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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들리담 디들리돔 ㅣ 푸른숲 그림책 40
사빈 드 그레프 지음, 김자연 옮김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디들리담 디들리돔 발음하기도 힘든 이름을 가진 두 친구는
이웃하여 살고 있다. 가뜩이나 발음이 어려운데 이웃해 있으니,
둘 중 하나를 불렀을 때 착각하거나 하는 에피소드가 많이 일어날 것 같다.
학창 시절에 비슷한 이름을 가진 친구들을 둘러싼 소소한 에피소드로 인해
더 친해져서 큰00, 작은00 별칭으로 부르며 놀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디들리돔은 작은 집에서 우리 한 마리, 개 한 마리, 양 한 마리와 살고 있다.
바로 옆집에 디들리담이 소 한 마리, 닭 한 마리, 고양이 한 마리와 살고 있다.
함께 살고 있는 동물들이 다르니, 동물 친구들이 투닥투닥 거릴까,
사이좋게 잘 지낼까 궁금해졌다.
강아지와 고양이가 앙숙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 집에서 절친으로 너무 정겹게 살아가는 이야기도 많아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되었다.
두 집 사이에는 황금빛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나무 한 그루가 있어
디들리담과 디들리돔은 사이좋게 열매를 따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디딜리담 혼자서 황금빛 열매를 따고 있는 걸 본 디들리돔은
화가 나 지붕에 양을 올려놓고 그 위로 올라가 열매를 따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디들리담 역시 화가 나서 지붕에 소를 올려놓고 그 위로 올라가
열매를 따기 시작하고 그렇게 경쟁은 과열되었다.
사이좋게 필요한 만큼의 열매만 수확하던 친구들이
어느 날부터 지붕 위에 동물 친구들을 아슬아슬하게 쌓아
더 더 높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는 모습은
탐욕에 사로잡혀 초심을 완전히 잃고 다른 사람이 되어버리는 사람들의 모습과
중첩되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예전에 봤던 코미디 스릴러 아이슬란드 영화 <언더 더 트리>가 떠올랐다.
옆집 나뭇가지가 우리집 마당을 침범했다면,
옆집 사람에겐 아름드 근사한 나무일지 몰라도
우리집에 들어오는 소중한 햇빛을 가리는 방해물일 뿐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의문에서 끔찍한 싸움으로 번져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설마 저렇게까지 할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어떤 고등학교의 나뭇가지가 담장을 넘어 길거리에 뻗어져 나왔는데
길가에 뻗어 나온 나무가 보기 싫다는 민원이 들어와서
오래된 나무의 가지를 자를 수밖에 없었다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모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보이는 나무가 눈에 거슬린다고
베어내라고 하는 사람이라면 정말 영화가 터무니없는 상상은 아니겠다는
개인적으로 정원 있는 집이 최종 목표라 집에 나무가 있다면 무조건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를 보며 나무 하나 때문에 시작되는 갈등에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다행히도 디 들리담 과 디들리돔은 최악의 상황까지 가지는 않고
잘 해결을 하였다. 높이높이 올라가 전부 다 가지려다 모두 망가지고
바닥으로 떨어진 후, 서로를 탓하지 않고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사이좋게 정리 정돈을 하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의좋게 살게 된다.
우리 주변에도 혼자보다는 좋은 자극을 주는 주변인들과 함께 할 때
더 큰 성장을 한다. 다른 사람을 밟고 올라서는 것이 아니라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에 대해
아주 단순한 이야기와 이쁜 그림으로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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