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32가지 생물학 이야기
이나가키 히데히로 지음, 서수지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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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3가지 식물> 이야기를 재미나게 들려줬던

이나가키 히데히로 박사가 이번엔 흥미롭고 기상천외한 

생물의 생존과 성장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다양한 생물들의 어른이 되는 유별한 방법들을 통해

각각의 생물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고,

각각의 생물에게서 배울 점이 있음을 알게 되어

인간이 보이기 시작하고 세상사에도 문리를 트이게 만드는 유익한 책이다.


곤충의 변태 과정을 보며 처음부터 아예 어른벌레로 태어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애벌레는 왜 존재할까라는 의문이 드는데, 애벌레는 어른벌레가 되기 위한 존재다.

멋진 어른벌레가 되려면 애벌레 시절을 왕성하게 보내야만 한단다.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 하는 아이에게 부지런히 먹고 어린 시절을 충실히 보내지 않은

비실비실한 어른벌레는 힘이 없어 알도 낳지 못하는 것을 알려주면 좋겠다.

다부진 어른이 되려면 어린 시절을 충실히 보내야 하는 건 

어느 생물이나 마찬가지인가 보다.


본능에는 생존 기술이 프로그램되어 있어 누구의 도움 없이 살아갈 수 있지만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결점이 있다. 환경 변화에 맞춰 본능을 관장하는

프로그램이 수정되려면 기나긴 진화의 역사가 필요하다.

반면 지능은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는 힘이 있어 환경이 변해도 

상황에 따라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 하지만 학습을 통해 정보를 입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치명적 결점이 있다. 

본능과 지능, 두 전략 중 포유동물은 지능을 선택해 진화를 거듭했다.

지능을 삶의 무기로 선택한 인류는 살기 위해 배워야 하는 지식이 수없이 많다.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기 보다 천천히 어른이 되는 편이 중요하다.

육아로 배움을 주고 놀이로 경험을 쌓게 하며 '느린 성장'을 생존 전략으로

선택했는데 지금의 우리는 왜 '빨리빨리' 성장하지 못해 안달 내고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이는 어른이 되기 위해 살고, 어른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 산다.

'할머니 가설'에 따르면 인간이 고도로 발전한 사회를 진화시킨 것은

장수한 할아버지와 할머니 덕분이다. 긴 인생 경험에서 터득한 삶의 지혜를

전수하여 인간은 문화를 비약적으로 발달시켰고 문명을 이룩할 수 있었음을

고령화 사회에서 기억할 필요가 있다.


잡초는 밟히고 또 밟혀도 다시 일어나는 질긴 삶의 정체성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론 질긴 삶의 방식도 나쁘지 않지만 꽃을 피울 수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밟히면 다시 일어난다는 것은 인간의 관점일 뿐,

주위에 위로 자라는 식물이 없다면 잡초는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있어도

충분히 빛을 받을 수 있다. 노력은 중요한 때를 위해 아껴 두고,

중요한 곳에 에너지를 써야 하는 법이다.

땡볕에서 정성껏 가꾸는 화초보다 물도 주지 않는 잡초가 

더 푸르고 싱싱하게 자라는 까닭은 뿌리를 뻗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매일 물을 공급받는 화초는 뿌리를 충분히 뻗지 않아도 자랄 수 있지만,

잡초는 물을 찾아 스스로 쭉쭉 뿌리를 뻗어나간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그 실팍한 뿌리 덕분에 땡볕에서도 잡초는 잘 자란다.

식물의 줄기가 자라거나 꽃을 피우면 우리는 기뻐하지만,

뿌리가 자랐다고 기뻐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뿌리의 성장은 아주 중요하다.

우리 마음의 성장도 뿌리의 성장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중요하다.


중요한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지 않아도, 위로 자라지 못해도, 성장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다.

쌀이 영글지 않고 키가 크는 벼의 성장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성숙 없는 성장 또한 의미가 없음을 깨달으며

좋은 어른으로서의 성장을 많은 생물로부터 배울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는 책이었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세상에서가장재미있는32가지생물학이야기  #할머니가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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