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시골집에 살고 있습니다 - 달콤쫄깃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
원진주 지음 / 해뜰서가 / 2025년 11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15년 넘도록 방송밥을 먹은 부부가 5도 2촌을 선택하며,

한 명은 스테이 운영자로 시골에, 한 명은 서울 직장 생활을 유지하며

주말부부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 시골 라이프 쌩리얼 생존기라고 해서 궁금해졌다.

특히 부부의 반려견 사진을 보는 순간, 우리집 강아지 도플갱어라

너무 놀라서 우리집 식구들에게 사진 보여주고 난리도 아니었다.

닮은 강아지들이 꽤 있었지만, 일란성 쌍생아였나 싶을 정도로 똑 닮은 강아지를

본 적은 없어서 내적 친밀감이 급상승하여 부부의 시골 정착기에 애착이 생겼다.

닷새는 도시, 이틀은 촌에서 생활하며 일상에 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늘어가지만,

시골의 텃세나 평생 아파트에서 생활한 한 도시 태생이 직면한

잡초나 벌레에 대한 장벽 등 다양한 이유로 막연했던 시골 생활에 대한 로망이

처참히 깨부수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기에 부부의 솔직한 이야기에 더 공감이 되었다.

서울에서의 늘 빠르고 정신이 없는 삶에 비해

시골의 삶은 느리고 조용하지만, 하나씩 포기하며 더 나은 것들을 찾아가며,

그동안 놓치며 살아온 진짜 행복을 찾아가고 있음이 진심으로 전해졌다.

사계절을 오롯이 느끼며 하늘을 올려다보고, 땅을 밟고, 흙을 만지며, 열매도 따면서

자연이 삶의 일부분에 들어오면서 그 속에서 자연스레 쉬는 법도 익혀갔다.

혹독한 겨울엔 세 계절을 잘 살아냈다며 스스로 보듬으며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땅도 동물도 쉬어가는 겨울에, 몸도 마음도 같이 쉬며 봄을 준비해야 한다.

평생 서울에 머물려 각 방송사를 메뚜기처럼 옮겨 다니며 살아갈 줄 알았던 저자가,

30대에 불현듯 계획에도 없던 시골행을 택하면서

사계절의 변화를 느끼게 되고, 사계절이 자신의 삶과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서울은 남들이 하는 만큼 나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끊임없이 하게 만들어,

다른 사람들은 점점 나아가는데 나만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까 봐,

무언가를 포기하고 싶어도 포기할 수 없게 만드는 힘이 있어 아등바등 살게 만들었다.

서울이 주는 불안하면서도 모든 면에서 주는 안정감을 포기할 수 없어 버텨내다

뚝뚝 눈물을 흘리는 남편을 안고 같이 울면서 부부는 번아웃을 이겨내고

자신들의 삶을 돌보기 위해 5도 2촌을 결정하게 된다.

정착 초기에 화려한 서울 조명에 길들어져 있던 부부가

8시만 되면 캄캄해지는 당진의 밤에 적응하지 못해 몸도 마음도 적막해지고,

홈바로도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광란의 밤을 찾아 서해대교를 건너 서울 나들이를 하기도 했지만

당신에서 자신들의 아지트를 만들고 당진에서의 불금에도 새로운 멋과 맛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시골에 정착한 남편이 혼자서 일상의 다양하게 채워가는 동안,

서울에서 저자는 자신의 퇴근을 반갑게 맞아 주전 반려견도 함께 술잔을 기울일 남편도 없이

온기를 잃어가는 서울집에서 외로워 친정을 찾게 되었다는 솔직한 고백도

5도 2촌을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겪게 되는 중요한 문제 중 하나일 것이다.

그리고 시골에서의 삶은 자연이 모든 걸 알아서 해주는 게 아니라,

고된 노동의 연속이기도 하다. 도시에서는 폭우가 와도 폭설이 내려도

대신해서 비질해 주거나 길을 다져 주는 고마운 분들이 계셨지만,

시골에서는 오롯이 스스로 다 체감하고 감당해야 한다.

시골살이를 통해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고 계절에 집중하며

당연한 것을 당연하지 않게 생각하게 되면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이 당연하지 않음을 배우는 것이

5도 2촌의 가장 큰 배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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