로벌학교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뼈 때리는 지적에 마음이 아팠다. 글로벌은 역설적이게도 다문화를 빼고

남은 여집합을 뜻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 참 서글펐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글로벌, 국제, 세계시민이 현실과는 분리된 채

따로 노는 학교 현장에서 세상 자체가 다양성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인정하지 않고

허구와 인종주의에 가까운 문화적 다양성을 상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되는 대목이었다.

인종주의적 편견과 시장주의적 관점으로 가득 찬 글로벌의 온전한 의미가

지구시민성임을 상기하고, 지구적 삶의 실제성을 연결하는 것 또한

미래학교에 꼭 필요한 덕목이다.


미네르바 대학이 대중적으로도 가장 노출도가 높은 미래학교이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는 이유는 학교를 세상과 연결시킨다는 컨셉을

교육과정 전체에 유기적으로 실현시켰기 때문이다.

자기를 위한 학교가 아니라 세계를 구하기 위하여,

세계를 지키기 위한 비판적 지혜를 양성한다는 모토대로

세계와 학교, 학생을 시대의 방식에 맞게 가장 적절하게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 설계되어 있다.

캠퍼스가 따로 없고, 샌프란시스코에 아주 작은 규모의 헤드쿼터가

있을 뿐인데 세계 7개 도시에 기숙사를 갖고 있다.

지역 기반의 맥락화 학습, 다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몰입학습을 통해 삶에 실제 참여할 수 있는 시야와 삶, 기술을 확보하게 된다.

1학년 때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역동적 사회 트렌드와 혁신적 비즈니스 환경 및

활동을 경험하고, 2학년 때는 서울과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분단 사회,

사회적 분열, 식민지 피지배의 뼈아픈 현실을 경험한 나라가 

엄청난 고도성장과 문화적 복합성 및 역동성을 발취하는 이유를 탐구하고,

3학년 때는 베를린과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전쟁과 극심한 국가 및 사회 분열을

경험한 국가에서 성장과 폐허의 경험을 동시에 지닌 도시에서 탐구하고,

4학년 때는 런던과 타이페이에서 경제적, 문화적 역동성을 경험하며 학습한다.

기존 학교의 전형적 관념 자체를 지워버리고 세상 속에 학교를 구축한

미네르바 대학은 그야말로 혁신적이다.

건물-캠퍼스-부동산을 유지하는데 쓰이는 막대한 비용을 없애고,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직접적으로 향상시키는 일에만 집중 투자해야겠다고

가상성의 원천인 물리적 교실을 없앤 것이다.

교사와 교실이 없어도 학교는 건재하며 학생은 수동적 학습자가 아니라

주도적 학습자임을 잘 보여주는 파격적인 모델이라 

학생이 자기만의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고 실천하는 데 필요한 역량과

사회적 연결의 경로를 가이드하고 제공하는 연결 플랫폼만으로

수준이 다양한 학생들을 모두 관리할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연결학교  #미래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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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비밀 양육원 오늘의 청소년 문학 44
장경선 지음 / 다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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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역사지만 잘 몰랐던 폴란드로 보내졌다 어느 날 갑자기 북한으로 송환된 전쟁고아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의미 있는 역사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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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비밀 양육원 오늘의 청소년 문학 44
장경선 지음 / 다른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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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폴란드 가기였다고 한다. 그 이유는 

<안네의 일기>를 쓴 안네의 숨결이 깃든 오시비엥침(아우슈비츠)과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폴란드로 위탁된 북한 고아들이 

살았던 양육원이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6.25 전쟁이 한창일 때 북한은 전쟁고아들을 사회주의 국가였던

폴란드, 체코, 헝가리, 소련,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으로 보냈는데

그중에는 남한 출신의 고아들도 있었다고 한다.

북한이 전쟁고아들을 위탁했다고 해서 아동 노동자로 부당한 취급을 받았나,

왜 비밀 양육원이지 하는 불신의 마음에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읽고 나니 그런 생각을 한 게 너무 미안할 정도로 폴란드인들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펴주었다. 

2차 세계 대전 중 나치 독일로부터 학살을 겪었던 폴란드는

전쟁의 여파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너무 많은 고아를 받아들이면

국민의 원성을 사게 될까 두려워 일부 비밀 양육원을 운영했다고 한다.

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로 상처를 입었던 폴란드의 어른들이

부모와 가족을 잃은 북한 아이들에게 눈을 맞추고 따뜻한 웃음과 부드러운 말로

아이들이 전쟁에서 입은 상처를 치유해 줘서 너무 감사했다.


한나 역시 위탁 가정의 부모를 마마, 파파라 부르며

정말 가족처럼 사랑으로 잘 지냈는데 8년이 지난 1959년 어느 날 

갑자기 송환 명령을 받고 북한으로 돌아가야만 했을 때

정든 마마와 파파와 헤어지고 싶은 아이가 누가 있었을까 싶어

가슴이 아팠다. 그렇게 사랑을 받고 살았던 아이들이 북한에 돌아가서

잘 적응했을까도 걱정되고, 폴란드에서 그들을 그리워해도 소식도

제대로 주고받지 못하니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

마음이 더 아팠다.


폴란드 양육원에서 매일 사상 교육 시간마다 신을 섬기는 일은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라 엄벌에 처해진다고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도,

그들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마와 파파나 선생님이 준 

묵주나 십자가를 그 어떤 아이가 조국을 배신하는 행위라 생각할까?

전쟁 중이었던 조국을 대신해 자신들을 맡아 준 폴란드에 항상 감사하라며

위탁 가정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일손을 보태라고 하면서도

폴란드인이 준 묵주나 십자가 목걸이를 발각하면 엄중한 처벌을 내리니

북한의 지도자들도 참, 사상이라는 게 참 무서운 것 같다.

폴란드는 고맙지만 폴란드는 나라 전체가 하느님이란 신을 믿는데,

신은 나약한 인간이 만들어 낸 창조물일 뿐이니 관련돼 그 어떤 것도

만지지도 말고 몸에 지니지도 말라니, 

아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라나길 기도드리는 마마와 파파의

진심을 아는데 그게 제대로 교육이 될 수가 없을 텐데 말이다.


한나의 위탁부모만 해도 본래는 양육원 가까이에 살았는데

폐렴 걸린 한나를 위해 소나무가 우거진 곳으로 이사할 정도인데,

그렇게 사랑으로 아이를 진심으로 대하는 부모들을

어떻게 단순히 일손 돕는 비즈니스 관계로만 대할 수 있겠는가,

아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어른의 진심을 본능적으로 느끼는데 말이다.

전쟁에서 고초를 겪은 한나의 위탁부모들은 전쟁이 아니었다면

우리와 음식을 나눠 먹고 수다를 떨며 사랑을 나누었을 

죽은 사람들이 놓쳐 버린 사랑을 기억해야 한다며

돌멩이 탑을 쌓는 분들이셨다. 격전을 치르다 죽은 군인들에게

신의 자비가 머물기를 빌며 돌멩이를 벙커 가장자리에 놓고 기도하는

분들이 너무나 급작스러운 전원 송환이라는 국가의 명령에 

얼마나 황망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한나처럼 고향이 북한이 아니라 남한인 아이가

북한으로 송환되었을 때 얼마나 걱정되었을까

참 잔인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쟁으로 북한과 남한이 분단되었으니 한나는 남한으로 돌아갈 수도 없으니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가족을 영영 만나지도 못할 것이고,

혹 남한과 연관된 작은 끈 때문에 고초를 겪게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한나가 사랑한 현수 오빠도 남한이 고향이다.

조국에 노벨 물리학상을 안겨 줄 사람이라 칭해질 정도로 똑똑한 현수 오빠는

송환되면 여동생 귀덕이의 소원을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국가의 명령을 어기고 도망치기로 한다.

귀덕이가 죽으면서 남긴 마지막 소원이 고향 집에 가는 거라서

귀덕이가 묻힌 무덤의 흙을 경기도 파주군 두포리 235번지에 묻어줘야 한다며,

한나를 사랑하지만 헤어짐을 택한다. 

자신의 모든 걸 걸고 현수가 남한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을까,

현수가 한나를 만날 수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현수와 한나가 또 있을까 

우리의 역사지만 잘 몰랐던 폴란드로 보내졌다 어느 날 갑자기 

북한으로 송환된 전쟁고아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의미 있는 역사소설이었다.


#소설  #전쟁이야기  #폴란드의비밀양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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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작은 것들로 - 장영희 문장들
장영희 지음 / 샘터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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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 살 때 소아마비로 두 다리의 자유를 잃었지만,

기동력 없는 딸을 위해 눈이 오면 눈 위에 연탄재를 깔고

비가 오면 한 손으로는 딸을 받쳐 업고 다른 한 손으로는 우산을 든 채

딸의 길과 방패가 되어 주신 억척스러운 전사였던 어머니의 

무한한 사랑으로 세상을 향해 사랑과 희망을 전달했던

장영희 교수님의 문장을 오래간만에 다시 보니 너무 반가웠다.

장영희 교수님의 아름다운 문장을 통해

이 세상을 향한 장영희의 사랑과 장영희를 둘러싼 세상의 사랑을 동시에 읽을 수 있다는

추천의 말이 100% 이해되었다.


장영희 교수님은 사랑에 관한 명문장 중 최고의 것으로

<논어>에 나오는 "애지욕기생,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그 사람을 살게끔 하는 것이다"

를 꼽았다고 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 사람이 살아 낼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해낼 수 있는 불굴의 용기, 사랑받는 자의 의무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 것임을

존재 자체로 증명해낸 장영희 교수님의 밝은 미소가 그리워지는 책이다.


겨울이 지나면 또 봄이 오는 것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작은 풀 한 포기도 이 세상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음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나무와 풀도 삶과 사랑이 치열했던 만큼 미련도 남고 아쉬움도 많겠지만

생명과의 이별을 저마다 순명으로 받아들인다. 온갖 시련에도 다시 추스르고

일어나 열매를 맺고, 마침내 스스로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 

아름답게 떠나고 또 다른 생명의 거름이 되는 모습이 숭고해서

마지막까지 아름답게 살아가 보자고 마음을 다잡게 된다.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에서 이렇게 물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그의 답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고,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일이다."

였다. 언제 들어도 멋진 답이다.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된다.


모든 삶의 과정은 영원하지 않다.

견딜 수 없는 슬픔, 고통, 기쁨, 영광과 오욕의 순간도 어차피 지나가게 마련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명이 있는 한 고달픈 질곡의 삶에도 늘 희망은 존재한다.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은 늘 존재한다며,

넘어져서 주저앉기보다 차라리 다시 일어나 걷는 것이 편한다면서,

자신이 많이 넘어져 봤기에 자신이 조금 더 좋은 사람이 되었다고 확신한다며

넘어질 때마다 번번이 죽을 힘을 다해 일어나라며

힘내라며 용기를 주는 장영희 교수님의 말씀을 외면할 수가 없게 된다.

그분이 얼마나 용감하고 의연하게 열심히 살아왔는지를 알기에

감히 그 사랑과 희망과 용기를 내칠 수가 없다.


사랑과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다면 꼭 읽어보길 강추한다.


#삶은작은것들로  #장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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