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의 언어 - 소리, 몸짓, 냄새로 소통하며 진화해 온 생물들
롭 던 지음, 송근아 옮김 / 흐름출판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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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인간은 수천 가지에 달하는 상리공생 파트너들에게 의존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존재답게 행동하지 않는다는 말에 반성을 많이 하게 되는 책이었다.

상리공생 관계들을 잘 돌봐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당연한 의무를 외면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세상에 인간이 홀로 존재하는 것처럼,

세상의 다른 생명들과 동떨어져 우리만의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행동하는 것은 망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 책은 상리공생과 덜 외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한 행동 지침서이다.

우리 주변의 다른 종들에게 귀 기울이고, 접촉하고, 냄새 맡고

함께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자는 호소문이라

다른 종들과 상리공생으로 협력해 온 방식이나

협력할 수 있는 여러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

​

문화적 또는 감각적 편향 때문에 경쟁이나 포식, 전쟁 같은

부정적 상호작용에 과학자들이 집착했었다는 사실이 인상적이었다.

서구 과학자들이 세계 대전을 겪지 않고 평화로운 시대를 살았더라면

다른 생물종들 간의 전쟁에 주목하는 전투적 사고에 몰두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유럽과 미국의 과학계가 오랫동안

부정적인 상호작용 현상을 연구하고 부각시켰지만,

사실 눈에 띄지 않았을 뿐 상리공생이 훨씬 더 많다.

​

성심당 무화과시루의 인기에 힘입어 무화과의 수분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알게 되었는데, 더 자세히 알게 되니 재미있었다.

무화과는 박쥐나 새와 같은 다른 씨앗 확산자에 의존하는데,

꽃가루를 옮기는 말벌에도 의존한다.

이 말벌은 아가 오니 더, 무화과 좀 벌이라 불린다.

무화과 꽃은 시코니움이라 불리는 구형 구조 안에 자리 잡고 있다.

무화과의 수분 방식은 무화과와 말벌 종에 따라 달라진다.

어떤 무화과 종은 수컷과 암컷 시코니움이 따로 존재하고,

어떤 종은 모든 시코니움이 자웅동체라고 한다.

어떤 무화과좀벌은 꽃가루를 우연히 퍼뜨리지만, 어떤 종은 적극적으로 수행한다.

모든 시코니움 안에 수십에서 수백 개의 꽃이 들어 있고,

이 꽃들은 씨앗을 맺을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시코니움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오스티올으로 불리는 아주 작은 구멍 하나뿐이다.

이 구멍으로 들어올 떄 날개를 떨어뜨린 말벌은 다시는 날지 못하게 된다.

시코니움 안으로 들어온 암컷 말벌은 일부 꽃을 수분시키고, 다른 꽃에는 알을 낳는다.

알은 유충이 되고 다시 성충이 된다. 성체 수컷 말벌은 먼저 깨어나 아직 꽃 속에

감싸여 있는 날개 달린 암컷과 짝짓기를 한 후 시코니움 밖을 나가는데

이 구멍은 암컷 말벌과 그 날개까지 빠져나갈 만큼 넓다.

침팬지가 무화과를 한 입 베어 물때 이 복잡한 생물학을 함께 베어 무는 것이라고

생각하니 신기했다. 침팬지 배설물 속에 무화과와 무화과좀벌,

무화과좀벌을 공격하는 기생충의 DNA 도 들어 있다.

무화과나무의 수분을 열심히 돕지 않은 무화과좀은 대가를 치른다.

무임승차자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다니 것 또한 무척 흥미로웠다.

수분되지 않은 시코니움을 어미 말벌과 새끼 말벌이 들어 있는 채로 떨어뜨린다니

자연은 협력적이면서도 잔혹하고 냉정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

인간과 자연 사이의 가장 오래된 대화법, 상리공생에 대해 알면 알수록

더 겸허해지는 느낌이었다.

​


#공생의언어 #롭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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