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작은 숲속 오두막으로 - 도망친 곳에서 인생을 다시 짓다
패트릭 허치슨 지음, 유혜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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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누구나 <월든>의 삶을 꿈꾸지만, 현대인에게 자연으로의 회귀는 쉽지 않다.

현대인 맞춤 누구나 꿈꾸는 현실적인 현대판 <월든>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월든>과 <나는 자연인이다> 사이를 오가는 통찰과 유머로 가득하다는

소개말에 걸맞은, 그야말로 MZ 판 <월든>이었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던 삶인가'라는 불안감이 커진 20대 중반,

진짜 어른이 되기 위해 중고 현대차 한 대 값 7500달러로

새가 둥지를 짓든 그냥 막 지은 함량 미달의 오두막을 구입한 남자의

나만의 숲속 오두막 짓기 분투기라,

사람들의 숨겨둔 로망이 간질간질 피어오르게 했다.

지붕이 새고 쥐가 들끓는 집도, 진입로의 늪도, 파상풍에 걸리고도 남을 다락과

구부러진 못도, 주변의 마약 소굴과 쓰레기가 뒹구는 마당도 전혀 신경 쓰이지 않고,

폭포와 숲과 산만 보이고, 지금보다 나아지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생각될 만큼

저자는 오두막을 사서 수리하는 색다르고 흥미로운 도전 과제로 들떴다.

저자뿐만 아니라 그의 친구들도 직쏘와 실톱의 차이도 모르고,

오비탈 샌더가 팜 샌더보다 나은 이유도 전혀 알지 못하는 오합지졸 같아도,

관찰자가 숲의 나무들뿐인 공간에서 어린 시절에 배우다 만 기술을 터득하며

자신들만의 요새를 건설하고 집을 짓는 법을 배워나가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부러웠다. 숲속에 3평 남짓한 자신들의 아지트라니,

친구들의 가슴에 울림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장작을 패고 전동공구의 위력을 실감하는 주말을 꿈꾸며,

자신들에게 언제든 만나서 웃고 추억을 쌓을 수 있는 공간이 생김에 안도감을 느꼈다.

몇 년째 키보드를 열심히 두드렸지만 손에 잡히는 결과물이 없던 저자에게는

특히 오두막은 아주 또렷한 현실에 존재했고, 오두막 수리 작업을 하다 고개를 들면

거대하고 웅장한 산봉우리가 멀리서 항상 지켜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힐링이 되고 행복했다. 오두막의 예전 주인 역시 장인 정신을 발휘하는 전문 목수가 아니어서,

주말에 들렀다가 시간이 좀 남으면 숲에서 나무를 주워 와 못으로 대충 박아 지은 집이라

목재마다 수령, 색깔, 무늬가 전부 다 따로 놀았지만, 그렇기에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절대 복제할 수 없는 완벽한 원본 같아 더욱 좋았다는 저자에겐

비뚤어진 판자, 구부러진 못, 여기저기 남은 상처들, 실수 하나하나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보낸 순간의 흔적으로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도시의 편리하고 편안한 삶과는 다른 안락함으로 오두막은

여유가 없어 좀처럼 붙잡지 못했던 생각들에 공간을 내어주는 치유의 공간이 되었다.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고 공간도 협소했지만, 오히려 모든 것이 좁은 공간에 응축된 것만 같은

외부 세계가 존재하지 않는 듯한 공간에서 복잡한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부 꺼내 펼쳐놓고

찬찬히 살펴볼 수 있었다. 단순한 오두막은 나머지도 덩달아 단순하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내면에 있는 자기 의심의 찌꺼기를 치우고 뭐든 할 수 있다는 용기가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지니, 자연스레 오두막을 방문하는 일에 중독이 되어갔다.

행복한 추억이 가득해지는 마법 같은 공간에 중독되고,

그 공간을 좋은 사람과 공유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인 것 같다.


오두막에 들릴 때마다 자신들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인생을 원하는지,

그런 인생을 누리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명확해졌고 계속 오두막을 찾았다.

겉모습만 보면 별 볼일 없는 작은 오두막이지만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아지트이자,

도피처이자 안식처이자, 즉흥적 모험을 수없이 떠났던 베이스캠프였던 오두막이

고쳐졌다고 믿었던 삶도 언제든 다시 새고, 갈라지고, 무너지는 법이니,

그 또한 받아들이고 다시 고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이 진짜 어른의 삶이라는

셀프 치유의 방법을 깨닫게 하는 책을 만나니,

진짜 오두막을 가지지 못해도 생각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오두막과 같은 우리들의 장소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보목수 #셀프치유 #나만의월든 #내작은숲속오두막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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