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과학자 - 망망대해의 바람과 물결 위에서 전하는 해양과학자의 일과 삶
남성현 지음 / 흐름출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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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여름철 해변에는 물놀이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이 많다.

바다 풍경을 보고 "와, 바다다~"라고 감탄하며 외치지만,

해양학자는 "여러분~ 그건 바다가 아닙니다. 그저 바닷가지요."라고

팩트폭격을 날린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부분은 해안선으로부터 불과

10km도 떨어져 있지 않은 해안가에 가까운 매우 작은 영역에 불과하다고 말이다.

진짜 바다는 해안에서 가장 멀리 보이는 수평선 끝에서부터 시작해

수평선 너머로 펼쳐진 훨씬 광대한 영역을 의미하기 때문에

해안에서는 눈으로 볼 수 없다.

이런 광활한 바다속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자연 과정을 이론적으로는 연구하고

새로운 발견을 할 수는 있으나, 그게 과연 실제 바다에서 언제, 어느 곳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작동할지 여부는 실제 바다 현장에서 데이커를 수집해서

조사해 보기 전까지는 알 수가 없다. 그래서 관측해양자가 존재한다.

정해진 항로를 따라 이동하는 크루즈와 달리 연구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특정 바다 영역에서 연구 활동을 벌인다는 면에서 탐험에 더 가깝다.

바다에는 움직이기만 해도 빛을 내고 접촉하면

저절로 번쩍번쩍 발광하는 플랑크톤도 있어 심해의 많은 포식자가

서치라이트를 켜고 먹잇감을 찾아다닌다니 신기했다.

육지 깊은 동굴 속 웅덩이에 사는 물고기가 진화 과정에서 시력을 잃는 것과 달리

심해 생물들은 시력이 극도로 발달하는 방향으로 진화해서

작은 생물 발광도 감지할 있게 되었다니 신기했다.

깜깜한 심해에서 다른 생물체의 희미한 섬광과 색상까지 구분할 수 있다니

심해는 춥고 어두운 곳이라는 편견을 확인하게 되었다.

피식자들은 몸 표면을 주위 불빛을 적게 반사하고, 다른 포식자 눈에 덜 띄게

극도로 검은색을 띤다. 지구상에서 가장 검은색이 심해어

'오네이로데스(Oneirodes sp.)'의 색으로 새 타이어보다

훨씬 적은 빛반사율을 보인다니 신기했다.

보통 1개의 연구팀이 하루에 8시간씩 연구 활동을 하는데,

모든 사람들을 3교대로 24시간 내내 연속 작업을 해서

150일의 승선 조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양의 데이트를

단 10일만에 수집했다니 보통 집념이 아니었다.

마루가 있으면 골이 있고, 폭풍이 치면 해일이 일고,

바람이 불지 않으면 이보다 더 고요할 수 없는 바다를 보며

인생사가 파도라고 말하는 멋진 해양학자의 삶이 존경스러웠다.



#해양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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