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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걸음 물러나 바라본 삶
이유재 지음 / 미디어스트리트 / 2025년 8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스탠포드대학교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미시간대학교에서 교수로 정년보장을 받은 서울대학교 경영 대학 이유재 석좌교수님께서
3년여에 걸쳐 순간순간 느끼고 깨달은 삶의 의미들을 기록한 에세이이다.
한 번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 매일을 성실하게 견디는 힘,
결과가 오랜 시간 보이지 않더라도 방향을 잃지 않는 끈기가
수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겪어도 다시 일어서게 만든다.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그러나 로마는 하루아침에 무너지지도 않았다."
는 말을 기억한다면 하루의 실패를 인생의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작은 실수 하나에, 한 번의 좌절에 내 가능성이 모두 끝난 것처럼 위축될 필요가 없다.
로마가 수많은 전쟁과 내분 속에서도 다시 일어섰고, 무너지다가도 다시 쌓아 올려졌듯이
우리 삶도 실패 이후에 어떤 태도로 서 있는지, 무엇을 배우고 다시 걷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적은 끝에서 단 한 걸음 더 가서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오는 법이다.
하루에 60cm씩 쑥쑥 자라는 우후죽순 대나무는
사실 땅속에서 줄기와 뿌리를 천천히 깊게 뻗어나가는데 5~6년의 긴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물을 주고 햇볕을 쬐어도 겉으론 변화가 거의 없이 긴 시간을 기다리다
지면 위로 순을 밀어 올린 후에야 눈에 보일 만큼 빠르게 자라는 것이다.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제자리이냐고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
뿌리를 내리는 시간은 겉으론 조용하지만, 분명 내 안에서는 무언가 자라는 중이다.
준비된 성장에는 그 나름의 시계가 있는 법이니
부단히 노력하다 보면 생각보다 휠씬 빠르고 놀랍게 내 안의 무언가가 자라나 있음을
발견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되는 날이 온다.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는 평온을,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용기를,
그리고 그 차이를 구별하는 지혜를 주옵소서."
라는 기도문을 개인적으로 좋아함에도 불구하고
내가 바꿀 수 없는 일에 집착하며 스스로를 소진시키고 후회하는 일이 종종 있다.
후회는 과거에 나를 붙잡아둘 뿐이다. 이미 지나간 일은 더 이상 바꿀 수 없다.
그러니 평온히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늙어감을 받아들이는 것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이 듦이 무기력하고 쓸모없고 추하게 변하는 과정은 아니다.
두렵고 속절없는 퇴보가 아니라, 기품 있고 우아하게
삶이 준 연륜으로 다정하고 여유로운 사람으로 거듭나는 과정임을 받아들이면
나이 듦도 나쁘지 않다. 젊은 시절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는 매력이 있다.
세상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 사람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남아 있다면
영혼의 나이는 여전히 젊은 것이기도 하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감사히 살아내는 것임을
한 걸음 물러나 깨닫게 만드는 에세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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