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인생 수업 - 인생에는 항상 플랜B가 있더군요
이순국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 대기업 회장이자 의학박사인 저자는 한국제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공인회계사로 개업해서

30대 중반에 부도난 제지 회사를 인수해 온양펄프를 창업한 후 부실기업들을 인수해 회생시키며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작은 거인이었다. 제지 외에 철강, 전자 등 계열사 30여 곳을 아우르는

신호그룹을 일군 그야말로 자수성가의 표본이었던 그는 신호그룹을 재계 순위 25위까지 끌어올렸건만

IMF를 겪으며 직격탄을 맞고 2006년 신호제지 매각을 끝으로 사업을 접었다.

2010년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떠났던 일본 여행 중 협심증으로 쓰러졌다 극적으로 깨어났고

그즈금 우방건설을 창업해 경영하던 형님 이순목 회장이 74세 때 죽음을 맞이하면서

스트레스와 과로와 술 담배에 삐들어 살았던 사업가로서의 생활습관을 돌이켜보게 되었다.

인생 후반전을 다시 시작하기 위해 상명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과정에 들어가서

고령자를 위한 저항성 운동을 연구하여 건강전도사가 된 그는

돈 재벌보다 건강 재벌이 좋다며 진짜 인생의 맛에 대해 널리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

고 정주영 회장의 성공일대기는 유명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데

이순국 회장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1942년생이시라 그런지 한국 근현대사와 맞물려 이 분의 인생 또한 정말 한 편의 드라마 같았다.

누구나 평탄한 길을 가고 싶지 일부러 굴곡진 길을 가는 사람은 없을 테지만,

이분은 특히나 플랜 B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북중학교를 한 해 다니고 난 후 학비를 내지 못해 교과서 없이 학교에 다니는 일도 힘들고

생계를 위해 고생하시는 어머니도 안쓰러워 검정고시를 봐서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색맹이라 의대나 공대는 진학할 수가 없고 형님 두 분이 보도연맹사건에 연루되어 연좌제 때문에

법대에도 갈 수 없어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하게 되었단다.

가난해서 입학등록금을 내지 못해 교과서 없이 교실에 앉았다가 막대기가 부러지도록 매를 맞고

밤새 교과서를 베껴 쓰면서도 한문 선생님을 원망하지도 않았다니 십대 소년이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놀랍고 대견스러웠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 9남매를 건사해야 해서 가난하고 참담했던 현실을

한스러워하지 않고 그저 주어진 현실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단다.

가난했지만 전혀 불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선택한 현실이 아니라 주어진 현실을 그냥 받아들이면 그만이었다니 역시 남다른 성품이셨다.

그 시절 학교에는 왜 그리 고약한 선생님들이 많았는지, 다행히 검정고시의 길을 알려주시고

3학년 수업을 청강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담임 선생님이 계셔서 천만다행이었다.

인생 자체가 행복이고 태어난 것 자체가 행복이기 때문에 행복을 정의하고 찾아 헤맬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자의 인생 철학이었다. 행복을 자꾸 상대화하면 항상 나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보여

비교하게 되고 고단해지기 때문에 어떤 환경에서든 열심히 덤덤하게 사는 게 행복이라는 것이다.

건강전도사답게 포만감을 느끼기 위해 과일과 채소를 먼저 먹고 단백질을 먹은 다음

탄수화물인 밥을 먹어 영양 배분이 충분한 식사를 하는 것부터

근검절약하여 자원과 시간을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 것까지,

조금 덜 소유하고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소비하여 더 풍성한 삶을 살아가는

안분지족의 삶을 두루두루 배울 수 있는 책이었다.

"책과 콩나무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순국 #다시시작하는인생수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