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에게는 낯설겠지만 문단열 대표는 '나 때'에는 엄청 유명한 스타 영어 강사였다.
1세대 스타 영어 강사 문단열 아저씨가 했던 EBS 영어 팝송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아재 개그를 장착한 유머스러움에 팝송을 너무나 편안하고 능숙하게 흥얼거리며
영어회화를 가르쳐주시던 모습이 기억난다.
나도 저렇게 팝송을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으면 좋겠다고 엄청 부러워했었던 것 같다.
부러움만 뿜뿜하고 노력은 하지 않았던 것이 문제이긴 하지만,
어쨌든 그 당시에 학생들 뿐만 아니라 어머니들에게도 엄청 인기가 많으셨던 것 같다.
그렇게 이름을 날렸던 저자는 여러 번의 사업을 크게 실패하면서 수십 년간 그 빚을 갚아야만 했다.
내가 영어 공부를 안 해서 저자를 못 본 것은 아니였던가보다.
승승장구하다가 사업 실패로 빚더미에 앉은 것만 해도 일어서기 힘들텐데
저자는 암에 걸려 건강까지 잃는 인생의 바닥으로 내려앉게 되었다.
그래도 다시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투 트랙 정신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음이 무너질 만한 상황에서도 지금 해야 하는 일을 실행하는 담담한 마음과
냉정한 머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저자의 말처럼 기회는 준비하는 자에게 오는 것이 아니라 일단 하는 자에게 오는 법이니까.
수십 년이 지났건만 내가 여전히 팝송 한 곡을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이유도 머리 속으로만 준비하고
입 밖으로 뱉어내지 못해서이다.
그래서 문단열 강사님의 아니 이제는 문단열 대표님의 실패담이 더 와닿았다.
저자는 인생의 바닥을 치고 난 뒤 허세와 과욕을 버리고
오랜 독서 경험과 학습력을 바탕으로 다시 일어섰다.
2015년 교육영상회사 사다리필름을 창업해서 어느덧 창업 8년 차의 경영자이다.
50대에 업을 바꾸면서 본인이 너무나 고군분투하였기에
페이스북에 중년창업일기와 유튜브 다시당을 통해 창업자들의 고통에 공감하며
중년들에게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런 저자의 마음이 이 책에도 고스란히 묻어났다.
왕년에 잘 나갔던 한물간 꼰대 아저씨가 아니라 현역으로 다시 등장하여
매운 맛 조언을 그 특유의 시원시원함으로 날려주고 있다.
청년과 노인은 나이가 아니라 마음의 차이가 있다.
골 아픈 젊은 꼰대들이 얼마나 많은지 보면 알 수 있지 않는가.
꼰대가 아닌 현역으로 남으려면 과거의 경험에 발목 잡혀 도전을 피하지 말고,
아무거나 막 해보라는 조언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당하게 살아왔다고 자부했었는데, 마흔을 넘어선 순간부터 자꾸 주눅 들고
주변을 의식하게 되어 서글픈 날이 늘어나 속상했는데 체면 차리지 말고, 남 눈치 보지 말자고 결심하였다.
쪽팔리기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을 곰곰히 생각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