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성의 1만 킬로미터 - 그들은 왜 목숨을 건 여정을 떠나는가?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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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소년의 에세이를 너무 마음 아프고 무겁게 읽은 기억이 있어

북한의 쉰들러 수퍼맨 목사와 든든한 후원자 이지성 작가의 탈북로드 5년의 기록이라서

관심이 갔다. 지금 하버드대 교수들과 학생들이 읽고 있는 책인 이유가

죽음을 각오한 탈출, 자유를 향한 용기와 숨겨진 진실들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임은 알겠는데,

비기독교인이 읽기에는 좀 거북하고 이해하기 힘든 면들이 꽤 있었다.

수퍼맨이라 불리는 목사님은 한 때 장군님이 내려오시면 전라도 쪽 시장을 시켜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던 열렬한 주체사상파 운동권 출신이었다. 그랬던 수퍼맨은 하나님의 은혜 덕분에

아버지의 눈물을 보고 주사파를 탈추르 정통 예수 복음으로 돌아와 남은 신학 대학 생활을

정상적으로 마치고 경영학을 공부해 섬유 제조업과 무역업을 하는 회사를 창업해 크게 성공시켰다.

중국에 진출하면서 처음으로 북한 사람들을 접하게 되었고, 더 큰 돈을 벌려고 옌지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고난의 행군을 피해 중국으로 도망쳐 온 탈북인들을 처음 만나게 되었다.

낮에는 사업을 하고 밤에는 탈북인들을 돕던 중 북한 중국 국경지대에 위치한 한 마을에서

북한 사람들의 시체를 보고 거대한 충격을 받고 유랑하는 탈북인들을 찾아가

음식과 물을 제공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면서 사업가에서 북한 선교사로 변했다.

수퍼맨의 삶은 진짜 무슨 첩보 영화 같았다. 탈북인 구출 작전을 벌이다 북한 보위부에 여섯 번 넘게

납치당할 뻔 했고, 2006년 12월엔 아내와 아이들이 납치 살해당할 위험에 처해

주중 미국 대사관으로 가서 비자 신청을 한 결과 놀랍게도 당일에 비자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으로 가면 탈북인을 구출할 수 없어 홀로 한국으로 돌아왔고,

그 뒤로 17년 가까이 두 아이들 못 봤다고 하니 그야말로 북한 사역에 미친 사람이었다.

실제로 수퍼맨 일꾼 조직의 약 80%는 탈북인 구출 작업을 일종의 인간 밀수로 생각하는

국제 범죄 조직원들이라고 한다. 수퍼맨에게 돈을 받고 북한, 중국에서 여자를 빼내서 동남아를 통해

한국에 보내는데 북한 인권, 선교 단체들이 브로커 조직들에게 이중 삼중으로 돈을 뜯기는 이유도

이 국제 범죄 조직들이 개입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퍼맨은 영화 속에나 나올 법한 범죄자들을

통솔하면서 놀라운 사역을 펼치고 있는데 하나님 은혜로 인해 그 범죄자들이 수퍼맨 앞에서는

온순하고 순종적이라고 한다. 너무나 대단하지만 하나님의 특별한 사역이라니 비기독교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긴 하다. JMS 정명석을 비롯한 사이비 목사들의 그 허술한 술책에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날 수 있는가 도통 이해하기 어려워서 그런지,

영화보다 더 한 수퍼맨 목사가 1명이라도 실존한다는 것이 기독교인들에게는 희망이겠다 싶으면서도

선교가 아니라 그냥 인권 운동일 수는 없을까 의문이 드는 시점이었다.

샘물교회 피랍사건 실화 바탕 영화 <교섭>을 보면서도 선교 활동을 저렇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의문이 들었었다. 그냥 순수한 봉사 활동과 인권 운동을 바탕으로 하고, 추후 그 사람들 스스로

자유인이 되었을 때 스스로 종교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의 특별한 사역에 대해 공감할 수 없어서인지 고난의 행군 때 먹을 것을 찾아

북한을 탈출하여 중국에서 거지로 떠돌다 수퍼맨을 만나 복음을 접하고 신앙 훈련을 받은 후

북한으로 파송해 비밀리에 예수를 전하다 순교한 북한 선교사 이야기들은 정말 이해하기 힘들었다.

종교적 욕망에 사로잡혀 순진한 북한 사람들을 꼬드겨 사지로 내몰았다고 비난하는

사람들의 입장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맹목적 종교의 힘은 정말이지 이상했다.

수퍼맨이 임사체험을 통해 하나님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구출 루트를 계시받고 1천 명 이상의

탈북인들이 자유를 찾게 되었다니 뭐 거의 신앙 찬양 영화같은 스토리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정권이 수배 1순위에 올려놓고 암살조를 파견할 정도로

단순한 북한 인권 운동가를 넘어서 북한 내 여러 반체제 조직을 만들고 운영해온 목사님이

실존한다니, 너무 영화같지만 영화보다 더 한 현실이 존재하는 법이니까

우리나라 국민 다수가 모르는 세상을 알게 되어서 놀라웠다.

한국 사회에서 북한 여성들과 중국 내 탈북 여성들의 인권 문제가 일본 제국주의 시대

위안부 여성들의 인권 문제 이상으로 주목받아야 하는 것 아닌지, 국군포로들이 아직 생존해 있고

그 후손들이 거지 생활을 하는데 그들을 왜 구출하지 않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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