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방향을 묻는 과학자의 문장들 - 시대를 초월한 과학의 통찰이 전하는 인문학적 위로
유윤한 지음 / 드림셀러 / 202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위대한 발견은 단 한 번의 관찰이나 실험으로 밝혀지지 않는다.

똑같은 실험을 수천 번 반복하는 지루함을 견딜 줄 알아야 위대한 발견을 할 수 있는 법이다.

과학자는 단순한 끈기로 지루함을 견디는 것을 넘어서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일에 의미가 있음을 믿고 어떤 보상이나 박수가 없어도 오랜 시간

자신의 연구를 묵묵히 이어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과학자의 언어에는 세대를 넘어선 통찰이 깃들어 있다.

85명의 과학자가 던지는 삶의 태도에 대한 성찰이 삶의 나침반이 되어주며,

특히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당했던 여성 과학자들이 누구보다 이 세상을 깊이 사랑했고

진리를 향해 거침없이 나아갔던 용기와 결단의 역사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를 알리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잘 느껴지는 책이었다.

호기심이 멈추는 순간, 삶은 안쪽부터 서서히 굳어간다.

알지 못하는 세계 앞에 우리를 세우고 질질문이 생각을 낳고, 생각이 다시 새로운 질문을 부르는

순환 속에서 우리는 살아있음을 느끼며 성장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끝없는 호기심을 채우며 새로운 답을 찾도록 용기를 주고 길을 열어주기 위해

최대한 넓은 지식 세계를 탐험해야 한다.

종교적 광기와 분노가 지배하는 광란의 도시에서 히파티아는 제자들에게

단순한 수의 이치나 별의 움직임이 아니라 "왜?"라고 묻는 방법을 가르쳤다.

"생각하라. 그리고 분별하라." 단지 미신에 대한 반론이 아니라 거짓에 안주하지 않고

왜를 지키고자 이성과 학문을 중시했던 그녀의 죽음은 인간 정신의 자유와 과학을 위한 투쟁으로

평가받으며, 생각할 권리에 대해 많은 깨달음을 주었다.

관찰하는 우리 눈과 머리는 완벽하지 않아서,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게 아니라

우리가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만 본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세상도 불확실하고, 우리가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 자체도 불완전하다는 깨달음이다.

모순과 갈등이 가져오는 불편함에 익숙해져야, 그 불편함 속에서 기존 질서가 흔들리고 새로운 질문이 싹튼다.

불확실함을 견디는 힘이야말로 진정한 사유의 시작이다.

핵분열의 개념을 정립하고 원자력의 원리를 설명한 리제 마이트너는

노벨상 발표 날, 동료 오토 한의 이름만 불렀어도 평생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

여성, 유대인, 망명자인 자신에게 실험실 뒷문을 열어주며 곁은 내주며 협업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을 기억하며, 오롯이 일을 향한 집중력으로 평생을 견디며 자신을 지켜내기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외부의 인정이 아니라 내면의 만족에서 삶의 의미를 찾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인 것 같다.

유전자가 고정된 위치에 머물지 않고 스스로 자리를 옮긴다는 혁신적인 개념은

당시 과학계의 통념을 뒤흔들며 오랫동안 받아들여지지 않아, 바버라 매클린톡은

침묵 속에서 연구를 이어나갈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유전자 조절의 복잡성을 밝힌 공로로

단독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이 되었는데 그녀는

"살면서 내키지 않는 일들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 그것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익숙해져야 한다."라고 했다. 좋아하는 일만 하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중요한 일일수록 반복이 많고 지루하며, 그것을 견대는 과정이 몹시 쓸쓸할 때도 있지만,

무언가를 오래 바라보며 확신과 불안 사이에서 버티다 보면 감정보다 태도가 중요함을 알게 된다.

선택하기보다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더 많고,

마음에 들지 않아도 자리를 지켜야 할 때가 많은 게 인생임을,

그걸 버텨내면 값진 결실을 얻을 수 있음을 알려주니, 끈기를 가지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방향을묻는과학자의문장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