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는 것들은 어떻게든 진화한다 - 변화 가득한 오늘을 살아내는 자연 생태의 힘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 흐름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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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 과정을 밟으며 학업 압박으로 신체적, 정신적 문제를 겪는 자신과 달리

도심 공원을 가득 채운 토끼들이 신나게 살아가고 있는 것을 보며,

인간에게 스트레스가 가득한 도시가 왜 토끼에게는 만족스러운 서식지가 된 걸까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스트레스에 대한 심도 있고 재미있는 탐구서이다.


스트레스가 없는 환경은 없다. 인간뿐 아니라 동식물과 미생물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생명체가 생존을 위해 목푯값을 계속 변경하게 되면

모든 에너지를 생존에 쏟아야 하므로 번식이나 성장에 쓸 에너지가 없어지고 

스트레스가 발생한다. 스트레스는 삶에서 뭔가 달라져야 한다고 알리는 일종의 신호다.

환경요인이 최적에 도달하면 생물학적 적합성(직간접 자손의 수)이 가장 높다.

다음 세대에 DNA를 많이 물려줄수록 적합성은 최상이 되는데,

높은 적합성을 회복하기 위해 생명체가 궁리한 것이 스트레스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서식지는 생명체의 수행 능력과 적합성에 영향을 끼치는데,

현재 도시만의 고유한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집약 농업과 교통을 위해 개간된 지역에서 동물들은 보금자리를 짓는 데 필요한

빽빽한 덤불을 거의 찾을 수 없고, 식량도 도심만큼 풍부하지도 않기 때문에

살기 위해 도시로 오게 되고, 우리는 도시의 야생에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뭔가 슬펐다.


우리는 무의식중에 너무 동물 중심의 생각을 하는데 식물뿐 아니라 곰팡이,

심지어 세균도 스트레스 요인을 기억할 수 있다니 놀라웠다.

신경계가 없어 기억이 뇌에서 일어나는 건 아니지만, 

화학물질의 내용물이나 특정 반응이 활성화하면서 저장된다고 하니 

다른 종들의 세계에는 더 밝혀내야 할 비밀이 많은 것 같다.

식물처럼 한번 선택한 서식지를 그냥 버리고 떠날 수 없는 생명체는

자기 서식지에 매우 영리하게 적응한다. 진정한 스트레스 요인 관리의 고수이다.

담배풀이 니코틴으로 애벌레 같은 포식자한테서 자신을 보호하고,

박각시 같은 적응한 포식자에게 속절없이 당하지 않기 위해

애벌레가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자랄 때까지 기다렸다 화학물질을 분비해

이웃 식물로 옮겨 가게끔 만들고, 참노린재와 말벌을 부르는 화학 메시지를 보내

애벌레들을 퇴치하는 전략을 보니 정말 놀라웠다.


모든 생명체는 다 다르고, 저마다 삶의 전략도 다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자연의 놀라운 힘인 회복 탄력성이 모든 생명체에게 공평하게

작동하므로 인간 또한 그들과 다름 없는 생물임을 인정하고

"자연을 거스르는 것은 오래 존속하지 못한다."라는 찰스 다윈의 말을 

잊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숨쉬는것들은어떻게든진화한다  #스트레스  #회복탄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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