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고어, 아트 디렉터가 되다 - 아치쿠 에세이
구예림 지음 / 이은북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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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밖에 모르던 바이올린 전공 여고생은 2주간의 파리 레슨 여행에서

루브르 박물관에 가서 모나리자를 보자는 선생님의 제안을 거절했다.

클래식 음악 세계가 전부였던 소녀는 43도의 폭염을 견대며

루브르 박물관 입장을 기다릴 만큼 미술을 사랑하지 않아,

시원한 에어컨 바람 앞에서 젤라또를 먹는 걸 선택했다.

머릿속이 온통 음악과 악보, 연습과 레슨, 음대 입시 준비로 가득 차 있던

예민한 예고생에겐 하루하루가 버거웠단다.

고작 그림 하나 보자고 무더위에 체력을 소진할 바에야

시원한 에어컨 바람 쐬며 휴식을 취하는 게 저녁 연습에 더 도움이 되겠다고

생각했다니, 우리나라 입시생들의 지친 모습이 떠올라 안타까웠다.

 

그랬던 그녀가 뮤지엄고어(Museum-goer, 미술관에 가는 사람)가 되고

전시 관람과 작품 감상을 통해 미술 전문가로 거듭나고

진정한 아트러버로 성장하기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아트디렉터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예술고등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에서 학사,

미술이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고 아치쿠(ARTSYKOO)라는 활동명으로

다양한 전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운영하며

"Shake Your Artsy Spirit!" 을 전하고 있는 구예림 아트디렉터의

솔직 담백한 에세이이다.

 

근현대 미술작품은 작가의 의도보다 수용자인 관람객, 비평가, 미술사학자,

전시기획자의 해석이 더욱 중요하다. 그래서 미술 무관심자였던 음악도는

작품의 의미를 더욱 폭넓게 이해하고 대중에게 전달하는 미술계의 연주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한 걸음씩 도약해나갔다.

그 성장기를 살펴보니 역시 도전하는 만큼 알게 되고, 아는 만큼 보이니

또 도전하게 되고 점점 자신의 꿈에 가까워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공유 오피스 전시 프로젝트 '아트쇼 by 아치 쿠'를 시작해서

일개 뮤지엄 고어였던 자신이 아트디렉터로 불리기 시작했다고 했지만,

우연한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알아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유하고, 탐구하고, 연구하며, 유랑했기에 가능한,

자신이 살 수 있는 작품만 전시한다는 아치쿠만의 전시가 궁금해지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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