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잘했다, 그걸로 충분하다 나태주의 인생 시집 1
나태주 지음, 김예원 엮음 / 니들북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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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971년 신춘문예 당선 후 55년이란 긴 세월 동안 발표한 시들을 모아

<나태주 시전집>이 출간되었는데 무려 11권짜리 대형 시전집이라고 하니,

세월의 흔적이 대단하다 싶었다. 독자들이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집을 읽고

들고 다니기에도 편하고 좋은 시선집 출간을 제안받고, 고민하다 시인은

1권은 청소년을 위한 시집, 2권은 청춘을 위한 시집, 3권은 마흔을 위한 시집으로

정하고 시선집을 새롭게 편집하게 됐단다. 오늘날 시가 가장 필요한 독자들이

바로 청소년이고 청춘들이고 사십 대 즈음을 사는 분들이 아닐까 싶어서라는데

공감이 되었다.

청소년은 아니지만 나태주 인생시집1은 중년기의 어른의 인격 형성에도 도움이 되었다.

시인의 소망처럼 청소년들에게도 즐겁게 읽혀 그들 인생의 동행이 되고

축복이 되고 위로가 충분히 될 것 같다.

본문에 수록된 스페인 인상주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과 나태주 시인의 시가

절묘하게 어울려 더욱 마음이 따뜻해졌다.

빛의 화가 모네가 '빛의 대가'라고 칭송한 호아킨 소로야의 작품답게 지중해의 햇살이

느껴지는 듯한 해변의 풍경과 정원 그림과 함께 시를 감상하니 정말 행복해졌다.

중2병을 앓는 아이들에게 잔소리하지 말고 시인의

'억지로'를 쓰윽 보여주면 좋을 것 같다.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 애당초 없단다

억지로 읽다 보면 책 읽기 좋아하는

사람이 되기도 하고

착한 일 하기 좋아하는 사람 또한 없단다

억지로 착한 일 한두 번 해보면

착한 일 하는 사람 되기도 한단다

마찬가지로 이 세상은

천국이 아니고 사람은 누구나 천사가 아니란다

다만 세상이 천국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사람에게 때로 천국이 허락되고

천사로 살아야지 억지로 결심하고

억지로 천사처럼 살다 보면

다른 사람에게 천사로 보일 때도 있는 거란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란다.

그러고 보니 이 시는 중학생들에게가 아니라 나에게도 해당하는 시인 것 같다.

이 시뿐만 아니라 나태주 시인의 시 자체가 모든 연령층에게 큰 울림이 되는 것 같다.

청소년기에 이런 시로 성장을 하지 못해 나이만 어른이 된 사람들에게도 강추할 만하다.

서툴러도 괜찮다고, 조금쯤 틀려도 괜찮다고,

모든 걸 미리 알고 세상에 온 게 아니니

아무런 준비도 없이 왔으니 담담하게 하루하루 순간순간을 살자며,

틀려도 괜찮다고 조금쯤 서툴러도 괜찮다고 토닥토닥 위로해 주는 시인의 말이 고마웠다.

가장 아깝고 소중한 것이 자기 자신이므로

보다 많은 시간을 자기 자신한테 주는데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는 삶의 명제를

알려주는 시인의 말을 잘 새겨들으면 방황할 일이 없을 것이다.

나이가 드니 사람들이 이뻐 보인다.

어릴 때 어른들이 이목구비가 못생겨 보이는 아이에게 왜 이쁘다고 할까라고 생각했는데,

나이가 들고 보니 알겠다. 인생에서 가장 좋은 때는 그게 좋은 때인 줄 몰라서 좋은 때이고,

생명 그 자체의 풋풋함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법이다.

너무 많이 안 예뻐도 된고, 그렇게 꼭 잘하려고만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지금 모습 그대로 충분히 예쁘다고,

가끔 실수하고 서툴러도 충분히 사랑스러운 사람이라고

곁에서 계속 알려주는 사람이 존재하면 제일 좋겠지만, 주변에 그런 사람이 없다면

시인의 시집을 보며 지금 그대로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을 아끼고 자신을 위로하고 칭찬하며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가슴에 품고 살다 보면

어느 사이엔가 10년 뒤에 자신이 되고 싶어 한 자신이 될 것이라는 인생의 법도를 알려주고,

나나는 사랑스러운 아이라는 긍정적 자기 암시를 자연스럽게 입력하게 하는 시집이라

마치 나를 믿어 주는 든든한 어른이 곁에 있는 느낌이라 참 좋았다.

그야말로 "LOVE YOURSELF" 그 자체다.

#참잘했다,그걸로충분하다 #나태주인생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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