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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성 도시, 피토폴리스 - 회색 콘크리트를 덮는 초록 혁명
스테파노 만쿠소 지음, 김현주 옮김 / 김영사 / 2026년 3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화해 불가능한 불가능해 보이는 도시와 자연 간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저자는 식물성 도시를 제안하고 있다. 미래에 우리가 도시를 새로 만들든,
혹은 기존 도시를 개조하든 우리의 새로운 서식지 안으로 자연을 끌어들이는 것이다.
식물과 동물의 비율을 자연에서의 비율대로 식물 86.7%, 동물 0.3%에 가깝게 만들자는 것인데,
상상만으로도 초록 내음 가득히 행복이 피어올랐다.
현재 상황과 정반대로 도시 면적의 상당 부분을 식물에 할당하는 도시가 정착되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시간이 필요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류의 미래를 위해 다른 생명체와의 관계를 재조정하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는데,
특히 식물과의 관계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는 인간과 식물의 관계의 진정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식물에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은 명백히 알고 있다.
동물의 생명은 식물의 생명에 달렸다.
식물이 없다면 어떠한 동물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구에서 수면 위로 올라와 있는 지표면 중 남극 대륙 면적을 제외하면
도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2.7% 밖에 되지 않는다.
지구의 작은 파편 정도밖에 되지 않은 면적에 현재까지 이미 4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2070년에는 70억 명이 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간은 역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안정적인 정착지 없이 수렵채집인이자 유목민으로서
약 29만 년 동안 살아왔다. 12,000년 전 농업혁명 이후 정착생활을 하면서
최초의 도시가 탄생하고 인류 문명이 탄생하게 되었다. 1,2000 년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 동안
도시에 살았던 사람의 수는 전체 인류의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역사 대부분의 시간에 인간은 인구 밀도가 낮은 시골 환경에서 살았다.
1,600년 이전에는 도시에 사는 전 세계 인구의 비율이 5%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1,800년대에는 이 비율이 7%에 도달했고 1,900년에는 16%로 상승했다.
그리고 현재의 도시인구는 55% 정도이며 인간이 거의 도시 환경에서만 살게 되는 세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도시에서 사는 장점이 엄청나게 늘어나 발생한
급작스러운 혁명이지만, 그 결과 우리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전혀 명확하지 않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인간이 가진 독특한 특징 중 하나는 가장 적대적이고
척박한 환경은 물론 지구상의 모든 환경을 개척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면적도 좁고 확실히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을 제외하고
인간은 짧은 기간 내에 사실상 지구 곳곳에 진출할 수 있었던
인간의 능력이 갑자기 사라지고 대다수가 도시에 집중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나타났다.
그리고 도시화로 인해서 다른 생물들에게 또 다른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질병을 퇴치하기 위해 연구하는 실험실, 대학 등이 모두 도시권에 집중되어 있어 편리하지만
도시 특유의 매우 높은 접촉 횟수는 언제나 전염병 확산의 위험을 명백하게 드러낸다.
우리와 도시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공생동물과의 근접성은 전염병의 발생과 확산을 부추긴다.
공생 동물이 인간에게 감염될 수 있는 병원체를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병원체의 저장 숙주이기 때문이다.
인수 공통감염병의 숙주 역할을 하는 동물들은 언제나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서 발생했다.
식물은 태어나서 뿌리를 내린 곳에서 움직이지 않는다.
움직이지 못하는 모든 생명체는 포식자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식물은 몸체의 상당 부분이 제거되어도 계속 살 수 있는 구조로 진화하였다.
식물의 조직이 강한 저항력을 가질 수 있는 비결은 단일 혹은 이중 기관이 없다는 점에 있다.
나무가 만약 단일 또는 이중의 전문기관이 있는 동물처럼 구성되어 있다면
미세한 손상을 한 번만 입어도 죽을 것이다.
수천 년을 살 수 있으려면 몸체의 그 어떤 부분도 유일하거나 대체 불가능해서는 안 된다.
생명의 기본이 되는 모든 기능이 특정 기관에 집중된 것이 아니라 몸 전체에 분산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동물은 엄격한 계층과 전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조직 중 단 하나만 기능을 하지 못해도
구조 전체가 붕괴한다. 식물의 경우 빠른 반응이 가치가 없다. 환경의 변화로 인해 문제가 생기면
식물은 이를 해결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는 것이다.
도망은 식물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아니니까 말이다.
우리는 수천 년 동안 움직이지 않는 도시를 움직이는 동물인 우리 몸에 맞추려 했고
그 무모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는 말을 들으니 이해가 쏙 되었다.
도시의 성장과 발전 기능을 맡게 할 모델은 의심할 여지 없이 식물 모델이다.
식물 모델에 따라 도시의 중심부를 변화시키는 것이
기기 위기에 맞서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식물성도시 #피토폴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