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과학 4.0 - 인공지능(AI)에서 아르테미스 프로젝트까지
박재용 지음 / 북루덴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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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커뮤니케이터인 저자가 과학기술의 트렌드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모빌리티, 우주와 로봇 그리고 소재, 정보통신, 생명공학, 기후위기와 재생에너지

의 키워드로 정리해놓은 책이다. 현시점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논의되는

과학기술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진행 지점과 과제를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과학 덕후 학생들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전기자동차 가격이 비싼 이유가 배터리 가격 때문인줄은 알았지만,

현재 전기자동차 제조비용의 40%를 배터리가 차지하는 줄은 몰랐다.

동급의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부품 수도 적기 때문에 제조공정도 단순하므로

배터리 가격만 낮출 수 있다면 훨씬 경쟁력이 있을텐데

값싸고 더욱 안정한 차세대 배터리가 하루 속히 개발되길 바란다.

전기자동차의 배터리는 약 500번 정도 충전하면 효율이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한 7년에서 10년 정도 타면 성능이 80% 정도 떨어지기기 때문에

폐배터리의 재활용 또한 커다란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라고 한다.

전기차용으로 재사용이 불가할 경우 전기에너지를 저장하는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

(BESS)에 재사용하거나, 폐배터리에 들어 있는 희토류 금속을 재활용하여

새 배터리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고 한다.

도로를 달리면서 자동으로 충전되는 무선충전 시스템, 더 적은 전기로 움직일 수 있는

디자인들도 계속 연구중이라고 하니 미래의 자동차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되었다.

크리스퍼 가위 기술로 인해 이전에 2년 정도 걸리던 실험이 일주일로 단축되기도 한다니

왜 크리스퍼 혁명이라 불리는지 이해가 되었다. 유전병 연구에서 특정 유전병을 가진

실험동물을 제작하는데 몇 년에서 짧아도 몇 개월이 걸렸는데 이제 몇 주면 충분하다니

유전병의 근본적 치료가 실제로 가능해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였다.

하지만 유전자 편집이 아주 쉬워져 실험 장벽이 아주 낮아졌다는 것은

이를 악용할 가능성도 아주 높아졌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느 정도의 유전공학 지식만 갖추면 누구나 쉽게 유전자 편집을 할 수 있는 세상에서

생물학 테러가 일어난다면 정말 끔찍할 것이다.

실제로 디자이너 베이비의 탄생으로 세계가 경악했지만 중국 남방과학기술대학교

허젠쿠이 교수는 여러 나라들에서 러브 콜을 받았고, 디자이너 베이비만큼은 아니지만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세 부모 아기를 영국에서는 법적으로 허용했다.

미토콘드리아 DNA 손상을 더이상 자식에게 물려주지 않을 수 있게 되었는데,

핵 DNA 손상 유전병도 당연히 물려주고 싶지 않겠는가 참 고민이 되는 대목이다.

GMO 인슐린이 등장하기 이전인 20세기 초중반까지만 해도 인슐린은 고가였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맞을 인슐린을 위해 돼지 70마리가 필요했고,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도

있었지만 1982년부터 판매된 휴물린 덕분에 많은 당뇨병 환자들이 부작용도 적고

비용도 싼 인슐린 주사를 맞을 수 있게 되었다.

의약품 뿐만 아니라 화장품, 감미료, 바이오 플라스틱 등 다양한 분야에서 GMO를 이용해

생산효율을 높이고 있다.

콩, 옥수수, 면화는 식용보다 다른 용도로 더 많이 쓰이기 때문에 GMO 비율이 많다.

콩기름이나 간장은 식용이지만 GMO 식품의 DNA나 단백질 성분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용이 가능하다. GMO 작물로 만든 가축용 사료를 섭취한 동물에서 부작용이 나타난 경우도

현재까지는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그 역사가 너무 짧기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식용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DDT도 20년 이상 지속적으로 뿌리자 해충뿐만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까지 해를 입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사용이 금지된 것처럼

수십 년간 사용하다 보면 문제가 일어날 수 있다. 어쨌든 현재로서는 환경이나 건강상의 위험보다

GMO 종자를 독점하는 거대 자본을 가진 기업이 전세계를 지배하고 있다는 사회적 문제가 더 크다.

정말 우리나라 식량의 자급자족률을 생각하면 아찔해진다.

총성 없는 전쟁, 종자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먹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까 미래 식량 문제는 어느 나라도 벗어날 수가 없다.

전 세계 온실가스 중 20% 정도가 농업에서 배출되고 그중 70%이상이 축산업에서 비롯된다.

20세기 이후 새로 개간된 농지의 절반가량이 가축사료를 위해 사용되고 있고

수산물의 1/3 이상 또한 가축 사료로 이용되고 있다니

인류가 먹어대는 육류의 양이 도를 넘어선 것 같다.

대량 사육이 다양한 육류의 가격을 낮춰 풍부한 단백질원을 공급하기도 했으나 부작용 또한 상당하다.

그래서 식물 성분으로 만든 대체육과 가축의 세포를 인공적으로 배양해서 만든 배양육에

대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임파서블 버거가 유럽이나 우리나라에 들어오지 못하는 이유는 고기의 붉은 색과 고기맛을

강화하기 위해 넣는 레그헤모글로빈 때문이라고 한다. 콩의 뿌리혹에서 레그헤모글로빈을 추출하려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유전공학 기술로 변형한 맥주 효모에서 추출한 것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국 FDA 승인은 받았지만 GMO 레그헤모글로빈 때문에 유럽과 우리나라에는 못 들어오는 것이다.

전 세계 어디든 풍력발전기의 날개는 세 개인데, 날개 길이의 제곱에 비례한 전기생산 능력이 있는데

제작 단가는 제곱으로 상승하지 않기 때문에 날개가 더 긴 편이 당연히 유리하다.

그래서 풍력발전기가 점점 거대화되고 있는데, 현재 가장 큰 풍력발전기의 경우

에펠탑보다 더 거대하다고 하니 장관일 것 같다.

사소한 의문점은 물론이고 현시점 뜨거운 감자인 과학기술 분야의 논쟁들을 엿보고

양쪽의 입장을 생각해볼 수 있어 굉장히 유익한 책이었다.


#과학 #우리미래를결정할과학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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