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딱이 날치

삐딱이 날치 ㅣ 풀빛 그림 아이
미우 지음 / 풀빛 / 2025년 9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굽은 등으로 삐딱삐딱 쉬지 않고 달리는 삐딱이 날치는 굽은 등이 원망스러웠다.

진정한 날치라면 빠르게 헤엄치고 멀리 날 수 있어야 한다.

그럴 수 없다면 혼자 다니면 안 되고 물풀 뒤에 숨어 살아야 한다.

다른 날치들처럼 빠르게 헤엄치며 멀리 날고 싶은 삐딱이는 좌절했다.

등이 굽은 삐딱이는 노력해도 다른 날치처럼 달릴 수가 없다.

그렇다고 좌절하고 물풀 뒤에 숨어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험한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 삐딱이는 달리도 또 달리다 깨닫게 되었다.

비록 빨리 헤엄치지도 못하고 멀리 날지는 못하지만, 쉬지 않고 달릴 수는 있다는 것을 말이다.

다른 날치들처럼 날아 보려고 등을 곧게 세워 날기 위해 수없이 노력했지만

결국은 빙그르르 뒤집히고 만다. 그래서 남들처럼 달리고 싶은 소망을 이루려 한다면

등이 굽게 태어난 삐딱이의 노력은 헛수고일뿐이다.

그러나 힘차게 날아 보려 할수록 초승달처럼 휘는 등이 굽은 삐딱이는

자신은 힘차게 나는 날치가 아니라 달리는 날치임을 받아들일 때, 삐딱이의 노력은

더이상 헛수고가 아니게 되었다.

어느날, 진정한 날치를 한입에 삼켰다는 무시무시한 천적인

군함새와 만새기가 나타나면서 삐딱이의 진가가 발휘되었다.

군함새가 바람을 가르며 바짝 다가오고 만새기가 물살을 헤치며 거칠게 솟다 오르는 위기의 순간,

등을 곧게 세우고 힘차게 날아올라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

삐딱이는 온 힘을 다했지만 또다시 휘어져 뒤집히고 만다.

그런데 뒤집힌 순간, 은빛 배가 강렬한 햇빛에 번쩍!

눈이 부셔 휘청한 군함새와 만새기가 쿵~ 부딪치게 되면서 삐딱이는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게 된다.

자신이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수레가 자신을 살린 것이다.

빨리 헤엄치지 못하지만 삐딱삐딱 달릴 수 있음을,

멀리 날지 못하지만 빙그르르 도는 것이 재미있음을,

삐딱해도 괜찮음을,

삐딱하게 달리는 것을 좋아하게 된

삐딱이 날치의 하루는 아무리 노력해도 이루어지지 않아 절망하던 과거와 전혀 달라졌다.

다른 날치들과 다르게 삐딱하게 빛나는 법을 터득하게 된 삐딱이를 통해

남들과 다르지만, 자신의 모습을 사랑하게 될 때 행복해짐을 배울 수 있는 그림책이었다.

#삐딱이날치 #그림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