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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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6.25를 육쩜이오라고 읽을 정도로 역사에 무관심하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이가 없다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나 역시도 일제 강점기, 6.25 , 민주화 항쟁 등 우리의 역사에 대해서

제대로 아는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민 2세대 작가인 크리스털 하나 김의 <네가 나를 떠나면>을 읽으면서

그 시대를 살아냈던 사람들이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해미의 어머니는 35년 일제강점기와 2차 세계대전에서도 살아남았기에

우리는 외세에 의해 우리 한국이 분단되는 것도 견뎌냈으니,

과거의 불행에 비하면 우리끼리 조금 다툰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될 거라고 믿었다. 그런 어머니의 말을 믿으며,

폐병을 앓는 동생 현기의 숨소리가 안정되면 고향 친구 경환이랑

진탕 취하도록 술을 마시며 매일 밤 어울리는 해미의 모습에 조마조마했다.

그런 흉흉한 시대에 야밤의 그들의 취기 어린 행동이 의아스러우면서

문득 영화 <바르샤바 1944>가 생각났다. 기존의 전쟁영화와는 다소 다른 영상미에

처음에 놀라면서도 너무나 아름다운 영상미에 더 잔인함이 전해지면서

전쟁 중에서도 청춘들은 사랑을 했겠구나를 새삼 깨닫게 되었던 영화였다.

전쟁 중에 유년기를 보낸 사람도 있을 테고, 청년기를 보낸 사람도,

그리고 질투와 시샘으로 얼룩진 풋사랑도 있었을 테니라며

두 청춘의 로맨스가 펼쳐질 줄 알았는데 다소 무거운 K-디아스포라였다.



해미가 사랑하는 경환을 선택했더라면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었을까에 대해서도

대답을 할 수 없었다. 해미는 경환이 아니라 더 안정적이고 믿을 만한 경환의 사촌 지수 형을 선택했다.

이기적이고 똑똑했던 해미의 선택이 결국 모두를 파멸의 길고 이끈 것일까?

지수가 질투심에 불타지 않고, 아들에 집착하지 않고, 딸들이 살아갈 시대는

여성도 한 인격체로 살아갈 세상으로 만들기 위해 아내를 사랑해 주는 좀 더 자상한 남편이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잘 모르겠다. 그 똑똑하고 당돌했던 해미가 왜 설명할 수 없는 분노 속에서도

그녀를 핍박하는 시대에 맞서지 못했을까, 왜 강으로 들어가는 선택을 했는지 안타까웠다.

정말 해미가 무자비하고 변덕스러운 여자라서 지수와 경환이 한 여자에게 사로잡혀

서로를 불행하게 만든 것일까? 1951년 배가 너무 고픈 고작 16살이던 해미와 경환이

그들의 사랑이 이끄는 대로 용기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서 그 누구도 비난하지는 못할 것이다.

"네가 날 떠나면 널 용서하지 않을 거야."라는 해미의 경고는 서로를 향한 것이었고,

그들은 결코 자신들을 용서하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된 것 같다.

그 시절 겁도 없이 경환과 술에 취해 웃고 떠들던 되바라진 계집애였던

해미조차도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닌 여자들의 삶을 강요했던 시대에서

살아갔기에 어쩔 수 없었던 것인지 마음이 먹먹해졌다.

빈 껍데기 같은 어머니의 삶이 안쓰럽지만 고맙기도 했고 어머니가 없었다면

자신이 전쟁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거라고, 어머니가 없었더라면 경환과 결혼해서

가난한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줄곧 싸웠을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해미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비겁한 자신의 선택이었음을,

용기를 내지 못한 자신의 잘못이었음을 더 이상 견디지 못했던 것 같다.

한국전쟁, 피난민, 친척이라도 서로의 가족에게 집착할 수밖에 없던 참혹하고 애달팠던

시대의 보통 사람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장편소설이었다.



#K디아스포라 #장편소설 #한국전쟁 #네가나를떠나면 #크리스털하나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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