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폐화한 지구에서 인류를 구원할 최후의 수단, 마인드 업로딩에 관한 SF이다.
표지 그림에서 눈길을 사로잡는 신비로운 분위기의 여주인공 타오이와
남자친구 네이빈의 사랑을 그린 로맨스 SF인 것 같지만,
'진정한 나는 과연 누구인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되는 철학적인 책이었다.
2088년 오염된 지구에서 인류는 '가이아'라는 가상 시뮬레이션 세계에 접속해
신체적인 제약은 물론 공간의 제약조차 없는 픽셀의 세계 속에서 살아간다.
가이아가 가상세계의 완결판으로 마인드 업로딩으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유토피아인지, 가짜인 줄 알면서도
실제로는 아무것도 아닌데 고급스럽고 유일한 것처럼 보이게 하는
거지같은 시스템인지에 대해 타오이와 네이빈의 입장은 달랐다.
물론 2079년 그들의 첫 만남이 슈퍼매치 99.8%라는
높은 커플 가능성이 없었더라면 없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둘은 인생이라는 퀘스트에서 함께 하는 파트너 그 이상의 연인이 되었다.
타오이는 그들의 첫 만남을 시뮬레이션으로 저장해서
저장된 기억을 꺼내어 볼 만큼 네이빈을 사랑했다.
그들의 만남을 저돌적이고 성급하게 사랑에 빠져버렸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둘은 두 플레이어가 행복한 재결합을 향해 어두컴컴한 미로를 헤매어 가듯
문제를 해결해나갔다.
하지만 만성 자가면역 사구체신염으로 인해 신장이식 수술을 한 이후,
자꾸 쇠약해져간 네이빈은 육체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결국 마인드 업로딩을 선택한다.
마인드 업로딩을 하면 현재의 신체는 죽지만,
가이아 세계에서 무병장수 아바타로 계속 살아갈 수 있지만,
그 모습이 진짜 나일까?
더이상 자신이 사랑하던 네이빈이 아님을 지켜보며,
타오이 또한 자신의 엄마와 동일한 선택을 한다.
당신이라면 마인드 업로딩을 하겠냐는 저자의 물음에
나 또한 타오이와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