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기준을 배움에 두는 순간 성공과 실패는 무의미해지고,
과거 어떤 자리에 있었던 상관없이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해진다.
새로운 것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며 명화를 통해
토닥토닥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책이었다.
마지막 순간까지 만족하지 않고 매일 새로워지기를 꿈꾸었던 화가 24명의 삶과 명화를 통해서
인생을 돌아볼 수 있는 포근한 그림 에세이다.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그림을 그린 화가의 생애를 따라가며
그림 자체를 들여다보고, 그 그림이 나에게 건네는 말을 들여야 보면 된다.
그림 앞에 조금 더 머물라는 의미로 저자가 던져 놓은 세 개의 질문을 보며
그림을 천천히 관람하다 보면 정말 마음이 고요해졌다.
서두르지 않고 매 순간을 음미하는 느린 삶, 텅 빈 시간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로 가득 채워가는
가장 창조적인 순간을 찾아가는 시간을 만날 수 있다.
실제 연구 결과에 의하면, 단지 그림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염증수치가 낮아지고
생물학적으로 1살 더 젊어진다고 한다.
배움 만큼이나 우리를 새롭게 하고 젊어지게 하는 예술을
미술관에 직접 가지 않아도 안방에서 만날 수 있어 부모님 선물용으로도 좋았다.
특히 큰 글씨 책 못지않게 큼직큼직한 글자 크기가 마음에 쏘옥 들었다.
세상을 바꾼 3대 사과가 이브의 사과, 뉴턴의 사과, 세잔의 사과라는 말이 있다.
세잔은 고정된 한 시점이 아니라 사람이 고개를 돌려 여러 곳을 보듯
여러 각도에서 본 모습을 한곳에 담았다. 정지된 화면 속에 시간의 흐름과
시선의 움직임이 함께 담은 것이다. 보이는 것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재해석한 예술적 질서를 구축했기 때문에 카메라의 등장 후 세잔의 방식은 빛을 발하게 된다.
똑같이 재현하는 것이 잘 그린 그림이던 서양 회화는 카메라의 등장으로 막다른 골목에 내몰렸다.
카메라보다 더 똑같이 그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회화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했을 때 세잔의 방식은 해법이 되었다.
대상을 똑같이 그려야 한다는 압박에서 화가들은 구출되었고,
대상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마음껏 재구성할 자유도 얻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