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들 I LOVE 그림책
므언 티 반 지음, 빅토 가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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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든 카이트 상’과 ‘북 캘리포니아 도서상’을 수상한 베트남 난민 출신인 작가의 자전적 체험을 담은 그림책이다. 이 책 또한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상’을 수상하고 혼 북, 퍼블리셔스 위클리, 북리스트, 커커스 리뷰, 북페이지, 

셸프 어웨어니스 등 여러 저널의 추천도서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별빛과 햇빛으로 이야기를 엮는 작가로 알려졌다니 기대가 되었다. 

 

작가가 베트남 난민 출신이라는 것을 알기 못한 채 표지를 얼핏 봤을 때는

아름다운 밤바다에 띄워진 배로 아름다운 동화인 줄만 알았다.

그런데 표지를 자세히 보니 작은 배에 꽉 찬 사람들의 고단한 모습이 보여 가슴이 찡해졌다.

얼마 전에 봤던 시리아 난민 수영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더 스위머스>에서의 

탈출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는 작은 소녀는 어떤 소원을 빌었을까 싶어

읽기도 전에 가슴이 아려왔다. 

 

가족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더 안전한 곳을 찾기 위해 사랑하는 이와 이별을 하고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좁디 좁은 작은 배를 타고 험한 바다를 건널 때  

작은 아이는 얼마나 불안했을까? 배가 안전하기를, 배가 좀 더 커지기를,

항해 길이 더 짧아지기를, 바다가 더 잔잔하기를, 낮의 태양은 더 뜨겁지 않기를,

밤에는 덜 춥기를, 마음은 더 강해지기를, 집은 더 가까워지기를 소원하고 

또 소원하는 것이 아이의 소원이라니 가슴이 아팠다.

그런데 그 어린 아이였던 저자가 1980년생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다. 

베트남 보트 피플에 대해 막연하게만 알고 있어서인지 

베트남 전쟁은 이전 세대들의 이야기라고, 멀게만 느꼈었는데 

작가가 내 또래라니 기분이 이상했다. 그런데 놀람도 잠시 곧

지금 이 세대에도 이런 난민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떠올라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그래서 육지에 도착한 아이가 자신이 소원할 것이 더는 없기를 소원하는 대목은 

더 슬프게 전해졌다. 저자의 경우는 새로운 나라에 다행히도 정착했지만, 

많은 난민들의 경우는 목숨을 걸고 탈출해 왔지만 소원이 계속 되기도 하니까 말이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곳에서 새로운 삶이 늘 펼쳐지지는 않는다.

여러 국제적인 상황으로 인해 다시 추방되기도 하고, 목숨을 건 탈출이 또 반복되기도 하니

아이의 마지막 소원이 많은 걸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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