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괴물(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로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을 거머쥔
각본가 사카모토 유지가 또 가슴 묵직한 이야기를 전했다.
합창단 제복 차림의 유카, 미사키, 사쿠라 세 소녀의 리허설장에서
12년 후, 12년이가 같이 있었다며 셋이 함께 어른이 되어서 다행이라며,
항상 함께하자며 서프라이즈 생일 파티를 할 때만 해도
발랄한 여대생들의 사랑과 질투 이야기인가 싶었다.
텐마를 둘러싼 사랑과 우정 사이인지, 풋사랑과 첫사랑 사이에서의 성장인가 궁금했는데,
그녀들의 행동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하고, 지나치는 장면에서 아차 싶었다.
어린이 합창 대회에 칼을 든 소년이 침입했고,
세 소녀는 아무도 자신들을 못 본다 해도 울지 말고 셋이서 평범하게 살아 보자고 했다.
자신들의 세상에서 살아 있었다면 이렇게 지낼 수 있었을까,
평범한 일상을 상상하면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그들의 세계에서 나름 즐겁게 살고 있었던 것이다.
묻지마 범죄로 인해 예고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의 심정을
감히 헤아리기조차 가슴이 미어진다.
살아있는 사람은 살아내야 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에서
그 자식은 때로는 그 모습 그대로, 그리고 상상 속에서는 또 하루하루 커가고 있지 않을까
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할 뿐이다.
어린 생명이 무의미하게 끝나서 안타깝다고 다들 애도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사람들 기억 속에서 희미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희미해질 수가 없다.
텐마는 급식비를 못 내고, 밤에는 베란에서 놀고 늘 혼자인 미사키에게 합창단에 들어오라고 했다.
회비도 없고 노래가 싫으면 음악극 대본을 쓰면 된다고, 음악은 인생을 즐겁게 해주는 거니까,
살아가는 기쁨을 느낄 수 있으니까 미사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자신이 고기만두를 사러 편의점에 간 사이에 마사키가 사고를 당했고,
그 이후로는 피아노를 칠 수 없게 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불의의 사고로 잃은 후,
살아남은 사람들과 죽은 사람들 모두의 짝사랑 세계에 대해
전하고 싶은 마음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되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