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 태국 나의 첫 다문화 수업 14
강태규.정문훈 지음 / 초록비책공방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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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다문화 수업> 시리즈 14편은 배낭여행자들의 성지 태국이다.

세계시민으로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문화 다양성을 키우기 위한 시리즈답게

역시 태국의 역사와 문화를 쉽고 빠르게 습득할 수 있어 유익했다.


단순히 물가가 싸다고 배낭여행자들이 몰려드는 것은 아니다. 

태국이 관광대국이 된 것은 가진 무한한 매력이 있기 때문임을 알 수 있었다.

지리적으로 동남아시아 중앙에 자리 잡은 태국은

말레이시아 지역을 지배한 영국과 

베트남, 라오스를 지배한 프랑스 사이에서 오랜 기간 균형 외교를 펼치며

개방 정책으로 경제적으로도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유일하게 서구 세력으로부터 침략당하지 않았다.

태국의 역사를 통해 버마(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의 역사를 알게 되어

동남아시아 여행이 더욱 풍성해질 것 같아 만족스러웠다.


불교의 나라 태국의 상징은 흰 코끼리로 중국의 판다 외교처럼

우호 증진을 위한 코끼리 외교로도 활약했다.

그런데 외교와 달리 내치에서 코끼리 선물은 무거운 형벌을 의미한다.

하루에 150kg가 넘는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고 50kg 넘게 똥을 누고

평균 수명도 70년에 이르는 코끼리를 키우기 위해 어마어마한 재력이 필요하다.

혹여 코끼리를 잘못 키워 죽기라도 하면 큰 벌을 받으니 

흰 코끼리를 받은 신하는 평생 심적 고통을 느끼며 살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White Elephant가 비싸고 쓸모없는 애물단지, 처지 곤란한 물건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태국 국기 중앙은 파란색, 위쪽과 아래쪽을 흰색과 붉은색이

순차적으로 이어진 형태이다. 파란색은 왕실, 붉은색은 국민, 흰색은 불교를 상징한다.

왕실이 파란색인 것은 유럽에서 오랜 기간 왕실과 고귀한 것을 의미한 영향을 받은 것이다.

과거 파란색 염료는 자연에서 추출하기 어려워 아프가니스탄 지역을 비롯한

중동 일부 지역에서 청금석을 채굴해 울트라마린을 만들어 구현하는 귀한 재료라

18세기 이전까지 파란색은 성모 마리아의 옷 같은 귀한 곳에서 쓰였다.


삼사라는 생과 사를 끊임없이 되풀이하는 윤회사상이

카토이나 레이디보이라 부르는 트랜스젠더에 대한 인정과 수용성을 높이는 배경이

된다는 것도 신선했다. 오랜 숙적인 버마와의 끊임없는 전쟁 탓에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사내아이들을 여장을 시켜 속여 키우거나 평생 여자로 살아가도록 했던 역사 때문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윤회 사상과도 관련 있었다니 흥미로웠다.

불교의 대표 경전인 <유마경>에 성별은 내세의 지칭일 뿐 고정된 성별은 없다고 한다.

전생에 다른 생물이었을 수도 있고 여자였을 수도 있고 남자였을 수도 있기 때문에

트랜스젠더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 

또 토속 종교와 관련하여 남성 무당들이 여장을 하는 까터이라는 전통이 있어

남자가 여성처럼 치장하는 모습이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되었고, 

과거 왕실에도 남자로 구성된 궁중 무용단에서 소년들을 선발해

여성화 교육을 한 뒤 성인이 되면 여성 역할의 춤을 추도록 하였다.

여자든 남자든 어떤 모습으로 살든 간에 모든 삶을 다음 생에서 

조금 더 나은 삶을 얻고자 하는 노력의 시간으로 만드는데 집중만 하면 되기 때문에

상대에 대한 인정과 수용성이 높아지게 된 것 같다.


태국에서 흔히 쓰는 말 중에 하나가 

"마이 뺀 라이(괜찮습니다.)와 "사눅(잔잔한 즐거움) 마이?"이다.

지금 이 순간이 즐거운지 물어보는 이 말은 태국인의 여유 있고 낙천적인 태도를

보여주는데, 강렬한 햇빛으로 세로토닌이 많이 분비된 덕분이라는 설도 있고

계층간 이동이 사실상 가로막힌 사회 구조에서 현재를 체념하게 되면서

사눅이 뿌리내린 것이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태국인들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며 부정적인 생각을 최소화하려 노력하기

때문에 천 개의 미소를 지으며 살아가는 것 같다.

태국의 명소, 먹을거리, 역사를 통해 있는 그대로 진짜 태국을 더 알게 되니

태국이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더욱 기대되며 태국 여행을 꿈꾸게 되는 책이었다.


#있는그대로태국    #나의첫다문화수업1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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