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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너이기 때문에 ㅣ 나태주의 인생 시집 3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6년 4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인생 시집 마지막 시리즈는 마흔 인생을 사는 이들을 위한 것이다.
청소년과 청춘을 위해 엄선된 시들도 힘이 되었지만, 마흔 인생을 위한 시들은 더 힘이 되었다.
저성장, 저고용 시대에서 부모 세대보다 처음으로 가난한 세대가 된 80년대생이
고달프고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데, 본래 인생의 마흔이 유달리 고달픈 시기라고 한다.
자기 성장과 완성이 반복되는 것이 인생인데, 부모와 자녀를 동시에 부양하며
자신의 모습을 잃고 살아가다 보니 쉽게 지치게 되는 경향이 있는데
나태주 시인의 시가 큰 위안이 되었다.
이번 시화집에는 프랑스의 신인상주의 화가 앙리 마르탱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아주 섬세하고 화려한 듯 목가적이고, 사랑이 풍부하게 느껴지는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조르주 쇠라와는 다소 다른 점묘법이 밝고 아름답게, 화려하면서도 고즈넉한
독특한 풍광이 펼쳐져서 마음의 쉼이 되어서 특히나 도움이 되었다.
옷장 속에 들어 있는 새로운 옷 예쁜 옷, 잔칫날 간다고 결혼식장 갈 때 입는다고 아끼지 말라고,
그러다 철 지나면 헌 옷 된다는 시인의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진짜 아끼다 똥 되는 경험을 안 해본 것도 아닌데, 왜 그리 아끼고 사는지 반성하게 되었다.
마음속에 들어 있는 사랑스러운 마음, 그리운 마음, 정말로 좋은 사람 생기면 준다고 아끼지 말라고,
그러다가 마음의 물기 마르면 노인이 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좋은 옷 있으면 생각날 때 입고, 좋은 음식 있으면 먹고 싶을 때 먹고,
좋은 음악 있으면 듣고 싶을 때 듣고, 좋은 사람 있으면 마음속에 숨겨두지 말고
마음껏 좋아하고 마음껏 그리워해야 후회하지 않는 법.
얼굴 붉힐 일이 생기던, 눈물 글썽일 일 있다 한들 무슨 대수냐는 시인의 말이 마음에 콕 박혔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바라보다 주는 사람의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이 주인이다. 나아가 생각해 주는 사람의 것이며 사랑해 주는 사람의 것이라는
시인의 말이 공감되었다. 어느 날 한 나무를 정하여 정성껏 그 나무를 바라보면
그 나무도 나를 바라볼 것이며 점점 나의 것이 될 것이다.
그 나무가 나를 사랑해 주기 시작할 것이다.
산을 바라보고, 들을 바라보고 가슴에 품으면 그 모든 것들이 나의 것이 될 것이니
밤하늘의 별들을 우러러보고 그리워해, 그 별도 나를 바라보고 사랑해 주게
온 세상을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했으니
오늘을 믿고 기대한 것처럼 내일을 또 믿고 기대하라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보듬어 껴안아 주라는 시인의 말에
코 끝이 찡해졌다. 조금씩 모자라거나 비뚤어진 구석이 있다면
내일 다시 하거나 내일 다시 고쳐서 하면 되니,
작은 성공을 슬퍼하거나 그것을 빌미 삼아 스스로를 나무라거나 힘들게 하지 말라고,
오늘도 많은 일들과 만났고 견딜 수 없는 일들까지 견뎠다고,
오늘로 충분하니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라는 말이 참 고마웠다.
오늘 하루 실패한 것 같아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나고 자기 자신이 밉고 싫어질 때,
너무 많이 미워하지 말라고, 세상일이란 인간의 길이란
그 무엇 하나도 저절로 저 혼자만의 힘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걸,
여러 가지 일들이 서로 만나고 엉켜서 그리된 것이니,
오늘의 화는 오늘에서 마무리하라고,
내일은 새로운 날 새로 태어나는 날이니 내일 웃는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라고 토닥토닥해주는 시인의 문장이 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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