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속 재미있는 과학 이야기
이재인 지음 / 시공사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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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우리반에는 유난히 건축학과에 가고싶어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그냥 가고 싶단다... 건축 분야가 매력적인가? 하긴 지은이의 말처럼 건축 환경을 떼놓고 우리의 삶을 생각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도시의 브랜드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것도 건축물이긴 하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파리 에펠탑, 상하이 동방명주처럼 우리가 여행을 할 때 이색적인 건물에 매료되니 말이다.
직업병이라서 그런지 그냥 가고 싶다는 우리 반 녀석들에게 건축에 대해 뭔가 한마디는 해줘야하겠다는 생각에 의무감으로 읽기 시작했다. 교과서 과학 원리가 쏙쏙 들어있다해서 건축물 설명에다가 약간의 과학적 설명만 더해졌을 줄 알았는데 이거 기대이상이다.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뿐만 아니라 역사, 문학, 환경학, 동서양의 만남 등 정말 간학문적이고 통합적인 시선이 딱 내 스타일이다. 엄마가 아들에게 친절히 설명해주는 방식이라 너무 쉽고 적절한 비유에 감탄하게 되는 대목도 참 많았다.

1. 바람을 잡자; 굴뚝 효과와 먼로 효과
굴뚝 효과과 먼로 효과를 이야기하면서 자연 바람을 지킬 박사, 난기류를 하이드로 표현하니 이해가 정말 쉬웠다. 바람탑 실제 사진과 간단한 단면도를 함께 제시하면서 아주 쉽게 설명해주니 정말 이해가 잘 되었다.
2. 투명한 프라이버시; 빛의 굴절과 반사
빛의 굴절, 전반사...파동과 함께 아이들이 제일 싫어하는 물리 단원이 빛이 아닐까? 
입사각 반사각을 들어보지 않은 아이들은 지루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약간의 배경지식만 있으면 오히려 도전적일 수도 있겠는데...혹 과학을 딱딱한 학문으로 오해하는 아이에게 밝은 보름달 빛, 바하의 푸가의 기법(예술), 성 베드로 성당, 타지마할, 거울의 공통점을 물어보는 것은 지은이의 배려일까?
3. 상누각; 지내력 
사상누각이 거짓일까 아닐까? 사상누각인 메이덤 피라미드의 미스터리만 제외하고는 지내력 때문에 사상누각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에서 모래의 성질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4. 엘리베이터가 궁금하다; 장력
하루에도 몇 번 타게 되는 장치지만 그 원리는 생각해보지 않고 무심하게 지나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엘리베이터를 통해 도르래와 장력에 대해서, 엘리베이터가 추락할까봐 불안해하는 사람들에게 자동차의 안전벨트가 힘을 주어 확 잡아당기면 당겨오지 않는 것처럼 추락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 도르래가 멈춰 낙하를 방지한다는 친절한 설명
5. 화장실 악취를 물리치고 당당히 입성하다; 사이펀
화장실 변기의 원리 그리고 조선 시대 거상 임상옥이 늘 곁에 두고 가득 채움을 경계했다는 계영배의 원리 재미있다.
6. 흔들리는 건물; 진동
높은 건물에 바람의 흔들림 주기를 바꾸어주는 하중 창지인 댐퍼가 있는 이유. 유명한 타코마 다리의 공명에 대한 이야기
7.건물도 내복을 입고 있어요!; 단열, 열의 이동
전도, 대류, 복사 이야기
8. 아트리움은 왜 따뜻할까?; 온실 효과
벽면 녹화와 지구 온난화, 불편한 진실, 가이아 이론까지
9. 건물의 형태를 결정짓는; 소리
아기 초음파 사진이 소리로 사진을 찍은 것이란 걸 왜 생각 못했을까? 경기장 음악 전문 공연장에 숨겨진 음장의 특이 현상
10. 온고지신; 캔틸레버
인간은 누구나 실패한다. 
11. 백색 테러; 백화 현상
왜 선조들이 흰 옷을 즐겨입었는지부터 갯녹음 현상, 건물에 피는 버짐까지.
12. 땅을 흔드는 손; 지구의 대륙판
지진과 지구 구조
13. 건축가의 처방; 팽창과 수축
익스팬션 조인트, 샤를의 법칙
14. 독수리의 교훈; 사이클로드
파스칼이 선택한 사이클로드 곡선이 중력 상태에서 물체가 가장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이라나? 기와 골의 빗물이 빠르게 아래로 내려가 목조 건물의 내구성도 보장받게 지붕 처마선을 사용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로움에 감탄
15. 땅은 알고 있다; 지표 변화
유명한 피사의 사탑처럼 첨성대도 기울어지고 있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네...
16. 최소 명적, 최소 공간?; 호흡 기적
물 좋고 산 좋은 곳에 늘 정자가 있을 수 없으니 사륜정자를 설계했다는 이규보의 아이디어
17. 은행문은 왜 안쪽으로만 열리는 걸까?; 문의 행동과학
미닫이문, 안여닫이문, 밖여닫이문에 그런 깊은 뜻들이 있었던거야?
18. 음, 양/플러스, 마이너스; Yin, Yang
우리나라 무덤을 보고 한국 사람들은 앉아서 죽나요라고 물었다던 외국인. 그렇구나. 우리는 너무나 당연하게 미처 생각하지도 않고 지나쳐버리는 일들이 참 많구나...

열린 사고, 건축에 대한 생각에서 이렇게 가지를 뻗어 요목조목 생각해볼 수 있다니 정말 재미났다. 실제 사진과 간단한 단면도를 함께 제시해 정말 건축에 대한 문외한이  읽어도 전혀 부담없는 쉽게 잘 쓰여진 책인 것 같다. 뭐 군데 군데 어려운 수식과 그래프와 법칙들이 있긴 하지만 뭐 친절하게 풀이해준 설명은 쉬우니까 아이들에게도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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