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식사합시다
이광재 지음 / 시공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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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음식, 소울 푸드와 관련된 에세이인 줄 알았는데,

어라... 저런 건 나도 만들 수 있겠다 싶어 요리해 보면 막상 그 맛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정치도 저런 사람보단 내가 잘할 수 있겠다 쉽지만 그 정치 또한 직접 해보면 그리 쉽지 않다는

고백으로 시작하는 정치 이야기였다.

뉴스를 보다가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채널을 돌리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다.

정치인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개인으로는 참 훌륭하고 화려한 경력과 능력을 갖추었지만,

정치권에만 들어가면 사람이 달라지는 것은 정치가 개인이 하는 기술이 아니라

집단이 함께 하는 일이고, 사회를 움직여야 하는 종합 예술 같은 일이라는 말이 와닿았다.

음식과 요리, 식당, 정치에는 비슷한 점이 많다며

음식을 소재로 정치를 풀어놓으며 세상도 정치도 좀 푸근해졌으면 하는

저자의 바람이 잘 전달되었다.

정치에 1도 관심 없었지만, 서민의 시대였고 보통 사람들의 시대

진짜 국민이 주인 되는 새 시대의 포문을 열었던 노무현 대통령을

너무 좋아했었고, 퇴임 이후의 삶의 궤적도 너무나 궁금했기에

더욱 애석하고 그리운 분을 떠올릴 수 있는 책이다.

자신의 임기를 줄여서라도 정치 개혁을 실행하고 싶었던,

너무나 시대를 앞서갔던 사람.

'내가 고생했으니 너희도 한번 고생해 봐라'라는 심보가 아니라,

'내가 고생했으니 너희는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마라'라고 했던 사람.

자신이 인생을 통해 낡은 시스템의 문제점을 여실히 깨달으며 한 발 한 발 앞으로

나아왔기 때문에 그 굴레를 바꾸려고 했던 분이라 유난히 그리워졌다.

술맛도 모르면서 도리뱅뱅 술안주를 보면 더 생각날 것 같고,

그 흔한 오므라이스를 먹으면서도 생각날 것 같다.

아직까지 '노무현 팔이'냐며 비난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물세 살에 노무현을 만나 보좌관으로 시작해 30년 남짓 정치인으로 살며

역사를 배신하지 않고, 국민을 배신하지 않고자 하는 꿈과 첫마음을 잃지 않고

지금도 실천해가고 있는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의 추억의 음식들과 함께

한국 정치판의 역사도 되짚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세상 많은 문제가 태도에 달려 있듯이, 특정한 사회의 태도를 보여주는 척도가

결국엔 정치라고 한다.

어떤 정치를 만드느냐 하는 것이 그 사회 구성원이 미래를 바라보는 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므로, 정치의 태도가 바뀌어야 세상 많은 문제를 바꿀 수 있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었다.

학생 운동 시절 1987년 6월 항쟁이 끝난 뒤 체포되어 박종철의 희생 덕에

특별한 고문을 받지 않으면서 사람이 죽어야만 이렇게 되는 건가

얕은 허탈감이 들기고 하고 세상이 바뀌면 이렇게 되는구나,

그러니 세상을 바꾸어야겠다고 느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86세대에 눈살을 찌푸리며 도매급으로 악당 취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시 학생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시대의 변화와 세상의 흐름에 맞추어

민주 시민의 일원으로 평온히 오늘을 살고 있을 것이다.

아주 일부가 낡은 이념 타령을 하고 있는데 극히 일부가 마치 86세대의 모든 것인 양

지나치게 과대 포장되어 있는 건 볼썽사나운 것 같다.

제2의 수도라는 부산에 살면서 '지방 소멸'을 뼈저리게 체감하고 있어서

강원의 아들 이광재 정치인을 둔 강원도가 부러워졌다.

미국 스탠퍼드대, 중국 칭화대, 네덜란드 바헤닝언의 사례를 벤치마킹해서

기업과 대학이 한 몸이 되어 지방에도 전문화된 세계적인 대학이 중심이 되어

수도권 중심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대한민국은 반도국가로서 대륙과 해양의 강점을 모두 갖고 있다는

막연한 자부심이 깔려있었는데,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으니

사실상 반도 국가가 아니라 '섬'이라는 말에 그렇구나 깨닫게 되었다.

우리나라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대륙 국가로 나아가고 완연한 해양 국가가 되기 위해

광개토대왕, 장보고, 이순신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는 말에

적극 찬성이다.

남북 문제를 풀어야 유라시아와 넓은 대륙으로 나아갈 수 있고,

장보고 장군이 청해진을 설치했던 것처럼 경제 자유 구역을 넓혀가야 하고,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하니,

사실상 섬나라의 지리적 여건을 극복하고 해양 국가로 거듭나기 위해

웅대한 구상을 해야만 한다.

통합은 이질적 요소들이 어물쩍 어울리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에너지가

다양성 가운데 만나 이루어내는 변화이다.

통합을 추구해야 사회가 비약적으로 전환된다.

중용이나 중도는 비겁함이 아니라 진보와 보수의 합의에서 비롯된다.

적당히 중간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고

진정한 중용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정치인들을 선택하는 국민이 되어야겠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같이식사합시다 #이광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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