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유전자를 춤추게 한다 - 호모 사피엔스의 눈부신 번영을 이끈 유전자·문화 공진화의 비밀
장수철 지음 / 바틀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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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K팝이 세계적으로 사랑받게 된 이유를

진화론의 최전선 가운데 하나인 유전자 문화 공진화론을 통해 풀어내며

실제 유전학 연구를 바탕으로 문화와 생물학의 교차점을 알려주는

아주 유익하고 흥미로운 책이었다.

K팝이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친숙한 멜로디와 리듬에 결합한

춤이다. 여럿이 같은 동작의 안무를 보여주는 칼군무는 K팝의 상징처럼 여겨진다.

엘비스 프레슬리의 개다리춤부터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까지 팝 음악에도

춤은 존재했지만, K팝 아이돌그룹의 칼군무는 조금 다르다.

칼군무는 수많은 관객이 따라 하면서 강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함께 칼군무를 추면서 우리는 옛 조상들이 집단적으로 사냥을 할 때나

다른 부족과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일 때처럼 아드레날린과 옥시토신이 분비되어

흥분과 감정의 고조를 느끼게 된다. 수렵채집 시절의 동시적 집단행동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관람하며 응원 구호를 외칠 때도 나타난다.

인류가 수렵채집 시절에 집단을 이루어 사냥할 때부터 진화한 일체감이

같은 문화적 선호를 지닌 이들과 집단을 이루는 일체감 속에서

사람들이 얻는 안도감과 든든함의 연대 의식으로 표출되는 것이다.

요리를 만들고 즐기는 동물인 인간은 음식을 익혀서 먹는다.

불을 사용한 조리는 먹거리 성분의 구조를 변화시켜 소화와 영양 섭취를

용이하게 만들었고 이에 맞춰 몸의 구조도 많이 바뀌었다.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들은 음식을 조리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섭취한다.

자연 상태와 달리 조리 과정에서 영양소가 파되되니

자연적인 것이 더 좋다며 자연 그대로 섭취하자며 생식을 주장하기도 한다.

하지만 음식을 불로 익히면서 건강을 해칠 수 있는 많은 병원체를 제거하고

식물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든 여러 독소 화학 분자를 변형시키며,

열량의 밀도가 커져서 날음식보다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칼로리를 얻게 된다.

생물학적 특징에 의해 특정 문화가 출현하고 이 문화가

인간의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게 작용하게 하여 유전자가 변한다.

유럽 왕족들이 고귀하고 순수한 혈통을 지키기 위한 근친혼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근친교배의 실험 기록을 후대 과학자들에게 남겨 주었다.

입을 똑바로 다물기 힘들 정도의 주걱턱을 가진 합스부르크 왕가,

혈우병을 물려준 빅토리아 왕조 등의 사례를 통해 근친혼 문화는 사라졌다.

과학과 의학의 영향으로 여성 할례의 부정적 영향이 널리 알려졌음에도

여전히 할례가 여성성을 증가시키고 결혼 전 성적 방종 억제를 위해

필요하다며 지켜나가고 있는 문화권이 있다.

건강과 성생활 모든 측면에서 백해무익할 뿐 아니라 출산 때 과다 출혈과

사산의 위험성도 크다. 202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개 국가에서

2억 3000만 명 이상의 여성이 할례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로 인해 유발된 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만 매해 2조 원에 육박하는

경비가 필요하다니 놀라웠다. 과학이 일상이 된 세상에서 아직도

남성 중심의 지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여성의 성적 자유를 억압하기 위한

부적절한 문화가 이어지고 있다니 말이다.

근친혼처럼 생물학적 생존과 번식에 도움이 전혀 되지 않는 문화가

하루 빨리 없어지길 바란다.

할리우드가 지고 K드라마가 뜨는 진화적 이유, 뒷담화의 진화적 이유,

농업 혁명이 바꾼 유전자, 인종 차별에 악용된 우유 등

유전자 문화 공진화론으로 인류의 과거를 해부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는 아주 유익한 이야기가 명쾌하게 펼쳐져서 흥미로웠다.


#문화는유전자를춤추게한다 #유전자문화공진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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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을 해줬을 뿐인데 사람이 달라졌다
제이한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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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공감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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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을 해줬을 뿐인데 사람이 달라졌다
제이한 지음 / 리프레시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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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단순한 칭찬이나 격려를 넘어 상대방의 가치를 존중하고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인정을 통해

상대방의 마음을 열고 행동을 변화시키는 공감의 기술을 알려주는 책이다.

단순한 피드백이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속적인 동기 부여를 하는 인정은

진심, 구체성, 공감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잘 했어"라는 단순한 칭찬하는 것보다

"네 세심한 준비가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끈 결정적 요인이었어.

네 덕분에 훨씬 수월하게 진행될 수 있었어."라고 상대방의 노력과 가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표현하면 자신의 기여를 인정받았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칭찬은 결과 중심이고, 즉각적 만족을 주지만,

인정은 과정과 본질을 존중하고, 장기적 신뢰와 성장을 이끈다.

단순히 결과만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고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과도한 칭찬은 부담스러운 반면 인정은 자존감과 효능감을 높인다.

누군가로부터 진심 어린 인정을 받으면 보상과 학습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분비된다.

긍정적인 기억을 저장하고 비슷한 성취를 반복하려는 동기를 갖게 되는 긍정적 피드백 루프가

개인의 성장과 지속적인 발전을 촉진하게 된다.

인정은 신뢰의 호르몬이라 불리는 옥시토신의 분비도 촉진한다.

"네 의견 덕분에 회의가 더 원활하게 진행됐어."라고 고 인정받으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질 뿐 아니라

팀워크와 협력의 질이 향상된다.


실수가 발생했을 때 질책하기보다 이를 성장의 기회로 삼도록 유도하는 태도가 매우 중요하다.

잘못된 점을 지적하기보다 앞으로 개선할 방향과 배운 점을 강조하는 게 더 효과적이다.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개선 가능성을 강조하면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실패를 새로운 시도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불가피한 결과 중 하나이고,

성장 과정의 일부로 인식하는 태도도 중요하다.

큰 혁신에는 필연적으로 실패가 따른다며 성장 마인드셋을 강조하며

실패를 개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성취뿐만 아니라 노력과 태도를 함께 인정하면 실패했을 때에도 자존감이 유지되어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다.


막연한 칭찬이 아닌 구체적인 노력과 성과를 언급하고,

실패를 성장의 기회로 보고 단순한 위로가 아닌 발전 가능성을 함께 제시하고,

자율성 와 독립성을 존중하며 동기를 부여하고,

사소한 성취도 인정하고 격려하여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하고,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감사를 전달하는 인정 표현의 중요한 원칙을 배울 수 있어

아주 유익하였다.


#인정을 해줬을 뿐인데 사람이 달라졌다 #인간관계 #공감의기술 #인정

#리프레시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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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을 위한 산책 - 헤르만 헤세가 걷고 보고 사랑했던 세계의 조각들
헤르만 헤세 지음, 김원형 옮김 / 지콜론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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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자 헤르만 헤세에게 젊은 날의 여행은 인간 본질에 대한 탐색이자 자신을 마주하는 여정이었다.

노년에 이르러 모든 방랑과 여행이 사실은 현실 도피,

그가 발 딛고 있는 시대, 기술과 돈, 전쟁과 탐욕이 지배하는 세계로부터의 도피였다고 고백했다.

목표를 향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여정 자체를 살아가며 스쳐 지나가는 풍경과 우연한 만남과

찰나의 아름다움을 놓치지 않았던 헤세와 함께 걸으며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살아내는

방랑자의 마음을 전하는 책이었다.

헤세에게 나무는 늘 가장 인상적인 설교자였다는 대목이 인상적이었다.

나무가 무리와 가족처럼 모여 살아가는 모습은 존경스러울 정도이다.

나무의 나이테와 옹이 속에는 모든 투쟁과 고통, 질병, 행복과 번영이 충실히 기록되어 있다.

가장 단단하고 고귀한 목재는 가장 좁은 나이테를 가지고 있다.

우리보다 더 긴 삶을 보낸 나무가 들려주는 고요한 생명의 교훈에 귀 기울이면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들여다보게 된다.

젊은 시절 갔었던 장소를 나이가 들어 다시 가게 되면 감회가 새롭다.

헤세는 어디를 가든 모든 곳에서 과거와 자신의 얼굴과 본질이 자신을 바라본다고 했다.

과거에도 같은 풍경을 보았던 자신의 모습을, 서른이 되기도 전에 배낭을 메고

즐겁게 무더위 속에서도 수 km를 걸었던 자신과 마주하고, 나이가 들어가면서

변해가는 내 모습을 새삼스럽게 떠올리며 기억과 망각을 함께 발견하게 된다.

잊힌 것과 버려진 것들, 기억에 남은 것들과 마주하는 순간

잊을 수 있다는 것이 충분한 위안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모든 노인은 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더라도 과거를 찾고 있다고 한다.

새로운 형태의 과거를 재발견하는 방식으로 수십년 후에

예전에 더 젊고 다른 모습으로 알고 사랑했던 사람을 만나게 된다.

이미 지나간 모든 것들을 고칠 수 없다는 사실이 서글플 때도 있다.

헤세는 특히나 평화로운 세계가 붕괴되고 전쟁을 겪은 세대라

자신이 살던 아름답고 유희적이던 세계가 공포의 장소로 변하는

전쟁의 잔혹함을 경험했기에 그 시대로부터 벗어나고 싶어했다.

자신의 시대와 갈등을 겪는 사람은 시대로부터 도피하거나 투쟁한다.

삶의 야만성과 빈곤함에 대한 마음의 저항을 여행을 통해 흘러가게 한

헤세의 여행, 방랑을 위한 산책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헤르만헤세 #방랑을위한산책 #헤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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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은 오래 머물지 않아서 아름답다 - 제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작품집
이생문 외 지음, (사)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엮음, 나태주 해설 / 문학세계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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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65세부터 100세까지, 전국의 시니어가 투고한 8500여 편의 응모작 중에서

김종해, 나태주, 김수복 시인에 의해 엄선된

'제 2회 어르신의 재치와 유머 짧은 시 공모전' 수상 작품집이다.

시간이 만든 깊이와 지혜가 담긴 77편의 짧은 시는

그야말로 연륜이 만들어낸 촌철살인의 극치였다.

시니어들의 풍부한 삶의 경험과 깊이 있는 통찰을 이렇게 짧은 시 속에 담을 수 있구나

놀라울 때도, 눈물이 찡할 때도,꾸임없는 솔직함에 웃음이 나기도 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깊은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대상은 이생문(73세) 어르신의 <저녁노을> 이란 시였는데 딱 세 줄이었다

"저렇게 지는 거였구나

한세상 뜨겁게 불태우다

금빛으로 저무는 거였구나"

일출과 일몰의 느낌은 좀 다르게 다가온다.

일출은 해가 뜨고 나면 금방 자리를 뜨게 되는 반면 일몰은 한참을 보게 되고

자리를 쉬이 뜨지 못하는데 아마 저런 감정때문이었구나 싶은 것이

일몰을 볼 때 이생문 어르신의 시가 떠오를 것 같다.

정남순(77세) 어르신의 <무슨 소용 있나> 도 가슴이 찡한 것이 기억에 남았다.

"고기는 있는데 치아가 없다

시간은 있는데 약속이 없다

자식은 있는데 내 곁에 없다

추억은 있는데 기억이 없다"

전형수(77세) 어르신의 <거짓말>을 읽으니 부모님들의 모습이 그려져 슬펐다.

"문안 전화 받으면서

나는 잘 있다

느그나 잘 있거라

수화기 내려놓으면서 아이고 죽것다"

유임순(73세) 어르신의 <불공평>을 읽으면서는 많이 반성하게 되었다.

"내 집은 제멋대로

드나들면서

즈덜 집은

꼭 연락하고 오라네

자식 농사 밑졌다"

새가 남긴 발자국을 보며 세상에 남길 내 발자국이 두렵다는 어르신의 시,

남들이 공짜로 다닐 때는 부러웠던 경로 우대증이 자신의 차례가 되고 나니

반납하고 싶다는 어르신의 시,

아이는 어디서 왔는지 묻는데 노인은 어디로 가는지 묻는다는 어르신의 시,

동이 트면 이것 달라 저것 달라 바빠지는 남편 입도 괜찮다며 고향의 장닭처럼

우렁차게 울어달라는 어르신의 시,

눈감는 것과 눈을 감는 것은 다르고, 듣는 것과 들어 주는 것도 다르다는 어르신의 시,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는 박씨 남편이 사랑과 정성으로 내려주는 스타박씨 커피라는

어르신의 시...짧은 몇 줄에 담긴 평생의 지혜와 유머가 강한 여운을 남겼다.


#어르신의재치와유머짧은시공모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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