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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꽃
제임스 서버 지음, 강무홍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5년 6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20세기 미국 최고의 유머 작가이자 만화가인 제임스 서버는
탁월한 유머를 구사하는 작가에게 그의 이름을 딴 서버상이 수여될 만큼,
미국을 대표하는 풍자의 대가이다.
<뉴요커>의 황금기를 이끈 그가 외동딸에게
"너의 세상은 나의 세사옵다 더 좋아지리라는 애틋한 바람을 담아"
바친 그림 우화인 이 책은 제2차 세계 대전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고 두 달 뒤인
1939년 11월에 출간된 책이다.
정말 단순한 그림체로 긴 설명도 필요 없이 작은 꽃 한 송이의 회복력을 통해
전쟁과 평화, 사랑의 영원한 순환을 이야기하고 있다니 대단하다.
문명의 붕괴를 불러오는 전쟁은 늘 도시와 마을과 동네를,
예술 작품은 물론이고 나무와 숲까지 파괴시킨다.
남자와 여자와 어린이가 벌레만도 못한 인간이 되게 하고
책과 그림과 음악이 지상에서 사라진 세상에서 사람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빈둥거리고, 사랑이 사라진 세상에서 소년과 소녀는 어른이 되어서도 서로를
멀뚱히 바라보기만 한 삭막한 세상이 계속된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소녀가 세상에 남은 마지막 꽃 한 송이를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떠돌이 청년과 그 꽃 한 송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면서
꽃 한 송이는 머지않아 수많은 송이로 변하고
나무와 숲이 다시 살아났고, 사랑이 다시 세상에 태어났다.
아이들도 태어나 건강하게 자라고 웃음이 다시 샘솟고,
사람들이 다시 모이기 시작하고 마을이 생기고 다시 생기를 찾게 되자,
군인도 다시 돌아와서 결국은 다시 세상은 전쟁터가 되었다.
그토록 어렵게 다시 피어난 수많은 꽃송이들을 인간들은 다시 파괴시켰다.
결국 세상에는 한 여자와 한 남자와 꽃 한 송이만 남았는데,
또 세상이 꽃피워질지, 다시 피어난 꽃 송이가 다시 인간에 의해 어이없게 꺾여버리게 될지
답하기가 두려울 정도로 여전히 진행 중인 멈추지 않는 전쟁의 잔혹한 참상을 알고 있으니
가슴이 너무 먹먹했다. 너무나 담담하고 간결하게 절제된 그림체로 몇 장 만에 보이니
인간의 어리석음이 너무나 강렬하게 느껴져서 가슴이 더 저리는 느낌이었다.
제2차 세계 대전이 시작된 지 두 달 뒤에 강력한 반전 메시지를 전한 이 책이
여전히 사람들에게 일상을 파괴하고 소중한 생명을 무자비하게 앗아 가지 말라며
경고하고 있다니 슬프면서도 마지막 꽃 한 송이를 지켜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 느껴졌다.

#마지막꽃 #서버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