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이렇게 읽어라 - 무기력하고 괴로운 현실에 상상력과 자유를
니헤이 지카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알파미디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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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현대 일본 작가 중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는

오히려 해외에서 더 인기가 좋고 문학적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영어로 쓰인 무라카미 하루키 연구 논문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하루키 연구자 및 번역자가 모이는 학회가 전 세계에서 개최되고 있다.

세상에서 소수에 속하는 유형의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여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의 어려움을 그려내며, 그들이 무엇 때문에 부자유한지,

무엇을 깨달으면 그 부자유를 극복할 수 있는지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조망하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루키 작품의 주인공들은 대부분 자신의 규칙을 존중하고 계속 개인으로 있으려는

떳떳함을 지니고 있다. 고정되지 않은 불안정한 자신을 감당하지 않으면 안 되는

부자유한 세계에서 자유롭게 있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강한 의지를 가진

주인공들의 모습에서 독자들은 동경을 느끼게 된다.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사람들을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지하철 사린 사건 동시 옴진리교 소속이었던 신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들으니

약간 이해가 되었다. "시키는 대로 하라."는 교주의 말이

젊은이들에게 아이덴티티 찾기의 피로에서 해방시켜주는 고마운 말이었다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었다. 교단 안에서는 의문을 가질 필요도 없고,

어떤 의문에도 전부 답이 있으니, 스스로 아무런 생각을 안 하고

그냥 시키는 대로 하면 되니까 좋았단다.

생각하지 않을 자유를 선택함으로써 사회에서 살아가기 힘든 상황에서 해방되려도 했다니,

어떤 질문을 해도 즉시 제대로 된 답이 돌아온다고 기쁘게 받아들였다니,

사이비 종교 집단이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이유가 '생각하지 않을 자유' 때문이라니

소름 끼치게 걱정되었다. 다면적으로 사물을 관찰하고 생각하는 것에 지친 사람들에게

조잡하고 단순하며 정크였기에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졌다니 말이다.

하루키는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재즈바의 폐점을 결단했다.

긴 작품을 쓰기 위해 필요한 집중력이 가게 운영과 병행해서는 얻을 수 없다 판단하고는

소설가가 되기 위해 다리를 건넌 것이 아니라 돌아올 수 없도록 다리를 태워버렸다.

가게 수입이 안정되어 있을 때, 그 수입원을 버리고 먹고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소설가가 되는 위험한 도박을 주변에서 말렸지만,

그는 단 한 번뿐인 인생 어쨌든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은 방식대로 해나가고자

가게를 매각하고, 도쿄 집을 정리하고 도시를 떠나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일 러닝을 시작했다.

매일 아침 3~4시간을 집중해서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고,

그 외 시간은 달리거나 독서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데 할애하는

하루키가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기를 통해 지구력을 향상시키는 것은 후천적으로 획득하고

그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하지만, 지속하기 위한 인내심은 아무나 가질 수 없다.

집중력과 지속력이 재능 이상으로 필요함을 하루키의 일상을 통해서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하루키의 대표 작품들을 다시 곱씹어 보고,

인생과 마주할 있도록 도와주는 하루키의 이야기와 일상의 모습까지

생각해 보게 만드는 책이었다.


#무라카미하루키이렇게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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