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몸은 과학이 된다 - 죽음 이후 남겨진 몸의 새로운 삶
메리 로치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빌리버튼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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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유쾌한 과학 저술가라고 평가받는 저자가

생소하고 혐오스럽게 느껴지는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기증한 시신들의 과학적 가치에 대한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너무 적나라하고 알고 싶지 않았던 시신에 대한

필요 이상으로 알게 되어 충격적이기도 했다.


우리가 죽고 나면 박테리아가 가장 많은 복부에서 팽창 현상이 가장 두드러져 보인다.

박테리아가 많이 모이는 입과 성기에서도 팽창이 일어난다.

박테리아가 만든 가스로 인해 입술과 혀가 팽창하는데,

종종 혀가 입 밖으로 튀어나올 정도로 부풀기도 한다.

눈은 액체가 일찍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팽창하지 않고 없어져 X가 된다.

만화에서 본 장면이 사실 기반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는데,

사실 기반이라니 기분이 이상했다.

박테리아가 가장 많은 소화기가 가장 먼저 분해되고,

뇌도 빨리 액화된다. 액체 형태로 귀를 통해 흘러나오고

거품 형태로 입을 통해 나와서 닭고기 수프같이 노랗게 된다고 한다.

불경 중 <염처경>에 묘지에서 행하는 아홉 가지 명상이 나오는데,

비구들이 묘지에서 부내되어 가고 있는 여러 가지 시체들을 관찰하라는

가르침을 받는단다. 시체가 부풀어 오르고 검푸르게 변한 채 썩어 문드러지고,

갖가지 벌레들에게 먹힌 뒤 해골로 변해가는 과정을 차분히 바라보고

명상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의 육체는 덧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감정 변화와 두려움을 극복하게 된다고는 하나,

정말 보통 사람은 하기 힘든 오싹한 수행인 것 같다.

블랙박스를 회수할 수 없는 비행기 사고의 경우 시신을 토대로 사고의 원인을 분석한다.

비상구를 더 많이 만들면 비행기를 화재로부터 안전할 수 있는데,

좌석을 떼어 내야 하니 수입이 줄기 때문에 비상구의 개수가 턱없이 작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돈을 절약하기 위해 사람을 희생시켜도 좋다는 결정을 감히 내린 사람들이

있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자동차의 에어백 장착 의무화도 15년이나 걸렸지만,

정착된 것처럼 비행기도 하루빨리 안전을 위해 재정비되는 날이 빨리 오길 바란다.

전쟁에서 총격의 효과를 가르치기 위해 시체에게 총을 쏘았다는 것도 충격적이었다.

사체들을 상대로 하는 탄도학 연구를 통해 적을 죽이는 게 아니라

싸울 수 없게 만들기 위해 사체에 총격을 가하기도 한다니,

생각하지도 못하고, 모르고 살아가는 세상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나라에서 시체를 포장해 향내 나는 허브를 첨가하여 고상한 이름을 붙여

거래하고, 약제사들에 의해 처방되기도 했다니 놀라웠다.

식인 행위에 대한 역사가 존재함은 알고 있었지만 인육의 취향이 계속 나열되니

이게 짓궂은 유머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계속 읽기가 힘들었다.

특히 특정 나라 사람들에 대해 노골적으로 공격하려는 의도인지,

진짜 사실인지, 사실을 기반으로 한 과장된 부분이 있는 것인지,

너무 엽기적인 경우가 많아서 충격의 연속이었다.


#해부학 #죽음의과학적가치 #STIFF #죽은몸은과학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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