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요..."
가 대중가요 가사인 줄만 알았는데 조선의 세종조에 최한경이란 유생이 남긴 <반중일기>
중의 아름다운 연시였다니. 어느 시대이건 여인을 사랑해서 지은 연애시는 세대불문
사람을 설레게 하는 힘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도 부인을 향한 작가의 사랑과 믿음이 전해져서
아름다운 노년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피천득 선생님께서 '시집가는 친구의 딸에게' 주는 글에서
"아내. 이 세상에서 아내라는 말같이 정답고 마음이 놓이고 아늑하고 편안한 이름이 또 있겠는가.
천 년 전 영국에서는 아내를 피스 위버 Peace-Weaver라고 불렀다. 평화를 짜는 사람이란 말이다."
고 했다는데, 언제 평화를 짜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싶다.
아내의 잔소리는 전 세계적으로 되풀이되기도 해서 모든 나라에 아내의 충고에 관한 속담이 존재하는데,
공통적으로 아내의 충고를 받아들여라는 것이다. 언제 급소에 일침을 놓아 빨리 낫게 할 수 있는지를
가장 효과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곁에 있는 부부라서 그런가 보다.
작가의 말처럼 서로의 결점을 지적하고 고치려고 애를 쓰다 보면,
잘못된 결점이 되풀이되어 습관이 되지 않도록 끊임없이 채찍질할 수 있기 때문에 서로 윈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