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과학 커뮤니케이터, 유튜브 <안될과학> 진행자 궤도가
EBS 교양 클래스 <나의 두 번째 교과서>를 통해
과학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모두가 알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
쉽고 재미있다. 단순히 과학 지식을 복습하는 것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순수한 호기심을 되찾고
과학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얻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항성은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이고, 행성은 항성 주변을 공전하는 천체이니
'지구별'이라는 표현은 옳지 않다고 옳지 않다고 말하는
이과적 사고가 납득이 가거나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과학이 우주에 대해 추측할 수 있는 건 우주의 5% 정도이고,
나머지 95%는 우리가 전혀 모르는 암흑 물질과 암흑 에너지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의 존재가 얼마나 미미한지를 깨닫고,
무한한 우주에서 인간이 얼마나 작고 특별한지를 깨닫게 된다.
공통과학 세대로 물화생지를 제대로 배우지 않아서
물리 전공자들이 1927년 5치 솔베이 회의 사진을 보며
왜 그렇게 흥분하는지 잘 몰랐는데
29명 중에서 17명이 노벨상 수상자로 구성된
지상 최고의 정모를 다시 보니 가슴이 웅장해졌다.
물론 양자역학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져서 그런지
코펜하겐 해석을 둘러싼 아인슈타인과의 격론은 여전히 이해가 잘되지 않아 안타까웠다.
금은 왜 반짝이고 금색이야라는 물음에 아래와 같이 답하는 사람은
참 멋있어 보일 것 같다.
금속이 반짝거리고 금속마다 광택의 색이 다른 이유는 자유 전자때문이다.
자유 전자들이 다양한 파장의 빛을 흡수했다가 방출하는데,
빛이 들어오지 못하고 튕겨 나가는 반사와는 다르다.
탕 하고 튕겨 내는 게 아니라 한번 먹었다가 뱉는 것이다.
빛의 파동이 금속에 닿으면 그 에너지를 받은 자유 전자가 진동하는데,
자유 전자가 움직이는 속도가 다르다.
전자가 빨리 움직일 수 있으면 그만큼 진동을 많이 한다.
진동수가 많은 경우를 파장이 짧다 하고 보라색으로 보인다.
자외선은 자색(보라색)으로 보이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짧은 위험한 빛이다.
빨간색으로 보이는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빛은 적외선으로
병원에 가면 적외선 치료를 받기도 한다.
적외선 치료를 받으면서 가늘고 길게 살자고 생각하면
빨간색 파장이 긴 파장이라는 게 저절로 외워질 거라는 이과의 암기법^^
대부분의 금속은 자유 전자가 충분히 빨라서 긴 파장부터 짧은 파장까지
모든 파장의 가시광선을 내보낼 수 있기 때문에 은백색의 광택을 낸다.
반면 금 속에 있는 자유 전자는 은에 있는 전자들보다 느려서
초록색으로 보이는 가시광선만큼 진동할 수 없다.
초록색보다 진동수가 더 적은 노란색 광택을 내는 것이다.
이불을 덮으면 내 몸에서 나오는 열기가 밖으로 안 나가고 이불 안에서 돌아 따뜻하다.
이런 온실 효과가 없으면 생명체는 너무 추워서 살 수가 없지만,
뭐든지 과하면 문제가 되는 법이다.
이불의 역할을 하는 온실가스가 지나치게 많아져 따뜻함을 넘어 뜨거워져
한여름에 오리털 이불 100겹을 덮게 된 상황이 지구온난화라는 비유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쉬웠다.
지구온난화를 넘어서 '지구가열화'라고 불리는 심각한 현실을
친구들에게 1만 원씩을 10명에게 주는 건 크게 부담되지 않으나
모든 인류에게 주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니,
평균 온도 1도 상승이 얼마나 심각한지 바로 느낌이 왔다.
시험과 성적 올리기에 급급해 놓치고 말았던 과학의 진짜 매력을
제대로 발견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